비상경영을 선포해 놓고 해외골프관광을 즐긴 최정우 포스코 회장 관련 논란이 이어지는 가운데 당시 동행 멤버중에는 차기 포스코 회장 후보군 임원들이 함께한 것으로 알려졌다.
뉴스포레에 따르면, 지난 5일부터 11일까지 5박6일 간 캐나다 벤쿠버에서 진행된 이사회에 참석한 사내이사는 김학동(64)포스코 대표이사 부회장, 정기섭(62)포스코홀딩스 사장, 김지용(61)포스코홀딩스 미래기술연구원장, 유병옥(61)포스코홀딩스 부사장 등 4명이다.
그룹 안팎 관계자에 따르면 이들은 최정우 회장이 3연임 도전을 포기할 경우 가장 유력한 차기 회장 후보군에 속한다.
특히 지난해 제철소 침수 사태 복구의 주역인 김학동 부회장 외에도 정기섭 사장은 포스코가 아닌 대우중공업 출신이지만 최회장이 차기를 위해 작심하고 기용했다는 평을 들어왔다. 김지용 원장은 서울대 금속공학과 출신의 전임 회장들이 차기감으로 지목해 후광을 받고 있다는 후문이 있어왔다. 그가 대형투자에서 그룹에 큰 손실을 입히고도 인도네시아 PT.KP법인장에 임명돼 위기를 모면하게 된 배경에는 권오준 당시 회장이 있었다는 것이다.
이처럼 최회장과 함께 포스코그룹 경영을 책임지고 있는 사내이사들이 사외이사들과 민감한 시기에 해외 이사회를 명목으로 골프와 관광 일정에 참여한 배경에 더욱 더 석연찮은 시선이 모이고 있다.
특히 당시 현지 모든 일정은 태풍 '카눈'의 내습 시기와 겹쳐 벤쿠버 2차 관광과 골프를 즐긴 10일은 태풍이 한반도에 상륙해 오전에 제철소 소재 경북 포항과 전남 광양이 직접적 영향권에 있던 시점이었다.
포항제철소의 경우 지난해 '힌남노' 침수 및 초유의 가동 중단 사태의 경험에다 지난해 범람한 냉천 하구 연접구역에 지난 6월 설치한 차수벽이 제대로 기능을 할지에 정부와 지자체까지 촉각을 세우고 있었다.
이처럼 엄중한 상황에서 최정우 회장을 비롯해 포스코그룹의 주력 사업체인 양대 제철소의 안전 조업을 책임진 김학동 부회장 등 주요 임원이 해외 이사회에 총출동한 이유에 관심이 모일 수밖에 없다.
포스코의 한 전직 임원은 "내년 3월 최 회장의 임기 만료를 앞두고 후보군에 하마평이 오르내리는 사내 이사들이 CEO추천권을 가진 사외이사들과 함께 해외골프관광에 동반했다는 사실에 놀라울뿐"이라며 "눈도장을 찍기 위한 목적이라는 회사 안팎의 의심과 비난을 자초했다"고 말했다.
포스코홀딩스 관계자는 "해외 이사회는 그동안 연례행사로 진행됐으나 올해는 팬데믹 사태로 인해 3년만에 개최됐다"면서 "이사회는 현지 사업장 방문 등 공식업무를 진행했으며 태풍 '카눈' 수방대책도 원격시스템으로 모두 철저히 지휘됐다"고 설명했다.
이 같은 해명에도 불구하고 자연 재해상황에서 해외이사회 개최를 명목으로 회사를 비운 주요 경영진은 물론 사외이사들에 대한 경영적·윤리적 책임은 숙지지 않을 전망이다.
좋은기업지배구조연구소 측은 "정확한 경위를 더 파악해봐야겠지만 상장회사의 주주 이익 보호를 위해 도입된 사외이사제도의 취지를 감안했을 때 해외 이사회 및 향응접대와 회장 선임을 둘러싸고 댓가성이 있다면 문제"라고 지적했다.
대전대학교 산학협력단 변승환 교수는 "일본에서는 이미 사외이사제의 문제가 지적되고 불신론이 커 주로 공인회계사가 참여하고 있지만 한국처럼 영향력이 크지 않다"면서 "주주 이익 보다 경영권 유지가 우선이라는 지적을 받지 않도록 사외이사 스스로의 자성은 물론 제도 개선이 요구된다"고 강조했다.
한편 포스코지주사 본사·미래기술연구원 포항이전범시민대책위원회 등 시민사회단체들은 지난 24일 성명을 발표하고 '회장 임기 만료와 태풍 카눈 내습 상황에서 해외 관광과 골프를 즐긴 책임을 지고 최정우 회장과 사외이사들이 사과하고 즉각 사퇴할 것을 촉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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