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상 처음으로 기독교도를 로마법의 이름으로 처형하게 한 인물인 폭군 네로는 마차 경주에 중독되다 못해 직접 경기에 출전을 했었다.
마차 경주가 시작되면 팡파르가 울리며 금으로 치장된 황제의 마차가 등장한다. 마차는 무려 10마리가 이끄는 초대형 10마력 마차였다. 마차 경주의 원래 규정은 4마리지만, 황제 특권으로 10마리 마차로 참가한다.
네로는 10마리 말을 한꺼번에 다루려면 엄청난 기술과 경험이 필요하다는 것을 간과했다. 당연히 네로의 마차를 이끄는 스킬은 좋지 못했을 터이고, 경기가 시작되자 마자 네로의 마차는 말이 뒤엉켜서 전복사고를 당하고 만다.
마차는 말을 이끄는 마부의 기술이 좋을 때 6마리가 가장 좋은 속도와 힘을 낼 수 있는 황금비율이다. 8마리가 넘으면 오히려 말들 간의 속도유지와 힘의 배분, 마차의 무게 균형을 이룰 수 없어 사용하지 않았다고 한다. 자동차에 비유하면 8기통보다 6기통을 더 선호했던 셈이다.
최근의 자동차들을 따져보자. 우리나라 최초의 국민 경차 '티코'는 41마력이었고 흔했던 마티즈의 경우 50마력이 넘었다. 무려 말 50마리의 힘을 나타내는 수치인 것이다.
제임스 와트는 증기기관차를 발명하였고, 말이 단위시간당 얼마만큼의 일률을 가지는지 계산하게 됐다. 1초간 75kg의 물체를 1미터 이동시키는 힘이 1마력이며 말은 당나귀보다 50%의 힘을 더 낼 수 있는 것으로 환산하였다. 일반적으로는 한 마리의 말이 이끄는 힘이라고 생각한다.
2천년 전 예수그리스도는 예루살렘 성에 들어갈 때 0.5마력의 당나귀를 탔다고 한다. 그것도 잠깐.
그렇다면 당나귀 한 마리, 0.5마력은 어떤 용도로 쓰일까? 기껏해야 물을 끌어올리는 컴프레서 정도가 1마력이다.
그런데 예수의 가르침을 따르는 현재의 목회자들은 어떠한가. 예전에 알던 한 교회의 목회자는 200마력의 자동차를 마다 하시고 300마력의 차를 고집했다. 말 300마리가 이끄는 힘을 과시하고 다니신다.
강남의 한 대형교회 목회자는 무려 말 500마리나 되는 힘을 과시하며 다닌다고 한다. 목회자들이 말의 힘을 과시하며 다닌다면 서민들이 목회자를 네로처럼 보지 않을까 염려스럽다.
2000년 전의 기준을 적용하자는 얘기가 아니다. 사회적 인지 감수성을 좀 걱정해 보자는 것이다.
코로나19가 전세계를 강타한 지금, 고급차를 타고 다니며 사회적 물의를 빚는 일부 목회자들을 환기를 해보고 싶은 것이다.
개신교의 창시자인 루터와 칼뱅도 주일예배는 반드시 모여서 이루어 져야 한다고는 하지 않았다.
루터는 페스트가 창궐했을 당시에 말했다.
“사랑하는 친구들이여, 약을 사용하고, 당신을 도울 수 있는 물약을 챙겨라. 집, 마당, 거리를 소독하라. 당신의 이웃이 당신의 존재를 필요로 하지 않거나 회복되지 않은 곳이라면 사람과 장소를 피하고, 불타는 도시의 진압을 돕는 사람처럼 행동하라.”
그리고 장 칼뱅은 그의 대표적인 저서 '기독교 강요'에서 누가 과연 교회의 목사가 될 수 있는지에 대해서 서술했다.
우선 학식과 경건함, 그리고 탁월한 은사로서 준비된 사람. 건전한 교리 와 허물없는 거룩함을 갖추어야 한다. 만약 목사가 불미스러운 삶과 행동으로 그의 거룩한 사역에 오점을 남기고 권위를 상실한다면 목회를 감당할 수 없다고 했다.
오는 5일 예수께서 십자가 수난을 겪기 전 나귀를 타고 예루살렘에 입성을 하심을 기념했다는 고난주일의 시작, 종려주일을 맞아서 반추가 필요한 지점은 아닐까.
글=이호준 칼럼리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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