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재용 중심 금융지배 구조도 도마 위에
서울 서초구 삼성화재 강남사옥 앞이 또다시 항의 현장이 됐다. 지난 23일 대한한방병원협회(한방병협)는 ‘무차별 소송 남발, 삼성화재 규탄 제2차 항의집회’를 열고 “삼성화재 만행, 이재용이 책임져라”, “환자 치료 방해 중단하라”는 구호를 외치며 본사 앞을 에워쌌다.
한방병협은 최근 1년간 삼성화재가 전국 한방병원들을 상대로 106건의 소송을 제기했다며 “별다른 진료기록 검토 없이 과잉진료라며 법적 공세를 퍼붓고 있다”고 주장했다. 협회 관계자는 “소송이 너무 많아 전국 단위로 집계조차 어렵다”며 “이는 명백한 소송권 남용이며 보험사의 모럴해저드”라고 비판했다.
한방병협은 또한 “보험사가 자의적으로 부당이득 반환소송을 제기해 진료 현장을 위축시키고 있다”며 “이는 한의사 진료권과 보험가입자 치료권을 동시에 침해하는 행위”라고 주장했다. 일부 병원들은 “소송 대응에 수개월이 걸리고, 결국 환자 부담으로 돌아간다”고 호소했다.
본지의 질의에 삼성화재는 “과잉진료를 억제하고 보험료 인상을 막기 위한 불가피한 조치”라며 “법원이 지정한 자문의 감정을 거쳐 일부 재판부가 과잉진료를 인정한 판결도 있다”고 반박했다.
이 논란은 단순한 보험금 분쟁을 넘어 삼성화재의 지배구조와 경영 투명성 문제로 확산되고 있다. 삼성화재는 겉으로는 독립된 손해보험사지만, 실질적으로 삼성생명이 약 15%를 보유한 최대주주이며 삼성전자·삼성SDI 등 그룹 계열사들이 일부 지분을 나눠 가진 형태다.
삼성생명은 다시 삼성물산이 19.3%를 보유하고 있으며, 삼성물산은 이재용 회장이 약 17%를 가진 핵심 지배회사다. 이로써 삼성화재는 ‘이재용 회장 일가 → 삼성물산 → 삼성생명 → 삼성화재’로 이어지는 간접 지배 체계 아래 놓여 있다.
삼성화재는 삼성생명, 삼성증권, 삼성카드와 함께 삼성그룹 금융라인의 중심축을 이룬다. 대표이사 홍원학 사장은 삼성생명 출신으로, 금융권에서는 삼성금융그룹 내 인사 순환 구조의 상징으로 불린다.
형식상 이사회 중심 경영 체제를 유지하고 있지만, 주요 전략과 인사 결정은 삼성생명금융그룹 사장단 협의회를 통해 조율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 같은 지배구조는 최근 국회에 계류 중인 ‘삼성생명법 개정안’으로 인해 변화를 맞을 가능성도 있다. 법안이 통과되면 삼성생명이 보유한 삼성전자 지분을 취득가 기준으로 제한하게 되어 삼성생명은 지분을 대거 매각해야 하고, 삼성화재 역시 지배구조 재편의 여파를 피하기 어렵게 된다.
금융당국은 이를 금산분리 원칙 회복으로 보고 있으나, 재계에서는 “삼성 금융계열 전체가 구조개편 압박에 직면할 수 있다”고 우려한다.
결국 이번 사태는 ‘과잉진료’ 논쟁을 넘어 보험사의 사회적 책임과 금융권의 투명성, 그리고 삼성그룹의 복잡한 지배구조 문제를 함께 드러내고 있다.
전문가들은 “보험사와 의료계의 대립이 길어질수록 피해는 환자에게 돌아간다”며 “진료 적정성 기준뿐 아니라 대기업 보험사의 권한 남용과 지배투명성 문제까지 종합적으로 검토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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