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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최종편집 2025-03-28(금)
 

나이 먹고 말수를 줄이기란 좀처럼 쉽지 않다. 특히 사회생활을 하다 보면 더욱 그렇다. 비즈니스를 하다 보면 어느새 가르치고 있고 잘난척으로 끝난다. 파트너들은 도망갈 타이밍만 찾는다.


최근 한 선배를 알게 됐다. 해외 출장 중에 그 선배는 버스 안에서 책을 펴고 있었다. 일을 하면서도 묵묵했다. 묻지도 따지지도 않았다. 그저 읽고 기록했다. 말을 아끼는데 능숙해 보였다.


그에 비하면 이 후배는 '수다맨'이다. 모든 걸 입으로 푼다. 단내 풍기며 털어내고 옆 사람이 다른 곳을 쳐다봐야 겨우 멈춘다. 그렇게 점점 속빈 강정이 되어 간다.


어느 날 그 선배로부터 우편물이 왔다. '부산, 사람'이라는 시· 사진집이었다. 사진 절반, 시 절반쯤 담긴 책자인데 표지의 붉은 노을과 진청색의 바다가 '외유내강 태극 문양'을 떠올리게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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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 사람' 표지

 

시인 최주식. 이 선배의 본업은 자동차 칼럼니스트로 <오토카 코리아> 편집장이다. '20세기 자동차 열전' '더 헤리티지 오브 더 슈퍼카' 등이 그의 편저다.


딱딱하고 스피디하며 차가우며 하이테크한 직업 군에 가열차게 녹아 든 그다.


그런 선배가 뜻밖에 건넨 메시지는 웬걸…. 무뚝뚝하고 텁텁하며 숫기없되, 푸근하고 간결하며 바다 마냥 깊었다.


'이런, 당장 말부터 줄여야 하겠다.'


'부산, 사람' 시·사진집 첫 장에 소개된 '느리게 걷다'라는 시를 소개하며 그 울림을 간직하고 싶다.


느리게

걷다


아침에는 가득 찼다가

저녁이면 텅 비어 오는 나는

가득 찼을 때나

텅 비었을 때나

아무 소리를 내지 않는다


그건 내가 느리게 걷는 사람의

손에 들려 있기 때문이지

느리게 걷는 사람들의

느린 시간 속에서

만들어진 배는

세상 어느 배보다

바다에서

강한 법이다


느리게 걷는 사람들의

밥을 품은 나도

그러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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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 사람' 그는 무뚝뚝한 게 아니라 그저 시를 쓰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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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입력 : 2024.11.09 23: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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