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코로나19 사태로 인해 집콕생활을 하면서 참 많은 생각을 하게 된다. 지금까지 복잡한 삶을 살면서 멀티형 인간이 되기 위해 내 자신을 너무 소진시키지는 않았는지 반성했다.
삶을 채우기만 했지 비워내는 일을 너무 등한시하지 않았는지 말이다. 그래서 참 자아를 찾아가는 시간도 가져봤다. 비울수록 채워지는 미니멀리즘의 효과를 스스로 체험하기 시작한다.
지금까지 우리가 알고 있는 ‘소유’라는 개념은 점점 퇴색하고 있다. ‘소유’보다는 ‘관계’에 더 집중하는 소비자들의 행태를 저는 21세기형 소비자라 칭하고 싶다.
바로 ‘단순하게 살기’로 마음먹은 소비자들이 점점 늘어나고 있다. 복잡한 도시의 삶을 잠시 정리하고 섬에서 혹은 자기를 전혀 알지 못하는 외국 어느 도시에서 한 달 살기를 직접 실천하는 의식 있는 소비자들이 늘어나고 있다.
국내에 머물던 ‘한 달 살기’ 프로젝트가 점차 확산되면서 해외 슬로시티에서 한 달 살기로 점점 발전하고 있는 중이다.
생활이 점점 복잡해질수록 단순한 삶을 살고 싶어 하는 현대 도시인들의 심리가 반영된 현상이 아날까 싶다.
미니멀라이프를 꿈꾸며, 지혜롭게 비워내기 주택문화를 만들어 가는 소비자들은 주로 젊은 층이다. 특히 이사를 자주해야 하는 1인 가구의 경우는 더욱더 비워내기에 관심이 많다.
즉, 소유의 개념에서 사용의 개념으로 소비의 개념이 변하고 있는 중이다. 당연히 렌탈 산업이 눈에 띄게 성장하고 있다. 즉, 품격 있는 소비자의 개념 있는 소비가 빛을 발하기 시작하는데, 그 출발이 ‘집’에서부터 시작되고 있다.
한정된 공간에 사용가치가 없어진 불필요한 제품으로 해당 공간을 채울 것이 아니라 필요할 때 사용료를 내고 빌려 사용해서 해당 공간을 비워 놓는 것이 품격 있는 소비라 할 것이다.
집을 이사하거나 사무실을 이전 할 때 가장 많이 버려지는 제품 중에 하나가 바로 책이다. 사실 말이 나와서 하는 말이지만 한국의 독서율은 세계에서 하위에 해당된다.
문화체육관광부가 발표한 '2019 국민독서 실태조사‘에 의하면 지난 1년간 성인(만 19세 이상)의 종이책 연간 독서율이 52.1%, 독서량은 6.1권으로 2017년 대비 각각 7.8%포인트, 2.2권 줄어들었다고 밝혔다.
즉, 한국인 48%는 1년에 책 한권도 안 읽는다는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자신의 향학열을 책으로 위장해서 집 거실이나 사무실 한 편을 전부 책으로 도배한 경우도 상당하지 않을까 싶다.
비단 집안 정리뿐만 아니라 인간관계까지 단순화 시키려는 도시인들이 늘고 있다. 이번 코로나19로 인해 지금까지 별로 알지도 못하는 수많은 SNS 친구들을 정리하는 현명한 소비자가 늘고 있다.
잘 알지도 못하는 SNS친구들에게 새로운 신상을 자랑질 하던 허영에서 벗어나기 시작한다. 스마트폰에 저장된 지인의 숫자가 인맥의 수준이라고 부추기던 어떤 SNS 강사의 말이 우습게 들리기 시작한다.
유명 서점에 가면 미니멀리즘을 주제로 하는 서적 코너가 새로 생길 정도로 현대 도시인들에게 ‘비워내기’는 메가트렌드로 자리 잡고 있는 중이다.
비우기 시작하면서 삶은 더욱 윤택해지고 비움으로서 채워지기 시작한다는 역설을 몸으로 느끼는 품격 있는 소비자들이 늘고 있다는 것은 상당히 고무적인 일이다.
하루 종일 스마트폰과 친한 도시인들에게 있어서 사실 스마트폰에 있는 수만은 앱 중에서 일주일에 1번 사용하거나 혹은 한 달에 한 번 사용할지 모르는 용량 무거운 앱을 그대로 두는 경우가 많을 것이다.
사실 이것 또한 낭비라 생각된다. 필요할 때마다 앱을 다운 받아서 쓰고 곧바로 다시 지우는 디지털 미니멀라이프는 어떨까 제안하고 싶다.
우리가 추구하는 진정한 미니멀라이프는 단순히 집안에 혹은 사무실 등 자신의 활동 공간에 필요 없는 걸 찾아내어 버리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내 삶에 더 소중하고 가치 있는 필수품만을 찾아내어 내 곁에 두게 된다면 결국 내 삶의 질을 높이는 과정이라 생각된다.
유통9단 김앤커머스 김영호 대표 kimncommerce@naver.com
BEST 뉴스
-
드라마 '메이드인코리아' 속의 메타포 '바흐 골드베르크’
70년대의 중앙정보부, 그들이 원하는 대위법적 질서 드라마 '메이드인 코리아'에서 중앙정보부 부산의 수장인 황국평(박용우)국장, 그리고 그 자리를 밟고 올라서는 백기태(현빈). '메이드인 코리아'에서 백기태로 분한 현빈 사진출처=메이드인코리아 스틸컷 ... -
[기고] '단식'이라는 언어의 한계 — 장동혁 단식이 보여준 정치의 공백
정치가 막힐 때 정치인은 종종 ‘몸’을 꺼내 든다. 말이 통하지 않으니 몸으로 말하겠다는 선택이다. 장동혁 국민의힘 대표의 이번 단식도 그 익숙한 레퍼토리였다. 쌍특검 수용을 요구하며 8일간 이어진 국회 로텐더홀 단식은 박근혜 전 대통령의 만류로 중단됐고, 병원 이송이라는 장면으로 마무리됐다.... -
'얼굴이 아니라 구조를 보라' 연예인 세금 논란이 반복되는 이유
세금 논란이 터질 때마다 우리는 습관처럼 ‘얼굴’을 먼저 찾는다. 그 얼굴과 관련된 숫자, 이름, 사과문, 그리고 도덕적 판결. 최근 차은우 세금 추징 보도 역시 순식간에 “탈세냐 아니냐”의 도덕극으로 재편됐다. 최근 200억 세금 논란에 휩싸인 차은우 사진=연합뉴스 ... -
[이상헌의 성공창업 경제학] 자영업·시니어 창업, 다시 설계할 때
한국 사회의 고령화는 더 이상 미래의 문제가 아니다. 인구구조 변화는 이미 지역경제의 기반을 흔들고 있으며, 그 최전선에 자영업이 놓여 있다. 특히 시니어 창업의 증가는 개인의 선택을 넘어 구조적 현상으로 굳어졌다. 은퇴 이후 생계형 창업이 늘어나는 동시에, 지역 상권의 유지 또한 고령 자영업... -
이혜훈 지명 철회로 끝낼 일이 아니다
이재명 대통령이 25일 이혜훈 기획예산처 장관 후보자에 대한 지명을 철회했다. 대통령실은 “국민 눈높이에 부합하지 못했다”고 설명했다. 이혜훈 기획예산처 장관 후보자 사진=연합뉴스 그러나 이번 사안은 특정 후보자의 낙마로 마무리될 문... -
[신박사의 신박한 칼럼] 골목상권, '현금 지원'보다 '성장 엔진'을 달아줄 때
대한민국 경제의 실핏줄인 골목상권이 비명을 지르고 있다. 고물가와 고금리의 파고 속에 소비 심리는 얼어붙었고, 비대면 플랫폼의 확산은 오프라인 매장의 존립을 위협한다. 그간 정부와 지자체가 쏟아낸 수많은 지원책에도 불구하고 현장의 체감 온도가 여전히 차가운 이유는 무엇일까. 이제는 일...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