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하반기 채용이 한창 진행 중이다. 주요기업들에는 역대 최대 규모의 지원자가 몰렸다는 소식이 들린다. 전쟁 같은 취업난을 뚫고 직장을 얻으면 대학에 갓 입학한 새내기처럼 하고 싶은 것도, 갖고 싶은 것도 많아질 터. 그럼 구직자들은 취업하면 어떤 걸 제일 먼저 사고 싶을까? 지난 3월 한 취업사이트가 구직자들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응답자의 36.1%는 노트북을, 35%는 자동차를 구입하고 싶다고 답했다.
노트북은 비교적 저렴한 편이지만, 자동차는 단가도 높고 유지비 부담도 만만치 않다. 기름값은 물론 각종 보험료와 세금, 수리 및 세차 등 운용비용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할부로 구매할 경우 이자도 추가된다. 과연 신입사원 연봉으로 자동차를 구입해도 무리가 없을까?
중고차사이트 카즈는 사회 초년생들의 자동차 구입을 돕기 위해 아반떼 신차 및 중고차 견적을 제공했다.
더뉴아반떼 1.6 GDi Smart(A/T)트림 신차가격은 17,340,000만원이다. 추가옵션 전혀 없이 기본 옵션을 선택했을 경우다. 여기에 탁송료와 취득세 및 공채매입비 등 차량등록·부대비용을 더하면 17,572,000만원이다. 이 중 1,500만원을 36개월 할부로 구입한다고 가정할 때, 5.5%~7.9% 수준의 할부이자를 포함하면 총 차량견적은 1,900만원 정도로, 월 납입금은 약 50만원이다. 여기까지만 보면 월 50만원대로 내차를 가질 수 있다는 생각에 들뜰 수 있다. 하지만 이게 다가 아니다. 자동차세와 유류비, 보험료와 소모품 교체 및 정비비용과 같은 유지비가 필요하다.
중고차업계 관계자는 “1년에 2번 자동차세를 납부해야 한다. 아반떼의 경우 1년 기준 약 30만원 정도다. 보험료도 납부해야 하는데, 운전 경험이 없는 27세 이하라면 초기 보험료로 130만원 정도가 나간다. 1년 주행거리가 15,000km, 휘발유가 리터당 1,890원이라고 할 때 유류비로는 3년간 600만원 이상이 들어간다. 소모품 교체 및 정비비용은 개인에 따라 다르다”고 설명했다.
종합하면 할부로 신차를 구입할 경우 월 평균 80만원의 고정지출이 발생한다.
지난해 대졸신입사원 평균연봉은 2,881만원, 월 평균 240만원 정도인데, 위와 같은 조건으로 연봉 3,000만원의 신입사원이 더뉴아반떼 신차를 구입한다면 월급의 30% 이상이 자동차 관련 지출로 빠져나간다. 게다가 자동차는 제조년도를 기준으로 첫 4년 동안 많게는 60%까지 감가가 이루어지기 때문에 할부구입시 이자는 이자대로 부담하면서, 감가상각비는 감가상각비대로 떠안는 꼴이 된다. 신차 무상보증기간이 있긴 하지만 첫 4년 동안은 수리확률이 높지 않다는 점을 감안하면 신입사원에게 신차 할부구입은 여러모로 리스크가 크다.
그렇다면 중고차는 어떨까.
자동차는 제조년도를 기준으로 1년 사이에 감가가 가장 많이 이루어진다. 따라서 제조 후 2년 정도 된 중고차를 구매하면 차량상태 대비 가장 합리적인 가격에 내차를 장만할 수 있다. 또 무상보증기간도 남아있는 경우가 많아 이득이다. 현재 신차가격 1,520만원~1,670만원의 아반떼 MD M16 GDI 럭셔리 2011년식은 1,130만원~1,270만원 정도다. 순정네비, 선루프 등 각종 옵션이 장착되어 있는 경우 기본옵션 신차에 비해 메리트가 있다. 카즈에 따르면 순정네비와 썬루프, ETCS(톨게이트 자동 결제시스템) 등의 옵션이 장착된 2011년식 아반떼MD 1.6GDi M16 럭셔리 무사고 차량이 1,280만원 정도다. 신차로 구매하려면 약 1,800만원~1,900만원의 예산이 필요하다.
중고차 역시 취득세와 공채매입비 등 차량이전·부대비용이 들어가지만 신차 대비 절반 이하다. 매물가격이 1,300만원이라고 가정하면 약 50만원가량이 필요하다. 이외에 유류비, 각종 소모품 비용 등은 신차와 크게 다르지 않다.
이처럼 총 견적은 신차보다 중고차가 저렴하지만, 할부구매시 신차에 비해 이율이 높아 현금구매가 대부분이라는 점이 신입사원에게 부담으로 작용한다. 그래서 신차든 중고차든 꼭 필요한 게 아니라면 자동차 구입은 개인자산이 적정규모를 갖추었을 때나 결혼 후 가족이 생겼을 때로 미루는 게 현명하다.
만약 자동차가 꼭 필요하다 생각된다면, 연식이나 주행거리 기준을 낮춰 보다 저렴한 중고차를 구입하는 게 좋다. 카즈 관계자는 “무리해서 차를 구입한 뒤 기름값 등 유지비 부담이 생각보다 커 결국 차를 두고 다니는 신입사원들이 많다. 하지만 차는 세워두기만 해도 매달 20만원 가량의 고정지출이 발생한다. 따라서 꼭 필요한 경우에만 자동차를 구입하고, 신차보다 출고 후 5년 이상 된, 감가가 충분히 이루어진 300만원대의 중고 경차 구입을 추천한다”고 밝혔다.
중고차, 하면 기능적 측면을 우려하는 시각도 존재하지만, 자동차이력정보관리제와 중고차거래실명제 등의 정책이 도입됐고, 구조적으로 리스차량으로 방출되었다 다시 중고차 시장으로 되돌아오는 물량도 많아져 인지도 있는 중고차전문사이트라면 품질 의심을 덜 수 있다.
그래도 굳이 신차를 구입하고 싶다면 딜러 말만 믿고 고금리 캐피탈에 선뜻 넘어가거나, 카드 선포인트에 현혹돼선 안된다. 할부금을 몇 년간 납부하다 보면 어차피 나갈 돈이라 생각되고, 할부가 끝날 쯤에는 타던 차가 낡아 보여 차량교체주기가 빨라지기 때문이다. 실제로 요즘 젊은 층을 중심으로 새차를 3년 정도 타다 중고로 팔고, 그 금액에 다시 할부를 더해 신차로 갈아타는 현상이 늘고 있다. 하지만 그럴수록 점점 할부의 고리에서 벗어나기는 힘들어지고, 높은 이자를 감당하느라 생각보다 많은 지출을 하게 된다.
업계 관계자는 “사회 초년생에게 내차구입은 일종의 로망이다. 그러다 보니 길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월 30만원에 내차구입’ 같은 광고에 솔깃해 할부로 신차를 구입하기도 한다. 하지만 할부금 이외의 유지비를 포함하면 매달 고정지출이 생각보다 많아지므로, 자동차의 필요성에 대해 충분한 고민이 우선돼야 한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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