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종편집 2024-04-24(수)
 

우려가 또 현실이 됐다. 원숭이두창 환자가 국내에서 처음 발생했다. 아프리카 풍토병인 원숭이두창이 유럽을 통해 전세계로 확산되고 있는 가운데 결국 국내에서도 첫 환자가 해외로부터 입국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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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국제공항 입국장에 세워진 원숭이두창 관련 안내문. 사진=연합뉴스

 

질병관리청은 22일 브리핑에서 "21일 인천공항으로 귀국해 의심 증상을 보인 내국인 A씨에 대해 유전자증폭(PCR) 검사와 유전자염기서열 분석을 실시한 결과 확진자로 판정했다"고 밝혔다.


A씨는 지난 21일 오후 4시께 독일에서 한국으로 입국했다. 방역당국은 A씨에 대해 30대로 발표하면서 개인정보인 성별과 정확한 연령은 밝히지 않았다. 인천공항 입국 후 본인이 질병관리청에 의심 신고해 공항 검역소와 중앙역학조사관에 의해 의사환자로 분류됐다. 이후 공항 격리시설에서 대기했다가 국가지정 입원치료병상인 인천의료원에 이송돼 치료와 검사를 받았다.


A씨는 입국하기 전인 지난 18일 두통 증상이 있었다고 전했다. 입국 당시 37.0도의 미열과 인후통, 무력증(허약감), 피로 등 전신증상이 나타났고 피부 세포나 조직에 피부병변이 보였다. 임숙영 중앙방역대책본부 상황총괄단장은 "확진자가 독일에서 의심환자에 대한 접촉 이력이 있다고 진술했다"며 "환자의 건강상태는 전반적으로는 양호해 해열제 처방 등 대증요법을 중심으로 치료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역학조사 결과 국내에서 A씨에 대한 고위험 접촉자는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A씨는 공항 검역대에서 신고를 해서 검역관과 병원에 인계됐다. 방역 당국은 A씨가 탑승한 비행기의 인접 좌석 승객에 대해서는 능동감시를 하기로 했다. 

 

비행기 탑승자 중 A씨의 앞과 뒷자리, 대각선 좌석에 있던 승객 8명에 대해서는 중위험으로 분류하고 보건소에서 하루 1~2회 증상을 모니터링하는 방식으로 21일 동안 능동 감시를 한다. 

 

질병청은 접촉자를 고위험-중위험-저위험 3단계로 분류하는데, 이 중 고위험군은 확진자에게 증상이 나타난 지 21일 이내에 접촉한 동거인, 성접촉자 등을 말하며, 21일간 자가격리를 해야 한다.


비행기 승무원 2명을 포함한 41명의 탑승객은 저위험으로 분류해 21일간 증상이 있을 경우 스스로 방역당국에 보고하는 수동감시를 하기로 했다.


한편 A씨와 같은 날인 21일 의심환자로 신고된 외국인 B씨는 음성 판정이 나왔다. B씨는 수두 감염으로 확인됐다. B씨는 19일 증상이 발생한 뒤 20일 항공편으로 국내에 입국했으며 21일 오전 부산 소재 병원에 내원해 격리 치료를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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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96∼1997년에 발생한 아프리카 콩고의 원숭이두창 환자. 사진=로이터/연합뉴스

 질병관리청은 원숭이두창 환자가 발생하자 이날 위기평가회의를 개최해 감염병 위기 수준을 '관심'에서 '주의'로 격상했다.


위기평가회의에서 전문가들은 "국내 일반 인구에서의 전파 위험은 낮기 때문에 과도한 긴장이나 지나친 우려는 불필요하지만 긴 잠복기를 갖는 질병의 특성으로 인해 방심해서는 안된다"고 자문했다. 


해외 유입 감시도 강화해 하반기 원숭이두창에 대한 검역관리지역을 지정하고 발생이 빈발하는 국가들에 대해서는 발열 기준을 높이기로 했다.  


아울러 국내 입국시 문자와 검역정보 사전입력시스템을 통해 활용 안내를 강화해 입국자들의 건강상태질문서 자진 신고율을 높일 방침이다.


하지만 이미 원숭이두창 환자가 국내에 입국했다. 입국 과정 중 의심증상을 확인하지 못했다. 신고를 독려하는 정도로는 원숭이 두창 환자의 국내 유입을 완전 차단하는 것은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확진자는 피부 병변의 가피 탈락 등으로 감염력이 소실되거나 회복이 확인될 때까지 격리된다. 확진자와 접촉한 경우 최대 21일간 격리해야 한다. 


원숭이두창은 바이러스 감염에 의한 급성 발열 발진성 질환으로 증상은 두창과 유사하나 중증도는 낮은 것으로 알려졌다. 


주로 유증상 감염환자와의 밀접접촉을 통해 감염된다. 감염 증상으로 발열, 두통, 근육통, 근무력증, 오한, 허약감, 림프절 병증 등을 나타나고 1∼3일 후에 발진 증상을 보인다. 증상은 감염 후 5∼21일을 거쳐 2∼4주간 지속될 수 있다.증상은 평균적으로 6일에서 13일까지 나타난다. 


호흡기를 통한 감염이 가능하지만 바이러스가 포함된 미세 에어로졸을 통한 공기전파는 흔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만큼 전파력이 높지는 않다. 

 

세계보건기구(WHO)는 원숭이두창의 치명률을 3~6%로 보고 있다. 신생아, 어린이, 면역저하자에게 치명적이다. 


원숭이두창은 아프리카 풍토병으로 지난달 7일 영국에서 첫 발병이 확인된 뒤 유럽 전역과 미국 등 전세계로 확산 중이다.지금까지 전세계 총 52개국에서 3127명이 원숭이두창에 확진됐다. 의심환자도 117명에 이른다. 영국에서만 794명이 확진됐고 스페인 520명, 독일 469명, 포르투갈 304명, 프랑스 277명 순으로 유럽에서 감염자가 다수 발생했다.   


아시아에서는 이스라엘 11명, 아랍에미리트 13명, 레바논 1명, 싱가포르 1명, 그리고 국내에서 1명 확인되면서 5개국 27명으로 집계됐다. 중동을 제외하면 한국과 싱가포르에서만 원숭이두창 환자가 발생한 셈이다.


앞서 지난달 24일 원숭이두창에 대한 검역을 강화한 방역당국은 같은달 31일 위기 경보 수준 '관심' 단계를 발령했다. 이어 지난 7일에는 2급 법정감염병으로 지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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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숭이두창 국내 첫 확진자 발생…독일서 입국한 내국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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