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법인세 환원·배당소득 과세 손질…“감세 정상화·투자유인 보완 필요” 지적도
이재명 정부 출범 이후 첫 세제개편안이 모습을 드러냈다. 지난해 말 정국 혼란 속에서 출범한 만큼 책임을 모두 정부에 묻기는 어렵다는 시각도 있다. 그러나 이번 개편안에는 새 정부 조세정책의 기본 방향이 담겨 있다는 분석이 우세하다. 정부는 '상생과 회복의 마중물'이란 취지에서 이번 세제개편안을 내놨다고 설명했지만, 시장과 시민사회 일각에서는 "여전히 미흡하다"는 평가가 뒤따른다.
◇ 감세 기조 되돌리기…35.6조 세입 확보 계획
정부는 지난 윤석열 정부 시기 약 90조 원 규모의 감세로 인해 초래된 재정 불균형과 글로벌 리스크 대응을 위한 재정 확보 필요성을 강조했다. 이번 개편안은 향후 5년간 약 35조6000억 원의 세입을 추가 확보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일각에서는 이를 '증세'로 보기도 하지만, 연이은 세수 결손과 낙수효과의 부재를 고려할 때 ‘조세 구조 정상화’에 더 가깝다는 분석도 나온다.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경실련)은 "이번 개편은 재벌·대기업 중심의 감세로 줄어든 세입을 회복하려는 고육지책 성격이 강하다"고 평가했다.
◇ 법인세율 환원은 “필수적”…해외 자회사 배당 과세 정상화는 미흡
법인세율을 25%로 환원한 조치는 대체로 긍정적인 반응을 얻고 있다. 윤석열 정부가 2022년 인하한 법인세율을 다시 원상복구한 것이다. 그러나 실질적인 세입 확대를 위해서는 실효세율 제고 방안이 병행돼야 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특히, 2022년 도입된 해외 자회사 수입배당금의 익금 불산입(95%) 제도는 국내 대기업의 해외 투자 쏠림을 유발해 오히려 국내 설비투자를 감소시켰다는 비판도 있다. 경실련은 “해외 배당에 대한 무과세는 국내 경기 냉각을 초래할 수 있다”며 개선 필요성을 제기했다.
이번 개편안에 포함된 고배당 기업에 대한 배당소득 분리과세 방안은 자본시장 활성화를 목표로 한다. 그러나 일각에서는 “결국 감세 혜택이 자산가에게 집중될 것”이라는 비판이 적지 않다.
경실련은 "소액주주의 권리를 보호하려면 배당 유보에 대한 규제를 먼저 손질해야 한다"며 "대주주 감세보다 자본시장 내 사익 편취 구조를 고치는 것이 우선"이라고 주장했다.
◇ 주식 양도소득세 기준 환원엔 ‘신중론’…시장 불안 우려
정부는 대주주 양도소득세 기준을 기존 50억 원에서 10억 원으로 되돌릴 방침이다. 이는 조세 형평성과 재정 확보 측면에서 타당하다는 의견도 있지만, 연말 ‘대주주 회피 매물’로 인한 시장 불안과 주가 하락 우려가 뒤따른다.
이에 대해 경실련은 “대주주 여부보다 양도차익에 따라 과세하는 것이 합리적”이라며 과세 기준 전환을 제안했다. 또한 증권시장 과세 체계 전반에 대한 구조적 개편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민생 안정 측면에서는 자녀 수에 따른 신용카드 소득공제 한도 확대와 보육수당 비과세 한도 상향 등이 포함돼 긍정적 평가를 받고 있다.
지역사랑상품권 사용 시 기업 업무추진비 손금 산입 확대와 고향사랑기부금 세액공제 확대도 지역경제 활성화의 일환으로 기대를 모은다. 다만, 상품권의 현금화(깡) 우려에 대한 관리 규정 보완도 필요한 상황이다.
OECD/G20의 글로벌 최저한세 체계에 따른 내국추가세(DMTT) 도입도 포함됐다. 이는 다국적 디지털 기업들의 조세 회피를 방지하고, 국가 간 실효세율 확보를 위한 조치로 해석된다.
경실련은 향후 논의에서 종부세 공정시장가액 비율 복구, 부동산임대소득 과세 강화 등 부동산 조세 정상화가 함께 추진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문재인 정부의 부동산 실패를 반복하지 않기 위해선, 시장 억제보다는 감세된 부동산 세제를 바로잡는 접근이 필요하다”는 설명이다.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은 “정부와 국회는 지금이라도 공익적 관점에서 조세정책을 설계하고, 과감하게 실행할 ‘정치적 뚝심’을 보여야 할 것”이라며 “국민 대다수가 감세가 낳은 세수 결손과 그 파장을 인식하고 있는 만큼, 이제는 공정한 조세 정상화를 위한 사회적 합의의 시간”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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