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YD, 기술 기반 신뢰로 승부…”한국은 글로벌 전략의 핵심 거점”
류쉐량 BYD 아시아태평양 총괄 대표 국내서 첫 공식 인터뷰
글로벌 전기차 시장에서 가장 빠르게 성장하는 중국의 BYD가 올해 1월 한국 승용차 시장에 공식 진출했다. 이후 ‘2025 서울모빌리티쇼’를 통해 국내 모터쇼에 처음으로 모습을 드러내며 본격적인 시장 확대에 나섰다.

BYD 아시아태평양 지역 총괄인 류쉐량 대표는 서울모빌리티쇼 현장에서 열린 기자간담회를 통해 처음으로 한국 언론과 공식적으로 만났다. 그는 한국 시장 진출의 배경과 전략, 제품 포트폴리오, 브랜드 방향성, 기술 경쟁력, 미래 비전 등 다양한 주제에 대해 심도 있는 입장을 밝혔다.
류 대표는 “한국은 전기차 전환 속도가 빠르고 소비자의 기대 수준도 매우 높은 시장”이라며 “BYD는 가격 경쟁력과 기술에 대한 신뢰를 바탕으로 장기적인 브랜드 정착을 목표로 하고 있다. 프리미엄과 대중성을 모두 아우를 수 있는 브랜드로 자리매김하겠다”고 강조했다. 아래는 류 대표와의 일문일답.
Q. 한국 전기차 시장은 점차 고급화되고 있으며, 브랜드 충성도와 감성적 가치가 중요한 요소로 부각되고 있습니다. BYD는 이러한 흐름에 어떻게 대응할 계획인가요?
-전기차 시장은 이제 내연기관차에서 전기차로 전환되는 초기 단계입니다. 이 과정에서 ‘감성 브랜드’라는 개념은 하루아침에 만들어지는 것이 아니라, 경험을 통해 쌓여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저희는 딜러사와 협력해 더욱 다양한 시승 프로그램을 기획하고 있습니다. 이를 통해 한국 소비자들이 전기차와 내연기관차의 차이를 직접 느낄 수 있도록 하겠습니다. 저는 소비자가 BYD 차량을 직접 체험하는 과정에서 성능과 품질, 안전성에 대한 신뢰가 쌓이면 그것이 곧 ‘브랜드 이미지’가 된다고 보고 있습니다. 감성은 기술 위에 얹어지는 결과물입니다.
Q. 친환경차 인증과 보조금 확정이 지연되면서 초기 시장 대응이 늦어졌다는 지적도 있습니다. BYD만 특별히 까다로운 기준을 적용받은 것은 아닌가요?
-BYD는 한국에 처음 진출하는 신규 브랜드입니다. 한국 정부와 제도에 대한 이해와 준비가 필요했고, 때마침 새로운 기준들이 저희에게 적용되면서 인증 일정이 다소 지연됐습니다. 그러나 이를 ‘불합리’로 보지는 않습니다. 한국 소비자와 제도에 대한 존중은 BYD의 기본 원칙입니다. 당연히 따라야 할 과정이었고, 저희는 이를 철저히 준비해왔습니다. 사실상 한국 시장은 저희에게 단기 성과보다는 장기 신뢰를 쌓아야 하는 무대입니다. 인증, 보조금, 고객 커뮤니케이션 하나하나에 성실히 임하고 있습니다.
Q.BYD는 브랜드 정착을 중요한 과제로 강조해오고 있습니다. 단순한 판매 수치를 넘어선 ‘정착’의 기준은 무엇이며, 이를 어떻게 판단하는지 구체적으로 설명해주세요.
-BYD가 하나의 브랜드로서 ‘정착했다’는 판단은 단순한 판매량보다는, 소비자 인식의 깊이에 달려 있다고 봅니다. 예를 들어 저희는 지난 10년간 한국에서 전기 상용차, 특히 전기버스를 꾸준히 공급해왔습니다. 올해는 전기버스 공급 10년이 되는 해이기도 합니다. 그동안 서울, 수도권, 지방에서 점차 공급량이 늘고 있으며, 이는 한국 소비자와 산업계가 저희를 ‘인정’하고 있다는 증거라고 생각합니다. 승용차 역시 같은 방식으로, 느리지만 확실하게 인식을 넓혀갈 것입니다. 제품을 체험하고, 신뢰를 쌓고, 다시 선택하는 구조가 BYD의 ‘정착 기준’입니다.
Q. 현대차와 기아차가 절대적인 점유율을 차지하고 있는 한국 시장에 진출한 이유는 무엇입니까? BYD에게 한국은 단기 실적을 위한 시장입니까, 아니면 장기적인 글로벌 전략의 일환으로 바라보고 있는 시장입니까?
- BYD는 자동차 사업에 뛰어들기 전부터 삼성, LG 등 한국 기업들과 긴밀한 협력 관계를 맺어 왔습니다. 한국은 단순한 시장이 아니라, BYD 글로벌 비즈니스 네트워크의 핵심 축입니다. 기술적으로도 배터리, 반도체 등 모든 가치사슬이 연결돼 있습니다.
자동차 시장에서도 한국은 단지 ‘판매처’가 아닌 ‘전략 거점’입니다. 친환경 산업의 선도국으로서, BYD가 기술과 경험을 기반으로 더 나은 변화를 이끌어갈 수 있다고 믿습니다.
Q. 서울모빌리티쇼에서 다양한 차종을 공개하셨습니다. 각 모델이 지닌 시장 포지셔닝과 한국 시장을 겨냥한 제품 전략을 설명해주세요.
-아토3는 뛰어난 가성비와 유려한 디자인, 실용적 사양으로 진입 장벽을 낮추는 역할을 합니다. 반면 ‘씰(SEAL)’은 저희의 차세대 C2B(Cell to Body) 배터리 기술을 탑재한 세단으로, 고급 승차감과 전기차의 새로운 주행 경험을 제공합니다. ‘실라이언’은 SUV 모델로 패밀리 고객을 타깃으로 하고 있습니다. 모든 모델은 각각의 포지셔닝이 명확합니다. 또한 아직 출시 일정을 확정하지 않은 프리미엄 모델들도 한국 시장의 반응에 따라 순차적으로 도입할 계획입니다.
Q. BYD는 아시아 태평양 지역을 중심으로 빠른 성장세를 보이고 있습니다. 전기차 시장 내에서 이러한 확장을 가능하게 한 핵심 경쟁력은 무엇이라고 보십니까?
-저희 경쟁력의 핵심은 ‘내재화’입니다. 배터리, 모터, 전기 제어 시스템 등 전기차의 핵심 부품을 모두 자체적으로 생산합니다. 여기에 강력한 수직 계열화 능력과 대규모 생산 역량이 더해져 있습니다. 작년에는 글로벌 427만 대를 판매했습니다. 이는 생산 능력 이상의 시장 대응 능력을 보여주는 수치입니다.
Q. BYD 가격 전략이 궁금합니다. 시장에서는 저가 공세와 프리미엄 포지셔닝이라는 양극단의 전략이 공존하고 있는데, BYD는 어떤 방향성을 지향하고 있습니까?
-한국뿐 아니라 글로벌 시장에서도 BYD는 일관되게 ‘합리적 가격’을 추구합니다. 특정 시장에서 무조건 싸게, 혹은 고가로만 접근하는 이분법적 전략은 저희와 맞지 않습니다. 딜러사, 금융사, 보험사 등 다양한 파트너들과 협력해 시장에 맞는 가격을 책정하고, 고객 피드백도 적극 반영합니다. 실질적으로는 ‘가성비’가 아닌 ‘가치 중심 가격’을 지향합니다.
Q. 최근 샤오미 전기차 화재 사고로 인해 전기차 배터리의 안전성에 대한 우려가 다시 제기되고 있습니다. BYD는 이러한 상황에서 자사 차량의 안전성과 관련해 어떤 기술적 대응과 전략을 갖고 있는지 궁금합니다.
-BYD는 전 세계에서 1200만 대 이상 친환경 차량을 공급했습니다. 이 중 배터리로 인한 화재 사례는 없습니다. 배터리 셀, 모듈, 제어 시스템 모두 저희가 직접 설계하고 제조합니다. 그만큼 안전성에 대한 자신감이 큽니다. 또한, LFP 배터리는 재활용 효율도 뛰어납니다. 현재 중국뿐 아니라 해외에서도 폐배터리 회수 시스템을 운영하고 있으며, ESS(에너지 저장 시스템)용 2차 사용을 포함해 다양한 재활용 전략을 구사하고 있습니다.
Q. 국내에서는 아직 일반 정비소의 전기차 정비 역량이 부족하다는 지적이 많습니다. BYD는 한국 내 정비 생태계 강화를 위해 기술 공유나 교육 프로그램 운영 등 구체적인 계획을 갖고 계신가요?
-아직 구체적인 실행 계획은 없지만, 교육 프로그램에 대한 의지는 매우 높습니다. 특히 고전압 시스템에 대한 정확한 이해와 안전 교육이 필요한 시점이라고 생각합니다. 한국 내 전기차 정비 생태계 확장을 위해 필요한 정보와 기술을 공유할 준비가 되어 있으며, 유관기관에서 좋은 제안을 주신다면 열린 자세로 협력할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