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 1월부터 백화점과 입점업체가 함께 세일을 진행한 경우 백화점이 세일로 발생한 비용 절반 이상을 부담해야 하는 정책이 시행되면서 정기세일이 어떻게 변화할지 주목된다. 특히 정책 시행이 일주일밖에 남지 않은 상황에서 특약매입 지침의 내용이 구체적으로 나오지 않으면서 백화점 업계의 시름이 깊어지고 있다.
25일 백화점 업계에 따르면 이러한 내용의 대규모 유통업 분야 특약매입거래 부당성 심사지침(특약매입 지침)이 내년 1월부터 적용에 들어간다.
특약매입은 대형 유통업체가 입점업체로부터 상품을 외상으로 사들여 판매한 뒤 판매수수료를 뺀 상품대금을 입점업체에 지급하는 방식이다. 팔리지 않은 상품은 반품해 입점업체가 떠안게 된다. 새 지침은 백화점은 세일 등 가격할인 행사를 할 때 입점업체가 자발적으로 세일에 참여하지 않는 한 가격 할인분도 대규모유통업법상 ‘판촉비’로 보고 판촉비 50% 이상을 백화점이 부담하게 했다.
이에 따라 백화점 업계에서는 올해가 얼마 남지 않은 시점에서 특약매입 지침 시행을 두고 고민이 커지고 있다. 입점업체가 세일에 스스로 참여하겠다는 결정을 내린 ‘자발성’ 원칙이 인정되지 않으면 비용 부담이 이전보다 커지기 때문이다.
이러한 고민은 연말이면 시행되는 설 선물세트 예약 판매에서도 드러났다. 롯데백화점은 내년 설을 앞두고 선물세트 사전 예약 판매를 하지 않았다. 롯데백화점의 지난해 추석 선물세트 사전 예약 매출은 17.7%까지 증가했지만 특약매입 지침을 의식하면서 사전 예약 판매를 전격 포기하고 본 판매만 하기로 했다. 현대백화점과 신세계백화점은 선물세트 사전 예약 판매를 진행했지만 지침에 적용되지 않는 직매입 상품 위주로 행사를 꾸리고 협력업체의 자발적인 참여를 받았다.
앞서 올해 4회째를 맞는 쇼핑 행사인 코리아세일페스타가 지난달 진행됐을 때에도 백화점 업계는 특약매입 지침으로 뒤늦게 참석한 바 있다.
이에 백화점의 내년 1월 정기세일이 이전과 다른 모습으로 진행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아직 특약매입 지침의 내용이 구체적으로 나오지 않으면서 업계가 정기세일을 준비하는 데 불확실성이 커져서다.
한 백화점 업계 관계자는 “브랜드들이 자발적으로 참여해야 하기 때문에 이전처럼 대부분의 브랜드들이 참여하기 어려울 것”이라며 “아직 규모, 일정 등을 조율하는 중”이라고 말했다.
박종렬 현대차증권 연구원은 “백화점 업계가 내년 세일행사 계획을 잡지 못하고 애만 태우고 있다”며 “공정위가 정한 특약매입 지침 시행이 내년 1월 1일로 다가왔지만 백화점 측이 할인 비용을 부담하지 않고 벌일 수 있는 세일의 범위가 구체적으로 어디까지인지 잘 모르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박 연구원은 이어 “공정위는 내년 중 표준약정 형태의 가이드를 발표해 업계의 혼란을 정리하겠다는 방침”이라면서도 “당장 내년 1월 정기세일이 코앞으로 다가왔는데 정작 세부지침은 마련돼 있지 않아 업계에 혼란을 부추기고 있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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