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한국 부자는 46만1000명
부자들은 단기 수익처로 ‘주식’과 ‘금·보석’
KB금융그룹이 금융자산 10억원 이상과 부동산자산 10억원 이상을 모두 보유하고 있는 ‘한국형 부자’를 대상으로 현실적인 한국 부자에 관한 데이터를 내놔 눈길을 끈다.
먼저 ‘한국 부자 현황’ 부분에서 2024년 한국 부자는 46만1000명(국내 총인구의 0.90%)으로 집계돼 2023년(45만6000명) 대비 1.0% 성장에 그치며 통계 집계 이후 가장 낮은 증가율을 보였다.
이들이 보유한 총금융자산은 2826조원으로 전년 대비 2.9% 증가했으며, 부동산자산은 2802조원으로 법인명의 부동산 증가에 힘입어 전년 대비 10.2% 증가했다.
‘한국 부자의 투자 행태’ 부분을 살펴보면 금융투자를 통해 수익을 경험한 한국 부자가 증가한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 과거 1년 간 금융투자 수익을 경험한 부자는 32.2%에 달했고 반대로 손실을 경험한 부자는 8.6%에 그쳤다.
금융시장 회복에 대한 기대감에 힘입어 한국 부자의 안정지향적 투자 성향은 줄고(전년 대비 -7.3%p) 투자 지식에 대한 자신감은 높아진 것(금융투자지식 수준 ‘높은 수준’ 이상 응답자 전년 대비 +14.2%p)으로 보였다.
‘한국 부자의 미래 투자 전략’부분에서 확인한 한국 부자의 2025년 투자 기조는 대내외 불확실성의 확대로 인해 현재의 투자 수준을 유지하는 ‘현상 유지’가 대세를 이루는 가운데, ‘주식’과 ‘예적금’에서도 자금 ‘추가’와 ‘회수’의견이 공존하는 등 시장 전망에 대한 시각은 엇갈리는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 부자는 단기적으로 ‘주식’(35.5%)과 ‘금·보석’(33.5%)에서, 중장기적으로 ‘거주용 주택’(35.8%)과 ‘주식’(35.5%)에서 고수익을 기대한다고 응답했다. 자산관리 관심분야 1위는 ‘국내 부동산 투자’(40.0%)였으며 ‘실물(금·보석)투자’가 꾸준한 관심 상승(2022년 7위, 2023년 4위, 2024년 2위)에 힘입어 그 뒤를 이었다.
‘한국 부자의 부의 생애’ 부분에서 한국 부자는 ‘총자산 기준 100억원’이상은 있어야 ‘부자’라고 생각하며, 42세에 7억4000만원의 종잣돈을 마련했다고 답했다.
본격적인 자산 증식의 동력으로는 △투자에 투입할 수 있는 연 평균 7600만원의 ‘소득잉여자금’ △금융자산을 먼저 모으고 일정 부분 모이면 부동산자산으로 이동하는 ‘자산배분 전략’ △부동산 매입에 힘을 보태는 ‘부채 활용 전략’을 꼽았다.
‘한국 부자의 부의 이전’ 부분에서 살펴본 한국 부자의 거대 자금은 ‘상속·증여’, ‘해외자산 투자’, ‘해외 투자 이민’을 통해 옮겨졌다. 먼저 한국 부자 5명 중 3명은 상속·증여를 받은 경험이, 4명 중 1명은 증여를 한 경험이 있었고, 향후 계획이 있는 부자도 절반(54.3%)에 달해 ‘세대 간 자산 이전’은 계속될 것으로 보였다.
한국 부자 가운데 향후 해외자산에 투자할 의향이 있다는 응답자는 50.3%로 현재 해외자산에 투자 중인 부자(60.3%)보다 10.0%p 감소했으며, 한국 부자의 26.8%는 ‘해외 투자이민을 생각해본 적이 있다’고 응답했다.
‘한국 부자의 대체투자자산 전망’ 부분에서 한국 부자의 83.2%는 대체자산 투자 경험이 있다고 응답했다. 한국 부자가 선호하는 대체자산 1순위는 압도적인 투자 경험(77.8%)과 가장 높은 미래 투자 의향(38.0%)을 나타낸 ‘금·보석’으로 확인됐다.
그 밖에 ‘예술품’은 ‘현재 최선의 투자처’로 관심을 받고 있었으며(‘예술품’ 투자 의향 이유 1위), ‘가상자산’은 ‘디지털 금’으로서의 가능성을 높게 평가받고 있었다. 투자 심리 회복 신호가 감지되고 있는 ‘비상장주식’에 투자 의향이 있는 부자는 ‘절세 혜택’(55.0%)을 투자 이유 1위로 꼽았다.
마지막으로 ‘한국 부자의 디지털 자산관리(웰스테크)’ 부분에서는 자산관리 분야에서 생성형 AI의 활용이 확대되는 가운데, 한국 부자는 생성형 AI 기반 고품질 데이터와 ‘인간(PB)의 개입’이 결합된 디지털 자산관리 서비스를 기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초개인화 투자 전략을 수립·운영해주는 ‘생성형AI 로보어드바이저 서비스’의 ‘직접 이용’ 의향은 33.0%인 반면, 이를 활용한 직원(PB)과의 상담 서비스 이용 의향은 52.8%로 ‘직접 이용’ 대비 높은 응답률을 보였다.
KB금융 경영연구소 황원경 부장은 “한국 사회의 인구 감소가 부자 수에도 영향을 미치기 시작한 것으로 보이며, 부자들의 금융 투자처가 대체자산의 영역까지 다각화됐고 기술과 인간의 개입이 결합된 전문적 자산관리 서비스에 대한 높은 기대가 존재함을 확인할 수 있었다”며 “한국 부자가 부를 축적해 온 길을 다양하게 조망한 이번 보고서가 온 국민의 효과적인 자산관리를 위한 제도적 뒷받침과 금융 상품·서비스 모델 개발 등에 많은 기여를 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