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로 인해 국내 택배 물량이 넘쳐나고 있다. 그렇다면 택배시장의 효율성을 높이기 위한 새로운 방법은 없는지 이웃나라 일본의 택배 현황을 알아보자.
일본 국토교통성 조사에 의하면, 일본 택배 전체 배송량의 20%(약 7억5000만개)가 '재배달' 화물이라 한다. 거의 모든 선진국과 동일하게 1인 가구와 맞벌이 가구의 급증으로 한 번에 배달이 안 되는 경우가 늘어난 탓이다.
일본은 택배업계 인력의 약 10%(8만5000여 명)가 재배달에 투입되기 때문에 소비자들이 직접 물건을 찾아갈 수 있는 새로운 배송 시스템을 구축하려 한다.
그래서 나온 해법이 바로 ‘택배박스’다. 주간 시간에는 도저히 택배 물품을 수령할 수 없는 직장인을 위해 출퇴근길 지하철역에서 직접 물품을 찾아갈 수 있도록 한 시스템이다.
야마토 운수와 일본우편은 2016년 6월부터 동일본 여객철도(JR 동일본)의 각 역에 택배박스를 설치하고 있는 중이다. 일본 곳곳에 설치된 택배박스들도 급속히 늘어나는 중인데, 일본 정부는 택배박스를 설치하는 기업에게 설치비용으로 최대 1000만원을 지원하고 있다. 야마토 운수는 2018년까지 도쿄·오사카 등 대도시를 중심으로 택배박스를 3000개 설치했다고 한다.
일본은 고령화와 인구 감소로 노동력이 줄어들면서 택배업계는 빨간 불이 들어왔다. 즉, 극심한 인력난을 겪고 있는 중이다. 일본의 생산가능인구(만 15~64세)는 줄어드는데, 배송해야 할 택배 물량은 계속 늘어나고 있기 때문이다.
일본 운수업은 저임금, 장시간 노동 등으로 인해 청년층이 취업을 기피하는 분야 중 하나다. 신규 취업이 감소하는 데다 고령자 퇴직은 늘면서 실제로 배송 유효 인력이 부족한 상황이다.
이처럼 배송할 택배물량은 계속 늘었지만, 배송할 인력은 거꾸로 줄어들자 일본 택배업계와 정부는 '공동 배송'과 '첨단 배송'이라는 새로운 시스템 구축에 들어갔다.
일본 택배 화물의 93%를 담당하는 점유율 1~3위 택배회사들은 이미 3년 전부터 공동 배송을 시작하여 2017년 현재, 일본 120개 지역에서 실시 중이다.
이로서 같은 배달 동선(動線)을 각기 다른 회사의 배달원들이 중복해서 다니는 비효율이 없어지게 되었고, 투입되는 인력도 상대적으로 줄어들게 되었다. 즉, 택배 3사가 같은 빌딩 내에 각각 배달하는 것은 비효율적이므로 1개사가 각기 다른 빌딩의 화물을 맡아 일괄 배달하는 구조인 셈이다.
고층빌딩처럼 화물하치장이 없는 경우는 가장 가까운 물류거점까지 각사의 트럭으로 운반한다. 그곳에서 1개사의 트럭으로 모아서 운송하는 방식이다.
일본 택배업체들이 선택한 ‘공동배송’은 그야말로 택배업계의 적과의 동침인 '오월동주(吳越同舟)' 방식이라 할 것이다. 경쟁사가 공동으로 배송 시스템을 구축하다니 말이다.
여기에 더해서 일본 정부는 첨단 배송 시스템인 ‘드론택배’ 방식과 무인차량 배송방식을 준비 중에 있다.
하늘에는 드론을 띄우고, 도로에는 운전자 한 사람이 무인차량을 끌고 가는 ‘대열주행(隊列走行)’ 방식이다. ‘대열 주행방식’이란 선두 차량에 탄 운전자가 뒤따르는 차들을 무선통신으로 연결해 제어하면서 일정한 속도와 차간거리로 달리는 방식을 의미한다.
그래서 일본 정부는 이를 통해 2020년대에는 도시에서 ‘드론’을 통한 주문 상품을 배송하는 시스템을 가동할 예정이다. 이를 위해 해안가에 건설 중인 아파트의 베란다에는 가로·세로 각각 1m쯤 되는 정사각형 모양의 '드론 포트'가 설치되는 중이다.
그리고 2020년부터는 일본 고속도로에서 트럭들의 대열 주행을 볼 수 있을 전망이다. 자율 주행에 따른 무인차량의 대열 주행을 통해 그야말로 ‘사람’이 필요없는 배송 시스템을 실현하는 최종 목표를 향해 추진 중이다.
유통9단 김앤커머스 김영호 대표 kimncommerce@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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