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사랑받는 항공사 되자\'는 조원태 회장 비전 선포에도 찬물
한국과 일본을 오가는 대한항공 항공기에서 지연 사태가 발생했는데 사후 대처에 대한 소비자들의 불만이 커지고 있다. 당시 탑승객들은 대한항공이 “앵무새 답변만 한다”며 불만을 터트리고 있다.
대한항공 탑승객 증언에 따르면, 지난 5월 23일 밤 9시 5분에 일본 후쿠오카국제공항에서 인천국제공항으로 출발할 예정이었던 대한항공 KE782에서 지연 사태가 벌어졌다.
애초 항공기의 정비 문제로 인해 출발이 지연되었다가 후쿠오카국제공항의 커퓨 타임을 넘기며 운항이 취소된 것으로 알려졌다. 커퓨 타임은 야간 이착륙 금지 시간으로, 후쿠오카국제공항의 경우 밤 10시부터 다음날 아침 7시까지 커퓨 타임이다.
후쿠오카를 오가는 야간 항공편은 비행기 출발이 조금만 늦어져도 이륙 자체가 취소되는 경우가 많다. 문제는 이 과정에서 드러난 대한항공 측의 일관성 없는 대응이다.
당시 승객들의 주장을 종합하면 항공기 도착이 지연되던 당시 현장에서는 “기내 청소 중”이라는 잘못된 정보가 전달됐다고 한다. 일부 승객은 “커퓨 타임 때문”이라는 설명을 듣긴 했지만, 정작 항공기 자체가 후쿠오카국제공항에 제시간에 도착하지 않았다는 점에서 납득하기 어렵다는 반응도 나왔다.
대한항공의 늑장 대처도 도마에 올랐다. 대기 중이던 탑승객들은 결국 오후 10시 30분이 넘어서 직접 숙소를 구하라는 안내를 받고 공항 밖으로 나왔다고 한다. 대한항공 측은 교통비와 숙박비에 대해 1인당 최대 20만 원을 지원하겠다고 밝혔지만, 당시가 주말(토~일요일)이라 숙박비는 30만 원을 훌쩍 넘는 경우도 있었다고 전해진다.
게다가 승객에 따라 현장 대응이 달랐다는 주장도 나온다. 대한항공 측에 항의한 탑승객의 경우 숙소 정보를 제공받고 지원을 받을 수 있었지만, 정작 조용히 기다렸던 승객은 이런 혜택을 누리지 못했다는 주장이다.
당시 탑승했던 한 승객은 “호텔을 잡기 위해 우왕좌왕하고 있을 때, 대한항공 직원들이 ‘걱정 말라, 다 준비돼 있다’며 웃고 있었다”며 “뭐라도 따지지 않으면 아무런 안내도 받지 못했다”고 말했다.
다음날인 5월 24일 오전, 대한항공은 대체편을 편성했다. 하지만 이 과정에서도 불명확한 안내와 차별적 응대가 이어졌다는 주장이 나온다. 일부 승객은 “운항취소를 겪은 사람들이 우선 체크인을 받아야 하는데, 오히려 ‘이코노미면 저쪽 줄에 서라’는 안내를 받았다”며 “우선권 없이 줄을 다시 서라니 어이가 없었다”고 말했다.
또 다른 승객은 “한국에 있던 가족이 대한항공에 전화하자 ‘차장’이라는 사람이 나와 라운지 바우처를 지급했다”며 “아무런 기준도 없이 따지는 사람에게만 추가 보상이 주어지던 상황”이라고 분통을 터뜨렸다.
도착 이후에도 혼란은 계속됐다. 인천공항 도착 시 대한항공 직원 몇 명이 현장에 있었지만, 탑승객들이 사전에 공유받지 못한 ‘발렛 주차 보상’이나 기타 편의사항은 직원이 우연히 언급해 알게 되는 식이었다. 공지 없이 이뤄지는 개별 대응은 승객 간 불신과 상대적 박탈감을 키웠다.
피해자 중 일부는 고객센터에 이메일로 문의를 보냈지만 “회신까지 시일이 걸린다”는 답변 외에 별다른 대응을 받지 못한 것으로 알려진다. 반면, 전화로 강하게 항의한 일부 승객은 빠른 응답이나 추가 보상을 받았다는 정황도 확인된다.
탑승객들은 “14시간 지연보다 더 화가 나는 건, 그 이후의 태도였다”며 “국적기라고 믿고 탑승했는데, 공식 사과문도 없이 조용히 사태를 넘기려는 대한항공의 모습을 보면서 저비용 항공사보다 못한 대처를 경험했다”고 입을 모았다.
아시아나항공과 합병을 앞둔 상황에서 향후 대한항공의 서비스가 보다 악화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양사 합병 이후엔 풀캐리어서비스를 제공하는 국적기는 대한항공 하나뿐이기 때문이다.
그런 가운데 조원태 대한항공 회장은 지난 3월 타운홀 미팅에서 “대한민국 최고의 항공 전문가들”, “고객들의 신뢰와 성원에 부응할 책임감”을 강조하며 “‘KE Way’를 통해 가장 사랑받는 항공사로 거듭나겠다”고 선언했다. 하지만 이번 사태에서 드러난 대한항공의 현실은, 조 회장의 비전과는 거리가 멀어도 한참 먼 모습이다.
이에 대해 대한항공 측은 "예상치 못한 정비와 공항 이착륙 금지 시간으로 인한 지연운항에 대해 사과를 했다"면서 "교통비, 숙박비 지급 및 우대할인권제공하여 승객불편 해소에 최선을 다했다"고 밝혔다.
BEST 뉴스
-
[단독] 강남 'ㄸ 치과'… 갑질 논란 이어 이번엔 수면마취 사망까지
서울 강남역 인근의 한 대형 임플란트 전문 치과에서 수면마취 시술을 받던 70대 여성이 끝내 사망하는 사고가 일어났다. 해당치과 건물(사진출처=구글 갈무리) 최근 일부 치과의 무분별한 수면마취 실태를 연속 보도해 온 MBN 취재로 드러난 이번 사건... -
“신혼집, 가전이 없어 입주도 못 했다”…LG전자 전산오류에 소비자 피해
LG전자의 전산 시스템 오류로 가전제품 배송과 점검 서비스가 수일째 차질을 빚으면서, 신혼부부와 이사 고객을 중심으로 한 소비자 피해가 온라인 커뮤니티를 통해 확산되고 있다. 기사의 이해를 돕기위한 AI 생성 이미지입니다 단순한 배송 지연을 넘어 입주 일정 ... -
포스코이앤씨…브라질에서 , 1,740억 채무 “먹튀·야반도주“ 파문
포스코이앤씨(구 포스코엔지니어링)가 브라질 대형 제철소 건설 사업을 마친 뒤 약 1,740억 원에 달하는 미지급 채무를 남긴 채 현지 법인을 사실상 철수한 사실이 드러났다. 사진출처=포스코 이앤씨 누리집 채무의 80% 이상이 임금·퇴직금·사회보... -
아웃백 전직 직원, ‘직장 내 괴롭힘’ 혐의로 임원진 고소
일러스트=픽사베이 BHC치킨과 아웃백스테이크하우스를 운영하는 다이닝브랜즈그룹 계열사 전직 직원이 회사 대표이사를 포함한 임원들을 직장 내 괴롭힘 혐의로 경찰에 고소한 것으로 알려졌다. 최그 유통업계에 따르면 아웃백스테이크하우스에서 약 20년간 근무한 관리직 출신... -
재고를 신상품으로 둔갑… ‘K-명품’ 이라는 우영미, ”택갈이 보다 심하다“
우영미(WOOYOUNGMI)를 둘러싼 논란이 단순한 '디자인 변경' 수준을 넘어 소비자 기만 논쟁으로 번지고 있다. 핵심은 같은 해 상·하반기 상품으로 판매된 두 후드 티셔츠다. 우영미는 지난해 하반기 '블랙 플라워 패치 후드 티셔츠’(정가 52만 원)를 출시했는데, 이 제품이 같은 해 상반기 출시된 '블랙 ... -
서울 시내버스 전면 파업… 오세훈 시장은?
서울 시내버스가 오늘 전면 파업에 돌입하면서 출근길 교통 대란이 현실화됐다. 수천 대의 버스가 멈추자 시민 불편은 즉각 폭증했고, 지하철과 도로는 순식간에 포화 상태에 이르렀다. 파업이 이미 예고됐던 상황에서, 서울시의 준비와 오세훈 시장의 대응은 충분했는지 시민들의 질문이 커지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