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안공항 여객기 참사 발생 1주기가 지났지만, 179명의 희생자를 낳은 사고 원인은 여전히 명확히 규명되지 않고 있다.
이런 가운데 무안공항 활주로 끝에 설치된 콘크리트 둔덕이 없었다면 사망자가 한 명도 발생하지 않았을 것이라는 정부의 비공개 시뮬레이션 결과가 국회 국정조사 과정에서 확인됐다.
국민의힘 김은혜 의원(경기 분당을·국회 12·29 여객기 참사 국정조사특위 간사)이 확보한 정부 내부 비공개 충돌 시뮬레이션 결과 보고서에 따르면, 사고 당시 무안공항 방위각 제공시설(로컬라이저)이 콘크리트 둔덕이 아닌 부러지기 쉬운 구조물로 설치돼 있었다면 항공기는 공항 담장을 뚫고 지나갔을 것으로 분석됐다.
이 경우 충격은 중상자가 발생할 정도에 그쳐 대규모 인명 피해로 이어지지 않았을 것이라는 결론이다.
보고서에는 “사고 비행기의 활주 시 충격은 중상자가 발생할 정도의 크기는 아니었으며, 장애물이 없는 평지였다면 지반을 약 770m(둔덕 기준 약 630m) 미끄러진 뒤 정지했을 것”이라고 적시돼 있다. 또 “방위각 제공시설이 둔덕 없이 부러지기 쉬운 구조물로 지지돼 있었다면 항공기는 담장을 관통해 지나갔을 것이며, 이때의 충격도 중상자 발생 수준을 넘지 않았을 것”이라고 밝혔다.
실제 사고에서는 항공기가 콘크리트 둔덕과 충돌하며 기체 형체를 알아보기 어려울 정도로 심각하게 파손됐지만, 시뮬레이션 결과 둔덕이 없는 경우에는 지면 착륙 이후에도 기체 손상이 크지 않았을 것이라는 분석도 포함됐다.
이 같은 비공개 시뮬레이션 결과는 콘크리트 둔덕 설치를 둘러싼 책임 규명 필요성을 더욱 부각시키고 있다. 1999년 무안공항 설계 보고서에 포함되지 않았던 둔덕이 어떤 경위로 건설됐는지, 2007년 개항 당시 현장 점검에서 부적합 판정을 받고도 묵인된 이유는 무엇인지, 2020년 개량 공사 과정에서 규정 위반 소지가 있음에도 개선되지 않고 방치된 배경이 무엇인지에 대한 규명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김 의원은 “무안공항에서 둔덕만 없었다면 그 누구도 숨지지 않았을 것이라는 시뮬레이션 결과는 충격적”이라며 “둔덕에 문제가 없다는 정부의 기존 입장도 사실상 뒤집힌 셈”이라고 말했다. 이어 “1999년, 2007년, 2020년까지 희생자들을 살릴 세 번의 기회가 있었지만 모두 놓쳤다”며 “이번 사고는 국민의 생명과 안전을 지켜야 할 정부의 무관심과 방치가 빚어낸 인재”라고 했다.
김 의원은 또 “최초 설계와 달리 콘크리트 둔덕이 건설된 경위와 개항 점검, 개량 공사 과정에서 왜 바로잡히지 않았는지, 부서지기 쉽게 설치돼야 할 로컬라이저가 ‘죽음의 둔덕’이 된 실체와 진실을 국정조사를 통해 끝까지 밝혀내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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