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종편집 2024-05-03(금)
 

민주노총 화물연대가 7일 총파업에 돌입했다. 민주노총 공공운수노조 화물연대본부(화물연대)는 이날 0시부터 총파업에 돌입하면서 집단운송을 거부했다. 물가상승으로 민생 경제가 어려움을 겪고 있는 가운데 화물차가 멈춰서면서 물류대란이 현실화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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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물연대가 총파업에 돌입한 7일 오전 경기도 의왕시 내륙컨테이너기지(ICD)에 화물차들이 주차되어 있다. 사진=연합뉴스

 

당장 건설현장에 필요한 시멘트 출하가 중단됐다. 화물연대 조합원들이 시멘트 출하를 막아서면서 현대제철 포항공장에서는 하루 물량 9천t(톤)의 출하가 멈췄다. 전국 곳곳에서 시멘트 출하가 멈추면서 피해는 속출하고 있다. 


화물연대 총파업 첫날인 7일 시멘트 생산공장과 유통기지에서 운송 차질이 빚어졌다. 수도권 지역에 시멘트를 공급하고 있는 경기도 의왕 소재 유통기지에서는 화물연대 차량이 진입로를 막아 오전부터 시멘트 운송이 전면 중단됐다. 화물연대는 측은 물류를 멈춰 파업의 효과를 극대화하려는 의도로 보인다. 의왕기지에는 쌍용C&E, 한일시멘트, 성신양회, 아세아시멘트, 한일현대시멘트 등 국내 주요 시멘트 7개사가 모여 있다.


한국시멘트협회에 따르면 이날 전국 시멘트 출하량은 평소보다 10% 정도 감소했다. 국토교통부는 아직까지는 전체적으로는 물류피해가 크지 않다고 밝혔다. 하지만 파업기간이 길어져 시멘트 출하가 마비될 경우 건설업계의 피해는 눈덩이처럼 커질 것으로 보인다. 시멘트가 없으면 건설공사나 토목공사를 수행하기 어렵다. 


화물연대는 올해 말로 끝나는 안전운임제를 유지시켜 달라며 파업을 강행했다. 2020년부터 시행해 온 안전 운임제를 폐지하지 말라고 요구했다. 화물 기사의 적정임금을 보장해 과로·과적·과속을 방지하겠다는 취지로 도입된 안전운임제는 교통안전을 확보하는 데 필요한 최소한의 운임인 안전 운임보다 낮은 운임을 지급하는 화주에게 과태료를 부과하는 제도로 지난 2020년부터 3년간 시행해 왔으며 올해 말 폐지 예정이다. 


안전운임제 원래 명칭은 ‘표준운임제’로 2008년부터 도입이 논의돼 왔으나 2017년 문재인 정부가 들어서면서 대선공약의 일환으로 본격 추진됐다. 2018년 국회에서 '화물자동차 운수사업법' 개정안이 통과되면서 2020년 1월 1일부터 전격적으로 안전 운임제가 시행됐다. 다만 이 제도는 시장 혼란을 우려해 수출입 컨테이너와 시멘트 품목에 한해 올해까지 3년 일몰제로 도입됐다. 일몰제란 법률이나 각종 규제의 효력이 일정 기간이 지나면 자동으로 없어지게 하는 제도를 말한다.


화물연대는 경유 가격이 폭등하면서 안전 운임제 없이는 생계유지가 어려운 상황이라고 주장했다. 이 밖에도 화물연대는 운송료 인상과 지입제 폐지 및 화물 운송산업 구조 개혁, 노동기본권 확대 및 화물노동자 권리 보장 등을 요구하고 있다.

 

화물연대는 이날 부산, 인천 등 전국 14개 도시에서 파업출정식을 가진 뒤 산업단지나 화주공장 등에 모여 물류를 멈췄다. 국토부는 첫날 출정식에 화물연대 조합원 2만2천명 중 약 40%인 9천여명이 모인 것으로 추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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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노총 공공운수노조 화물연대본부 부산지부 조합원은 7일 오전 부산 강서구 부산신항 삼거리 인근 도로에서 '화물연대 부산지역 본부 총파업' 출정식을 열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화물연대 파업이 강행되면서 크고 작은 충돌이 발생했다.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이날 오후 2∼3시께 울산 석유화학단지에서는 조합원 200여명이 모여 물류를 막기 위해 정상 운행차량의 운송을 방해하려고 도로 점거를 시도했다. 이에 도로 점거를 막으려던 경찰과 몸싸움을 하다 부상자가 생기기도 했다. 현장에서 조합원 4명이 공무집행방해 혐의로 검거됐다.


전남에서는 출정식 후 화물연대 조합원들이 광양항과 석유화학 업체가 밀집한 여수국가산업단지 등 7곳에서 파업에 돌입했다. 광양항에서는 파업에 참여한 화물연대 조합원들이 천막을 설치하고 화물트럭 600여대를 동원해 화물의 진·출입을 통제했다. 


국토부는 "화물연대 파업을 대비해 주요 화주와 운송업체들이 상당수 물류를 사전에 운송조치했다"고 밝혔다. 또한 항만 등 주요 물류거점의 상황을 고려하면 아직까지는 전국적으로 물류피해가 크지 않다고 국토부는 파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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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일 오전 경기도 의왕시 내륙컨테이너기지(ICD) 앞에서 열린 화물연대 서울경기지부 총파업 출정식에서 노조원들이 구호를 외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화물연대 총파업에도 전국 12개 항만은 모두 정상 운영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컨테이너 기지와 공장 등의 출입구가 봉쇄된 곳은 아직까지 없는 것으로 전해졌다.  


다만 국토부의 설명과는 달리 물류 현장 곳곳에서는 운송 차질이 빚어져 피해가 발생한 것으로 전해졌다. 파업 사태가 장기화되면 피해는 눈덩이처럼 불어날 것으로 보인다.  


충북 단양과 제천, 강원 영월 등 주요 시멘트 공장에서 화물연대 조합원들이 시멘트 출하를 막아섰다. 화물연대가 진입로를 차단하면서 벌크시멘트트레일러(BCT) 차량의 진출입이 막혔다. 시멘트 물류가 막히면 수도권 공사현장에 시멘트 납품 차질이 발생할 수 밖에 없다. 시멘트가 제때 공급되지 않으면 공사는 중단된다. 공사 중단으로 인한 건설업계의 피해가 우려되는 부분이다.  


유통업계의 경우 물류센터와 대형마트 지점 등을 연결하는 화물차 차주들의 파업 참여 비중이 크지 않다. 이로 인해 당장 피해가 발생할 것으로 보이지는 않는다. 하지만 파업이 장기화되면 유통업계 역시 안심할 수 없는 상황이다. 


정부는 화물연대 파업 참여자들의 불법행위인 운송방해행위와 물리적 충돌을 막기 위해 원칙적으로 엄정한 법적 대응을 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화물연대의 정당한 집회 역시 보장돼야 한다. 법적으로 허용되는 범위 내에서 파업을 진행해야지 폭력행위나 운송방해행위를 해서는 안된다. 화물연대가 위법 행위를 할 경우 경찰은 강경 대응을 하겠다는 입장이라 마찰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결국 파업을 중단할 지 여부는 '안전 운임제'에 달려있다. 정부와 민노총 화물연대는 안전 운임제의 일몰제 폐지에 대해 적극적으로 협의해야 한다. 


정부는 파업에 따른 물류 수송 차질을 최소화하도록 비상수송대책을 마련해 시행하고 있다. 국토부는 부산항과 인천항 등 주요 물류거점에 군 위탁 차량 등 관용 컨테이너 수송차량을 투입했다.


한편, 윤석열 대통령은 용산청사 출근길에 민주노총 공공운수노조 화물연대본부(이하 화물연대) 총파업에 대해 "법과 원칙에 따라 대응하겠다"고 밝혔다. 국토부 관계자는 "일선 화물차 운전종사자들은 명분 없는 집단행동에 동조하지 말고 생업에 지속적으로 종사해 달라"고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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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물연대 총파업 돌입...진입로 막아 시멘트 물류 마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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