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 비축기지 평균 52.3년 노후
- 법적 정밀안전진단 기준 부재로 안전 검사 ‘제각각’
기후위기와 세계 공급망 불안으로 식량 비축의 중요성이 커지고 있는 가운데,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 이하 공사)가 운영하는 농산물 비축기지가 평균 50년 이상 된 노후 시설에 의존하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정밀 안전진단 기준도 없어 국민 먹거리 안전에 대한 심각한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서천호 국민의힘 국회의원(국회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회, 경남 사천ㆍ남해ㆍ하동)이 23일, 공사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공사가 관리하는 비축기지 6개소는 평균 52.3년이 지난 노후 시설인 것으로 나타났다. 게다가 콩·참깨·팥 등 주요 식량자원을 저장하고 있음에도 정밀 안전진단 기준조차 마련되지 않은 상태다.
공사는 현재 자체 시설관리지침에 따라 연 2회 안전점검을 시행하고 있다고 밝히고 있으나, 이는 외관 위주의 단순 점검에 불과하며, 정밀 안전진단은 법적 의무가 아니어서 기지별로 임의로 운영되고 있다.
실제로 정부와 공사가 관리하는 14개 비축기지 중 6개소는 정밀안전진단을 한 번도 실시하지 않았으며, 진단을 실시한 기지조차 13년 또는 20년 만에 한 차례 이뤄지는 등 명확한 기준이 없는 것으로 확인됐다.
회덕, 청주, 광주, 전주 등 일부 기지는 1970년대에 준공돼 이미 건물 구조의 안전수명이 지난 상태지만, 차기 진단 계획은 2030년대 중후반 또는 2040년대에나 예정돼 있어 사실상 방치되고 있다.
문제는 이 같은 시설이 단순 창고가 아니라 국가 식량안보의 핵심 기반이라는 점이다. 비축기지 노후화로 인해 지붕 누수, 콘크리트 균열 등 구조적 결함이 지속적으로 보고되고 있다.
또한 10℃ 이하 유지가 불가능한 기지는 채소·과일 등 부패가 빠른 품목 저장이 불가능해, 정부가 추진하는 ‘비축 확대’ 정책이 현장에서 작동하지 않는 실정이다. CA(Controlled Atmosphere) 저장과 같은 최신기술을 적용하기는커녕, 냉동기 내용연수조차 초과해 사실상 ‘쌓아두는 보관’ 수준에 머물러 있는 것이 현실이다.
그런데도 정부의 예산 편성은 제자리걸음이다. 최근 5년간 비축기지 개보수 및 시설유지 예산은 대부분 현상 유지 수준에 머물렀으며, 신축 예산은 전혀 배정되지 않았다. 정부는 비축기지 현대화ㆍ신설 계획에 대해 “농안기금 재정 여건을 고려해 원점 검토 중”이라는 입장을 반복하고 있으나, 이는 사실상 아무런 계획도 세우지 않고 있다는 말과 다름없다는 비판을 피하기 어렵다.
서천호 의원은 “국민의 생명을 지키는 식량을 50년 된 창고에 맡기는 것은 안전 부실을 넘어 국가 책무를 포기하는 것”이라며, “정부는 더 이상 예산 탓을 하지 말고 비축기지 정밀안전관리와 현대화 로드맵을 즉시 추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BEST 뉴스
-
[단독] 환율 미쳤다…미국 공항서 달러당 2100원에 거래 중
미국에서 1달러를 매입하려면 한화를 2000원 이상 지불해야 하는 것으로 드러났다. 그만큼 원화 가치가 약세를 면치 못하고 있다는 의미다. 일러스트=픽사베이 13일 미국 캘리포니아 현지 관계자에 따르면, 12일(현지시간) LA LAX공항 내부 환전소에서 교민들이 달러를 구입할 ... -
올림픽대로 끝자락 ‘스테이지28’ 민간 표지판이 9개나?
서울 강동구 고덕동, 올림픽대로의 끝자락을 달리다 보면 눈에 띄는 표지판이 있다. KB뉴스영상 화면 갈무리 출처=KBS ‘3차로로 진입하세요’라는 안내 바로 옆에 ‘스테이지28 방향’이라는 글씨가 붙어 있다. 분기점에도, 진입로에도, 측도에도 같은 표지판이 반복된다. 세어보니 ... -
[단독] 삼성 갤럭시폰, 이미지 파일로 원격 해킹 가능?
반고흐 미술관의 오디오 가이드 기기로 사용되는 갤럭시 S25+를 사용하는 모습 사진=삼성전자 제공 삼성전자의 갤럭시폰에서 제로데이 보안 취약점(CVE-2025-21043)이 확인됐다. 제로데이 공격은 보안 취약점이 발견되었을 때 그 문제의 존재 자체가 널리 공표되기도 전에 ... -
신원근 진학사 대표, 국감 증인 출석… ‘스타트업 기술탈취’ 의혹 도마에
신원근 진학사 대표가 22대 국회 국정감사 증인으로 출석해 중소기업 기술탈취 관련 질의를 받게 됐다. 29일 국회에 따르면 신 대표는 오는 10월 14일에 열리는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산자위)의 국정감사에 출석요구될 증인 명단에 포함됐다. 신원근 진학사 대표 사진출차=SNS ... -
가평 크리스탈밸리CC서 카트 추락…70대 근로자 사망
18일 오후 1시경 경기도 가평군 상면 대보리 소재 크리스탈밸리 컨트리클럽(CC) 내 도로에서 작업용 카트가 5미터 아래로 추락해 70대 근로자 2명이 숨지는 사고가 발생했다. 경찰과 소방당국은 즉시 구조에 나섰으나, 두 사람 모두 심정지 상태로 발견돼 병원으로 이송된 뒤 사망 판정을 받았다. 사... -
[단독] FDA에 이름 오른 '에이피알'… 'K-뷰티 신화'에 드리운 먹구름
에이피알(APR) 김병훈 대표 사진=연합뉴스 ‘메디큐브(Medicube)’로 대표되는 에이피알(APR)은 국내를 넘어 세계 시장에서 K-뷰티의 새로운 신화를 써 내려가고 있다. 에이피알을 이끄는 김병훈 대표는 ‘디지털 감각’과 ‘공격적 마케팅’으로 SNS 중심의 브랜드 확산 전략을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