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미 배심원단 “탈크 노출로 악성 암 발병” 책임 인정
- 한때 한국 여성들 사이에선 ‘해외에서 사 오는 투명 파우더’…단종 뒤에도 유통
미국 배심원단이 존슨앤드존슨 베이비파우더 사용으로 암이 발생했다는 피해 주장을 받아들여 거액의 배상 평결을 내렸다.
미국 미네소타주 배심원단은 2025년 12월 19일(현지시간), 어린 시절부터 존슨앤드존슨 베이비파우더를 장기간 사용한 여성이 석면 노출로 인한 악성 흉막암에 걸렸다며 제기한 소송에서 Johnson & Johnson에 6,550만 달러(약 970억 원)를 배상하라고 평결했다.
배심원단은 베이비파우더의 주성분이던 탈크가 석면에 오염됐을 가능성과 함께, 회사가 위험성을 충분히 알리지 않았다는 점을 책임 판단의 근거로 인정한 것으로 전해졌다. 존슨앤드존슨은 항소 방침을 밝혔지만, 탈크 베이비파우더를 둘러싼 소송 흐름 속에서 나온 또 하나의 중대한 판단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문제가 된 제품은 전 세계에서 수십 년간 판매된 ‘Johnson’s Baby Powder’다.
이 제품은 아기 기저귀 발진 예방과 피부 보송함 유지를 목적으로 사용되며, 오랫동안 활석(탈크)을 주성분으로 해 왔다.
그러나 탈크는 자연 상태에서 발암물질인 석면과 함께 존재할 수 있는 광물로 알려져 있으며, 소송에서는 파우더 사용 과정에서 발생한 미세 분말이 호흡기를 통해 체내로 흡입되거나 축적돼 암을 유발했을 가능성이 핵심 쟁점이 됐다.
이 제품은 미국뿐 아니라 한국 소비자들에게도 낯설지 않다.
특히 국내 여성들 사이에서는 미국·유럽·동남아 해외여행을 다녀올 때 존슨앤드존슨 베이비파우더를 여러 개 사 오는 소비 문화가 형성돼 있었다.
당시 이 제품은 ‘베이비파우더’라는 이름과 달리, 메이크업 마무리용 투명 파우더, 여름철 땀·유분 제거용, 바디 파우더 등으로 폭넓게 사용됐다. 색이 없는 투명 파우더인데다 입자가 곱고 용량 대비 가격이 저렴해, 해외 마트나 면세점에서 대량 구매해 가족이나 지인과 나눠 쓰는 경우도 적지 않았다.
무엇보다 ‘아기용 제품이니 안전할 것’이라는 인식이 강했던 만큼, 얼굴이나 호흡기 인접 부위에 장기간 사용하는 소비자도 많았다. 이런 사용 양상은 이번 미국 소송에서 문제 된 장기·반복 노출 사례와 상당 부분 겹친다는 점에서 주목된다.
당시에는 탈크나 석면 논란이 대중적으로 알려지지 않았고, 베이비파우더를 화장품처럼 사용하는 데 대한 경계도 거의 없었다.
잇따른 소송과 사회적 논란 속에서 존슨앤드존슨은 2020년 미국·캐나다, 2023년 전 세계적으로 탈크 기반 베이비파우더의 생산과 판매를 중단했다. 이후 성분을 옥수수 전분(cornstarch)으로 바꾼 제품을 내놓았지만, 브랜드명과 패키지 디자인은 크게 바뀌지 않았다.
현재 판매 제품에는 ‘Cornstarch’, ‘Talc-Free’ 등의 문구가 추가돼 있지만, 과거 탈크 제품과의 시각적 구분이 쉽지 않다는 지적은 여전히 남아 있다.
더욱이 공식 단종 이후에도 문제의 탈크 제품은 완전히 시장에서 사라지지 않았다. 해외에서는 eBay 등 글로벌 온라인 리셀 플랫폼을 통해 ‘오리지널 탈크 포뮬러’, ‘단종 제품’이라는 설명과 함께 과거 생산된 베이비파우더가 여전히 거래되고 있다.
국내 이커머스에서는 탈크 제품이 직접적으로 판매되는 사례는 확인되지 않지만, 해외 직구를 통해 국내로 유입될 가능성은 열려 있는 상태다.
전문가들은 “공식 판매 중단이 곧 위험의 종식을 의미하지는 않는다”며 “과거 동일 제품을 사용했던 소비자, 특히 얼굴이나 몸에 장기간 사용했던 경우라면 이번 판결의 의미를 가볍게 볼 수 없다”고 지적한다.
이번 평결은 탈크 베이비파우더 논란이 과거의 문제가 아니라, 여전히 현재진행형 소비자 안전 이슈임을 다시 한번 환기시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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