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종편집 2024-11-21(목)
 

문재인 대통령은 코로나19 사태에 대한 방역협력을 요청하는 외국 정상들과 30번째 전화통화를 했다. 지난 2월 20일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을 시작으로 3달 사이 30번의 전화통화를 했다. 하지만 일본 아베 총리와의 통화는 없었다. 바로 옆 이웃나라인데 만난 적도 없고 전화 통화가 없었다는 점은 어떤 의미일까.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도 한일 갈등을 풀지는 못했다. 오히려 더 거세지는 모양새다. 한구고가 일본만은 전세계적인 방역 협조 흐름에 역행하고 있는 것은 분명하다.


지난 28일 아사히신문은 일본 후생노동성이 한국산 진단키트를 일본에서 쓰려면 성능 평가를 거쳐야 한다고 보도했다. 한국으로부터 유전자 증폭(PCR) 검사 키트 지원을 받을 경우 국립감염증 연구소의 성능 평가를 거쳐야 한다는 일본 후생노동성의 입장은 한국산 진단키트의 성능을 의심하는 듯한 발언이라고 해석할 수 있다. 


하지만, 우리 정부와 방역 당국은 일본에 진단 키트 지원을 검토한 바 없으며 일본의 추가 검증은 알아서 판단할 일이라며 선을 그었다. 정작 줄 생각도 없는데 김칫국부터 마신 격이다. 이를 두고 누리꾼 반응은 "밥 얻어 먹는 주제에 기미상궁 나오라"는 식이라고 아베 정부를 비판했다. 


지난 2018년 대법원의 강제징용 배상 판결을 시작으로 지난해 7월 일본 정부의 일방적인 수출규제 강화 조치까지 이어진 일련의 갈등에 코로나19 사태가 또 다른 한일 갈등의 기폭제로 작용하고 있다.


최근 우리 정부는 미국과 아랍에미레이트, 인도네시아 등에 우선적으로 진단키트를 지원하고 유렵의 다수 국가와도 방역 체계를 공유하고 있다. 우즈베키스탄은 방역체계를 구축하기 위해 우리나라의 보건 전문가 파견을 요청하기도 했다.


하지만 일본만은 예외다. 여전히 입국제한 조치가 유지 중이며, 서로 방역을 위한 협력은 찾아볼 수 없다. 혐한 감정은 마스크 지원 논란으로 극에 달했고 결국 진단 키트 지원을 둘러싸고도 한일 양국의 입장 차이는 선명하게 드러난 셈이다. 


일본 아베 정부는 초지일관 혐한 프레임을 가동하고 있다. 지난 21일 일본 니시무라 야스토시(西村康稔) 경제재생장관은 일부 파친코 점포가 코로나19 관련 정부의 휴업 요청을 따르지 않는다고 지적했는데 이같은 언급의 배경에는 파친코 업계에 재일 한국인이 많다는 배경과 차별이 깔려있다고 주장했다. 일본 출신의 호사카 유지 세종대 교수는 "아시다시피 파친코점은 재일 한국인들이 많이 운영하고 있다”며 "코로나 사태를 이용해 아베 정권과 함께 재일교포 탄압에 나설 우려가 크다"고 지적하기도 했다.


혐한 못지 않게 반일 감정도 극에 달했다. 일본에 마스크를 지원 수출한다는 보도에는 수많은 반일 댓글이 달린데 이어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는 마스크 지원 반대 청원이 다수 올라왔다. “인도적 차원으로 이웃 국가인 일본에게 마스크 지원하는 것을 반대한다”며 “일본은 더 이상 대한민국 이웃이 아니다”고 반대 이유를 밝혔다. ‘일본에 마스크 지원 반대합니다’라는 청원글에는 “일본은 일단 마스크가 다른 나라들보다 여유가 있다. 마음만 먹으면 시설 증설, 중국산 수입 등을 통해서 자체적으로 충분히 해결할 수 있는 나라”라며 마스크 지원을 반대했다. “최근 코로나19 사태 관련해서 지속적으로 한국의 대응을 조롱해 왔던 국가”라며 “마스크 여유가 있어 해외에 줄 여유분이 남았다면 일본을 제외한 다른 국가들에 지원하라”고 글도 올라왔다. 이외에도 “내가 낸 세금으로 일본에 마스크 지원 안 된다”, “일본제품 불매운동에 동참했던 대다수 국민은 일본에 마스크 지원하는 것을 반대한다”식의 반일 댓글들이 대부분이다. 


최근 일본 중의원 보궐선거에선 집권 자민당 후보가 압승을 거뒀지만 아베 총리의 임기 연장에 대해선 일본 국민 10명 중 6명이 반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읿본 내 반 아베 정서가 커지는 분위기다. 아베 정권의 코로나19 대응 미숙으로 비판은 더욱 거세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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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 한일관계 더 악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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