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일교 한학자 총재가 17일 김건희 특별검사팀에 피의자 신분으로 출석했다. 앞서 세 차례 소환 요구에 불응했으나 국민의힘 권성동 의원이 구속된 직후 출석을 선택했다. 그는 조사에 앞서 취재진에게 “내가 왜?”라는 반문을 남겼으며, 약 9시간 30분 동안 조사를 받은 뒤 귀가했다.
특검은 한 총재와 통일교 고위 인사들이 2008년부터 2011년 사이 미국 라스베이거스 카지노에서 수천억 원대 도박을 했다는 정황을 수사 중이다. 일부 보도에서는 기간을 2010년대 초반까지 확장해 제기하고 있다. 도박 규모는 약 4,200만 달러(한화 580억 원대)로 추정되며, 특검은 호텔 문서와 카지노 멤버십 기록 등을 확보한 것으로 알려졌다.
원정도박 의혹과 더불어 자금의 출처도 쟁점이 되고 있다. 교단 자금이 도박 자금으로 사용됐는지, 불법 환치기나 외화 반출이 있었는지, 회계 장부가 조작·삭제되며 불법 사용이 은폐됐는지 여부가 조사 대상이다. 특검은 교단 회계 프로그램 일부 기록이 삭제되고, 총무국과 재무국 컴퓨터가 포맷된 정황을 확보했다고 밝혔다.
사건은 정치권과도 연결돼 있다. 2022년 10월 권성동 의원이 통일교 전 세계본부장 윤모 씨에게 “한 총재님 카지노 하시냐”라는 말과 함께 경찰 내사 정보를 전달했다는 내용이 공소장에 적시됐다. 이후 통일교 내부에서 압수수색에 대비한 자료 정리 지시가 내려졌고, 회계 기록 삭제 등 증거 인멸이 있었다는 것이 특검의 판단이다. 권 의원은 현재 불법 정치자금 수수 혐의로 구속돼 있으며, 기밀 유출 의혹에 대해서는 부인하고 있다.
불법 정치자금 제공 의혹도 수사 범위에 포함된다. 특검은 한 총재가 권 의원에게 2022년 대선 전후 1억 원대 자금을 지원했다는 의혹, 같은 해 금품이 담긴 쇼핑백을 전달했다는 정황, 2023년 전당대회에서 교인들을 당원으로 가입시켜 권 의원을 지원했다는 혐의를 확인하고 있다.
한학자 총재는 영상 메시지를 통해 “내 지시로 불법 정치자금을 제공했다는 주장은 허위”라며 “정치적 청탁이나 금전 거래를 지시한 사실이 없다”고 밝혔다. 권성동 의원 또한 통일교로부터 금품을 받은 사실이 없다고 반박했다. 여기에 더해 교단은 윤영호 전 세계본부장의 부인을 교단 자금 횡령 혐의로 고소했다는 보도도 나왔다. 특검은 윤 전 본부장이 권 의원과 자금 거래를 주도했다는 정황을 조사하는 한편, 교단 내부 자금 관리 과정에서의 불법 사용 여부도 살펴보고 있다.
특검은 이번 사건을 해외 원정도박, 외환거래 위반, 교단 회계 조작, 수사기밀 유출, 정치자금 제공 등 다섯 갈래로 수사하고 있다. 향후 쟁점은 라스베이거스 기록의 진위, 자금 출처와 외환법 위반 여부, 증거 인멸 지시 여부, 정치권 연루 범위가 될 전망이다.
현재 수사는 진행 중이며, 모든 의혹은 사법 판단을 통해 최종적으로 확정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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