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윤준병 의원 “소비자·농가 돕겠다더니 대형 유통업체 배불리기 전락”
- 감사원 “할인 직전 가격 인상 편법 적발”… 농식품부는 ‘방관’
농림축산식품부가 물가 안정을 내세워 추진 중인 농축산물 할인지원사업이 정작 대형마트 중심으로 운영되며 ‘골목상권 외면 사업’으로 변질됐다는 비판이 제기됐다. 국회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회 윤준병 의원(더불어민주당·전북 정읍·고창)은 “농식품부와 산하기관의 도덕적 해이가 낳은 총체적 부실”이라고 지적했다.
윤 의원이 농식품부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2022년 이후 올해 9월까지 집행된 농축산물 할인지원 예산 5,274억 원 중 절반이 넘는 2,717억 원(51.5%)이 대형마트에 집중됐다. 반면 전통시장에 지원된 금액은 1,065억 원으로 대형마트의 39.2% 수준에 그쳤다.
이 사업은 코로나19와 고물가 속 소비자 장바구니 부담을 덜겠다며 2020년부터 시행됐다. 국산 농축산물 구매 시 20% 내외의 할인 혜택을 주기 위해 농식품부는 2022년 1,080억 원, 2023년 1,305억 원, 2024년과 2025년 각각 2,280억 원을 투입했다. 그러나 실질적인 지원 대상이 ‘대형 유통업체’로 기울면서 소비자·농가·소상공인 모두에게 실질적 도움이 되지 못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감사원 감사 결과에서도 이런 문제는 확인됐다. 감사원은 최근 정기감사에서 대형 유통업체 6곳이 할인행사 직전 가격을 인상한 뒤 정부 지원금으로 할인 행사를 진행한 사실을 적발했다. 농식품부는 이를 관리·감독하지 않고 사실상 방임한 것으로 드러났다.
또한 이들 6개 대형 유통업체는 자체적으로 요구한 품목을 그대로 할인지원 품목으로 지정받았고, 중소 유통업체는 별다른 사유 없이 배제됐다. 감사원은 농식품부가 이들 업체에 2023년 2~5월 33억8천만 원, 같은 해 11~12월 119억 원을 몰아줬다고 지적했다.
그럼에도 농식품부는 “2023년까지는 참여업체의 할인 여부를, 2024년 이후에는 자체 할인 매칭을 모니터링했다”고 해명했지만, 실제 현장 점검은 거의 이뤄지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윤 의원은 “물가 안정을 위해 편성된 예산이 대형 유통업체의 배만 불리는 결과로 귀결됐다”며 “농축산물 가격 할인은 일시적 미봉책일 뿐, 근본적 가격 안정 대책이 될 수 없다”고 비판했다.
그는 이어 “이번 사태는 농식품부와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의 도덕적 해이에서 비롯된 것”이라며 “늦었지만 지금이라도 농가·소비자·소상공인에 대한 직접 지원으로 정책 방향을 전환하고, 편법이 적발된 업체는 사업 참여 자격을 박탈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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