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종편집 2024-04-26(금)
 

미국이 가파르게 치솟는 물가를 잡기 위해 초강수 '자이언트 스텝'을 단행했다. 지난 1981년 말 이후 최악의 인플레이션에 놓인 미국 중앙은행이 물가를 잡기 위해 28년 만에 0.75%포인트 최대폭의 기준금리 인상 카드를 꺼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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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회견 하는 제롬 파월 연준 의장. 사진=EPA/연합뉴스

 

미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제롬 파월 의장은 추가로 7월에도 0.75%포인트 금리를 인상 가능성도 예고했다. '물가 잡기'를 위해 초강수 금리인상은 불가피하다는 입장을 밝혔다. 다만 일부 전문가들은 초강수 금리 인상이 오히려 경기 침체를 가져올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했다.


16일 연합뉴스 보도에 따르면 연준은 미국 현지시간 15일 이틀간의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를 마친 뒤 기준금리를 0.75%포인트 인상한다고 발표했다. 이번 인상으로 미국 기준금리는 종전 0.75∼1.00% 수준에서 1.50∼1.75% 수준까지 오르게 된다.


연준이 기준금리를 0.75%포인트 인상한 것은 '빅스텝'을 넘어 '자이언트 스텝'을 밟은 것이다. 기준금리 인상 최대폭에 해당하는 자이언트 스텝은 지난 1994년 이후 28년 만에 처음이다.


파월 의장은 이날 기자회견에서 "물가상승률이 너무 높았다"며 "계속되는 금리 인상이 적절할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특히 "오늘 관점으로 볼 때 다음 회의에서 50bp(0.5%p, 1bp=0.01%포인트) 또는 75bp(의 금리 인상) 가능성이 가장 높다"고 말해 향후 다시 자이언트 스텝을 밟을 수 있다고 시사했다.


앞서 연준은 지난 3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대유행 이후 물가상승를 잡기 위해 3년 만에 0.25%포인트 금리를 올리며 제로 금리 시대를 마감했다. 이어 지난달에는 22년 만의 최대폭인 0.5%포인트 금리인상, 이른 바 빅 스텝을 단행했다.


빅스텝을 결정했던 지난달 0.75%포인트 금리 인상인 자이언트 스텝 가능성에 대해서는 선을 그었던 파월 의장은 한달 사이에 허언이 됐다. 파월 의장은 6∼7월 0.5% 포인트 금리 인상을 고려한다고 말했지만, 기록적인 물가 상승세가 꺾이지 않자 결국 자이언트 스텝을 밟은 셈이다. 연준은 인플레이션이 정점에 이르렀다는 예측이 흔들리자 금리를 0.75%포인트 파격적으로 올리면서 향후 같은 수준의 자이언트 스텝까지 예고했다. 


지난 10일 미국 5월 소비자물가지수(CPI)는 지난해 동기 대비 8.6% 오르며, 1981년 12월 이후 40년 5개월 만에 가장 가파른 상승세를 보였다. 소비자물가지수 전망치가 꺾이지 않자 연준의 기준금리 0.5%포인트 인상을 예상했던 시장도 0.75%포인트 '자이언트 스텝'을 예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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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 연준 기준금리 인상. 이미지=픽사베이

 

향후 금리 전망을 보여주는 지표인 점도표(dot plot)를 보면 올해 말 금리 수준을 3.4%로 전망했다. 이는 지난 3월보다 1.5%포인트 오른 것이다. 점도표상 내년 말 금리 전망치는 3.8%로 종전보다 1.0%포인트 상향됐다. 또 연준은 올해 미국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3월에 내놓은 2.8%보다 1.1%포인트 낮은 1.7%로 하향 조정했다. 올해 물가상승률 전망치도 4.3%에서 5.2%로 올렸다.


연준은 성명에서 "최근 몇 달간 일자리 증가는 견고했고 실업률은 낮은 수준을 유지했다"며 "인플레이션은 대유행, 높은 에너지 가격, 광범위한 물가 압박과 관련된 수요와 공급의 불균형을 반영해 여전히 높다"고 분석했다. 파월 의장은 현재의 노동시장이 너무 경직돼 있다면서 "물가상승률을 2%로 낮추는 과정에서 실업률이 4.1%로 올라갈 수 있지만, 이 또한 역사적으로 낮은 수준"이라며 "현재의 3.6%는 지난 한 세기 동안 역대급으로 낮은 것"이라고 말했다.


연준은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은 엄청난 인명과 경제적 어려움을 야기하며, 이는 인플레이션에 추가적인 상승 압박을 가하고 글로벌 경제 활동에 부담을 준다"면서 "중국의 코로나 관련 봉쇄도 공급망 차질을 악화시킬 가능성이 크다"고 설명했다.


또한 "금리 목표 범위의 지속적인 증가가 적절할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연준은 "목표 달성을 방해할 수 있는 위험이 발생하면 통화정책의 입장을 적절히 조정할 준비가 돼 있다"며 "연준 평가는 공중 보건, 노동 시장 상황, 인플레이션 압력 및 기대치, 재정 및 국제 현황 등 광범위한 정보를 고려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날 0.75%포인트 금리 인상안은 대부분의 위원들이 찬성했다. 다만, 에스더 조지 캔자스시티 연방준비은행 총재만 0.5%포인 인상을 주장했다. 


1994년 이후 28년 만에 이례적인 조치인 자이언트 스텝을 단행한 후 주식시장은 오름세를 유지했고 10년물 미 국채 금리는 하락세로 돌아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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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연준, 기준금리 0.75%p 인상...28년만에 '자이언트 스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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