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종문화회관이 지방공공기관 채용 시 어학성적 유효기간을 5년으로 인정하도록 한 정부 지침을 제대로 이행하지 않고 있다는 지적이 서울시의회에서 제기됐다.
서울특별시의회 문화체육관광위원회 소속 김혜영 의원(광진4)은 9일 열린 제334회 임시회 문화체육관광위원회 업무보고에서 세종문화회관의 채용 기준을 문제 삼으며 “취업 준비생들에게 경제적·시간적 부담을 떠넘기는 낡은 채용 기준을 즉각 시정해야 한다”고 밝혔다.
현재 행정안전부는 취업 준비생들의 부담을 줄이기 위해 2024년 1월 1일부터 지방공공기관 채용 시 토익 등 어학 성적 인정 기간을 기존 2년에서 5년으로 연장하도록 하는 지침을 시행하고 있다.
그러나 김 의원이 서울시 문화본부로부터 제출받은 ‘문화본부 소관 민원 접수 내역’에 따르면 서울시 대표 출연기관인 세종문화회관은 정부 지침 시행 1년이 지난 2025년 하반기 채용 공고에서도 여전히 “영어 성적 유효기간 2년 내 조회 가능한 성적만 인정한다”는 기준을 유지한 것으로 나타났다.
김 의원은 “광주도시공사 등 다른 지방 공공기관들은 이미 정부 방침에 따라 5년 인정 제도를 시행하고 있다”며 “동행과 매력을 강조하는 서울시 산하 기관이 오히려 타 시도보다 뒤처진 채용 기준을 유지하면서 청년들에게 수십만 원의 시험 응시료와 시간을 낭비하게 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특히 그는 세종문화회관이 민원 제기 이후에야 ‘사이버국가고시센터 등록 시 5년 인정’이라는 문구를 뒤늦게 추가한 점을 지적했다. 김 의원은 “시민의 민원이 없었다면 많은 지원자들이 억울하게 감점을 받거나 아예 지원을 포기했을 것”이라며 “세종문화회관의 안일한 대응이 드러난 사례”라고 했다.
김 의원은 또 세종문화회관을 관리·감독하는 서울시 문화본부의 대응도 문제 삼았다. 문화본부가 해당 지침을 각 기관에 ‘자율 적용’ 형태로 안내한 것이 혼선을 키웠다는 것이다.
그는 “정부 방침임에도 기관별 자율에 맡긴다면 취업 준비생들만 혼란을 겪게 된다”며 “단순 권고가 아니라 의무 적용 수준의 강력한 지침을 마련해 서울시 투자·출연기관 전반의 채용 문턱을 낮춰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에 대해 서울시 문화본부장은 “지적에 공감한다”며 “그동안 기관 자율에 맡겼던 어학 성적 인정 기간 연장 제도를 서울시 관내 모든 기관이 정부 지침에 맞게 일률적으로 적용하도록 검토하겠다”고 답했다.
김 의원은 “청년들의 현실적 고충을 외면하는 소극행정은 반드시 바로잡아야 한다”며 “이번 지적을 계기로 서울시 출연기관 전반에 공정한 채용 문화가 자리 잡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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