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보안 무너지고 지배구조도 흔들려… API키·소스코드까지 노출 의혹
세아그룹이 내부정보 유출 의혹과 총수 3세 사익편취 소송 패소라는 두 가지 중대 악재에 동시에 직면했다. 보안과 지배구조라는 기업 운영의 핵심 축이 함께 흔들리면서 세아그룹의 리스크 관리 시스템 전반에 심각한 문제가 있는 것 아니냐는 비판이 커지고 있다.
최근 다크웹 해킹 포럼에는 세아홀딩스 내부 개발자료로 보이는 파일이 게시되었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해당 게시물을 올린 해커는 “세아홀딩스를 공격한 것이 아니라 협력업체 서버를 통해 세아 내부 시스템 정보가 연쇄적으로 노출됐다”고 주장하며 소스코드, 서버 설정 파일, API 키, 액세스 키, 하드코딩된 인증정보, 심지어 다운로드 가능한 샘플 파일까지 공개했다.
특히 API 키나 접근 권한이 외부로 넘어간 경우 정상 사용자로 위장하여 내부 시스템에 침투할 수 있어 보안 업계는 “단순 침해 수준을 넘어선 중대 사고”라고 보고 있다. 그럼에도 세아홀딩스는 해당 의혹에 대한 사실 확인, 조사 여부, 대응 계획 등 어떠한 입장도 내놓지 않았다.
해킹 의혹이 이어지는 가운데, 세아그룹은 총수 3세의 개인회사와 계열사가 관련된 사익편취 사건에서도 법원에서 연속 패소했다. 서울고등법원은 세아그룹이 공정거래위원회 처분을 취소해달라며 제기한 소송에서 공정위의 시정명령과 약 32억 원대 과징금 부과 조치가 모두 정당하다고 판단했다.
사건은 세아 오너 3세 이태성 사장이 100% 지분을 보유한 개인회사 HPP가 2015년 CTC를 인수한 뒤, 계열사 세아창원특수강이 CTC에 시장보다 훨씬 낮은 가격으로 원재료를 공급해 적자를 떠안고 CTC의 매출과 지위를 비정상적으로 높여준 구조가 드러나면서 시작됐다.
이후 HPP는 CTC 제조사업부를 세아창원특수강에 되팔아 약 72억 원의 차익을 얻었다. 이 금액을 포함한 자금은 결국 세아홀딩스 지분 취득에 사용되어 총수 3세의 지배력이 강화되는 결과로 이어졌다. 법원은 이를 전형적인 부당 내부지원이자 총수 일가 사익편취로 판단했다. 세아그룹은 대법원에 상고했지만 1·2심 판단을 뒤집을 수 있을지는 불투명하다.
보안 의혹과 사익편취 소송 패소는 각각 다른 분야에서 발생한 사건이지만, 전문가들은 두 사안을 관통하는 공통된 문제로 ‘리스크 관리 부재’를 지적하고 있다.
협력사 해킹만으로 지주사급 핵심 정보가 다크웹에 유출된 점은 세아그룹의 공급망 보안 체계가 사실상 작동하지 않았음을 보여주며, 총수 3세 개인회사 중심의 내부거래 구조는 그룹 내 준법·감사 시스템이 제대로 기능하지 않았다는 방증이라는 것이다.
한편, 세아 측은 “해킹이 발생한 서버는 외주업체의 테스트용 개발 서버이며 실제 운영 서버와는 분리돼 있다”며, “운영 서버는 소스코드 재점검과 보안 강화 조치를 진행 중”이라고 밝혔다. 아울러 “이번 사건의 주체는 세아홀딩스가 아니라 세아베스틸지주”라고 반박했다.
보안 전문가들은 “API 키와 소스코드가 외부에 풀렸다는 건 회사 문을 열어둔 것과 다름없다. 더 큰 위험은 회사가 문제를 축소하거나 외면하려 할 때 발생한다”고 지적했다. 공정거래 전문가 역시 “법원이 총수 일가 사익편취 구조를 인정했다는 것은 지배구조 전체에 심각한 결함이 있음을 의미한다”며 “세아그룹은 지금 가장 중요한 ‘신뢰’를 잃고 있다”고 말했다.
세아그룹은 한국 제조산업에서 중요한 위치를 차지하는 중견 대기업이지만, 이번 두 사건은 기업이 지켜야 할 최소한의 기준인 보안·투명성·내부통제·준법 경영이 모두 취약하다는 신호를 동시에 보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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