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전자상거래법 개정안 대표발의… 열거식 규제서 포괄 규제로 전환
조국혁신당 이해민 의원(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이 기술 발전에 따라 진화하는 신유형 다크패턴에 대응하기 위해 「전자상거래 등에서의 소비자보호에 관한 법률」(전자상거래법) 개정안을 20일 대표 발의했다.
최근 인공지능(AI)과 빅데이터 기술이 상거래 전반에 도입되면서, 소비자의 합리적 선택을 교묘하게 왜곡하는 ‘다크패턴(dark pattern)’이 확산하고 있다는 지적이 이어져 왔다. 다크패턴이란 온라인 화면 설계나 문구 배치를 통해 소비자가 의도하지 않은 선택을 하도록 유도하거나, 불리한 계약 조건을 인지하지 못하게 만드는 행위를 뜻한다.
대표적 사례로는 무료 체험을 신청하면 별도 고지 없이 자동으로 유료 전환되는 ‘숨은 갱신’, 첫 화면에 낮은 가격만 제시한 뒤 결제 단계에서 각종 수수료를 추가하는 ‘순차공개 가격책정’이 꼽힌다.
특정 보험이나 부가서비스 항목을 미리 체크해 두는 ‘사전 선택 옵션’, 해지 버튼은 찾기 어렵게 숨겨두고 가입 버튼은 크게 배치하는 ‘취소·탈퇴 방해’도 빈번하다.
최근에는 AI 기반 알고리즘을 활용해 개인의 검색·구매 이력을 분석한 뒤 특정 상품을 과도하게 노출하거나, “지금 3명만 남았습니다” “방금 10명이 구매했습니다” 같은 문구로 긴박감을 조성하는 방식도 논란이 되고 있다.
겉보기엔 단순한 마케팅처럼 보이지만, 소비자의 판단을 심리적으로 압박해 충동 구매를 유도한다는 점에서 다크패턴의 일종으로 분류된다.
현행 전자상거래법은 ▲숨은 갱신 ▲순차공개 가격책정 ▲특정 옵션의 사전 선택 ▲잘못된 계층구조 ▲취소·탈퇴 방해 ▲반복 간섭 등 6가지 유형을 열거해 금지하고 있다. 그러나 기술 환경이 빠르게 변하면서 새로운 유형이 등장할 때마다 법 개정이 필요하다는 한계가 지적돼 왔다.
이 의원이 발의한 개정안은 금지 유형을 일일이 나열하는 방식에서 벗어나, ‘부당한 방식으로 소비자의 선택을 유인·왜곡하거나 방해하는 행위’를 포괄적으로 규정하도록 했다.
동시에 공정거래위원회가 사례 중심의 해설서를 마련해 구체적인 판단 기준을 제시하도록 근거를 명문화했다. 기술 변화에 따라 유연하게 대응할 수 있는 규율 체계를 만들겠다는 취지다.
이 의원은 “소비자는 기업이 설계한 정교한 화면 구성과 알고리즘 속에서 자신도 모르게 불리한 선택을 할 수 있다”며 “과학기술 발전 속도에 맞춰 소비자 보호 제도 역시 탄력적으로 설계돼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국정감사와 청문회에서도 다크패턴 문제를 지속적으로 지적해 왔다”며 “이번 전자상거래법 개정을 통해 온라인 거래 환경의 불공정 행위를 개선하고, 소비자가 안심할 수 있는 디지털 시장 질서를 구축하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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