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종편집 2024-04-25(목)
 

원숭이두창의 국내 첫 확진자가 해외에서 인천공항을 통해 입국할 때 증상이 있었는데도 불구하고 검역대를 무사 통과한 것으로 드러났다. 국내에서 첫 발생한 원숭이두창 환자 사례는 처음부터 방역에 구멍이 뚫린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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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숭이두창 국내 첫 확진자가 발생한 다음날인 23일 영종도 인천국제공항 제2여객터미널 모니터에 '원숭이두창 감염병 주의' 안내문이 표시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더군다나 방역당국은 원숭이두창 첫 확진자가 인천공항 검역대를 통과하기 전 자진 신고를 한 것처럼 발표했으나 사실과 달랐다. 첫 확진자는 증상이 있는 상태에서 검역대를 통과한 후 나중에 자진신고를 한 것으로 드러났다.  


질병관리청은 지난 23일 원숭이두창 확진자 A씨가 독일에서 출발한 비행기를 타고 인천공항을 통해 입국하던 지난 21일 검역대를 통과한 후 공항 로비에서 전화로 질병관리청에 의심 신고를 했다고 밝혔다.


역학조사 결과 A씨는 입국 당시에는 37.0도의 미열과 인후통, 무력증, 허약감, 피로 등 전신증상과 피부병변의 증상이 있었지만, 입국 전 작성하는 건강상태질문서에는 이같은 증상을 적지 않았다고 방역당국은 설명했다. 


같은 날 입국했던 의심환자 중 한 명은 '수두'로 판정을 받았지만 입국 당시 건강상태질문서에 '증상없음'으로 표시해 검역대를 빠져나온 후 하루가 지나 격리 조치되면서 검역 체계에 구멍이 뚫렸다. 거짓으로 '무증상' 신고를 한 의심환자는 입국 후 하루가 지나서야 병원에 내원한 뒤 격리된 것으로 알려졌다. 그 사이 대인 접촉을 했을 가능성도 있다. 

 

현재 해외에서 입국시 원숭이두창 관련 방역 수칙은 자진신고를 통해 이뤄진다. 증상이 있어도 허위 신고를 할 경우 방역에 구멍이 생길 수 밖에 없다.  


방역 당국은 원숭이두창에 대한 검역을 강화했다고 하지만 결과적으로 의심환자도 걸러내지 못하는 상황이 발생했다. 원숭이 두창 방역에 구멍이 뚫린 셈이다. 오미크론 변이 첫 확진자였던 인천 목사 부부의 사례와 비슷하다. 한 번의 거짓말이 감염 확산을 초래할 우려가 크다. 

 

검역 과정에 허점이 생겼지만 다행히 격리해야 하는 '고위험 접촉자'는 없었다고 질병관리청은 발표했다. 


방역당국은 지난 22일 첫 확진자가 발생한 후 검역 과정에 구멍이 뚫렸다는 지적이 나오자 출입국자 대상 문자메시지와 검역정보 사전입력시스템 활용 안내를 강화해 입국자들의 건강상태질문서 자진 신고율을 높이겠다는 대응방안을 내놨다.


원숭이두창 첫 확진자 발생 이후 지역사회 전파 가능성이 제기되자 방역당국은 "과도한 긴장이나 지나친 우려는 불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질병관리청은 무증상 입국자에 의해 원숭이두창이 지역사회로 퍼졌을 가능성을 묻자 "비말 등이 주된 감염 경로인 코로나19와는 달리 확진자와 밀접 접촉한 경우가 아닌 국내 일반 인구에서의 전파 위험은 상대적으로 낮다"고 설명했다. 


다만 "잠복기 중 입국하거나 검역단계에서는 증상을 인지하지 못하는 경우, 향후 지역사회에서 감염된 환자가 나올 수도 있다"며 "국내에 입국한 의심환자를 놓치지 않고 진단하는 것이 우선 중요하다"고 말했다.


이어 "발생 국가를 방문 또는 여행하는 국민들의 개인 위생수칙 준수 및 신고, 의료계의 적극적인 의심환자 감시와 신고를 당부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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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숭이두창 첫 확진자도 검역대 통과 후 신고"...방역당국 사실 숨겼다가 정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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