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란 가담·방조 혐의로 구속 심사를 받고 있는 한덕수 전 국무총리가 지난해 비상계엄 선포 직후 유인촌 전 문화체육관광부 장관과 통화한 사실이 확인됐다. 통화 직후 한국예술종합학교(한예종)가 폐쇄되면서, 특검은 두 사람의 대화에 청사 폐쇄 지시가 포함됐는지 여부를 집중 조사하고 있다.

19일 한겨레 단독 보도에 따르면 특검과 국회 조국혁신당에 따르면, 한 전 총리는 지난해 12월 3일 밤 11시10분경 유 전 장관과 약 3분간 통화했다. 이는 국무조정실 비상기획관이 당직총사령관실에 ‘각 청사 출입문 폐쇄 및 출입자 통제’를 통보한 직후였다. 특검은 이후 각 부처로 전달된 지시 속에서 한예종 청사가 실제로 폐쇄됐다고 보고 있다.
이에 따라 특검은 통화에서 청사 폐쇄 관련 논의가 있었는지, 한 전 총리가 직접 지시했는지를 확인할 방침이다. 만약 위법한 계엄 후속 조치로 기관 폐쇄가 이뤄졌다면 직권남용 혐의 적용이 가능하다.
한 전 총리는 지난 2월 경찰 비상계엄 특별수사단 조사에서 “청사 출입문 폐쇄를 지시한 적 없고, 유 전 장관에게 관련 내용을 말한 사실도 없다”고 진술했다. 그러나 통화 시점과 한예종 폐쇄 시점이 맞물리면서 특검은 그의 진술 신빙성을 재검증하고 있다.
계엄 선포 직후 국무회의 이후 당시 유 장관은 ‘정부 대변인’ 자격으로 대국민 호소문을 발표했다. 그는 “법무·경찰 지휘부가 탄핵되면 국민 일상에 위험이 닥칠 수 있다”며 “감사원장을 포함해 20명 가까운 고위 공직자가 연속 탄핵되면서 국정 운영이 어려웠다”고 주장했다. 이는 윤 전 대통령이 계엄 선포 당시 제시한 사유와 동일한 논리였다.
그러나 불법 계엄 발동에 대한 언급이나 사과는 없었다. 유 전 장관은 2008년 미국산 쇠고기 수입 반대 촛불집회 당시에도 정부 대변인 겸 장관으로 경찰 진압 방침을 설명한 전력이 있다.
특검은 이미 김대진 한예종 총장과 허 비상기획관을 참고인으로 조사했으며, 향후 유 전 장관에 대한 조사 가능성도 열어두고 있다. 현재 구속 심사 중인 한 전 총리 사건에서 통화 정황은 구속 여부 및 직권남용 적용 판단에 중요한 변수가 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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