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종편집 2024-03-28(목)
 

지난 8일 한 인터넷 커뮤니티에 '부모님이 운영하시는 식당에 단체손님이 노쇼를 했습니다'라는 제목의 글이 올라왔다. 18명 단체예약을 받고 음식을 준비하던 자영업자는 '노쇼(no-show)'를 당했다는 사연이다. 노쇼는 예약을 했지만 취소하겠다는 연락도 없이 예약 장소에 나타나지 않는 행위를 일컫는다.


작성자 A씨는 "부모님이 하시는 가게에 노쇼가 발생했는데 조언을 구하고자 한다"면서 "부모님은 경남 함안에서 작은 식당을 운영하신다"고 글을 시작했다. 이어 "2000년부터 20년 넘게 한자리에서 쉬는 날 없이 장사했고, 평소 어머니와 아버지 두 분이서 영업하시다 주말에는 누나, 동생, 내가 번갈아 가며 일을 도우러 간다"고 덧붙였다.


지난 7일 오후 4시 전화가 왔으며 당시 예약자는 "지금 갈건데 아이들이 있고 18명 예약되느냐"고 물었다. A씨의 부모는 "고기도 다 나가서 새로 준비해야 하고 인원이 많아서 힘들다"고 답했다. 그러자 예약자는 "주변에서 커피라도 한 잔 하고 있겠다"며 "아이들 테이블은 따로 준비해 두셔도 된다"고 해 어쩔 수 없이 A씨 부모는 18명의 예약손님을 위한 음식을 준비했다.


그런데 예약시간이 지나 오후 4시 50분이 넘어도 예약자는 나타나지 않았다. 2~3회 전화를 시도한 끝에 연락이 닿은 예약자는 "지금 다른 일을 하고 있다"며 "조금 (더) 걸릴 것 같다"고 답했다. 예약자는 5시30분까지 가겠다고 약속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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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료출처=보배드림

하지만 예약자는 약속한 시간에 오지 않았다. 약속했던 5시30분이 지나도 오지 않아 전화 연결을 6번 시도한 끝에 5시50분께 통화가 됐다. 전화를 받은 예약자는 "못간다"고 말하고 전화를 끊었다. 이에 A씨의 누나가 다시 전화를 걸어 "예약을 하셨고 확인 전화까지 했는데 이러시면 어쩌냐"고 항의하자 예약자는 "한 번 밖에 전화 더 했냐"며 전화를 끊었다.


화가 난 A씨의 어머니는 다시 예약자에게 전화를 걸어 "예약준비를 모두 했고 확인 전화도 한 뒤 다른 손님들도 돌려보내고 다른 예약도 못잡았는데 상차림비 한 상당 1만원씩이라도 입금해 달라"고 요청하면서 "아니면 신고하겠다"고 말했다. 이에 예약자는 "가려고 했는데 전화로 돈부터 얘기하면 되느냐"며 "자신 있으면 신고하라"고 말했다.


A씨는 "이전에 다른 손님들이 당일 예약을 취소해도 보통 '죄송하다' '다음에 꼭 가겠다'고 말하면 그냥 알겠다고 넘어가곤 했는데 이번 손님은 나몰라라 하고 전화도 못간다고 끊어버리고 경찰 신고하라고 하니 부모님이 화가 많이 났다"며 "이런 건 어떻게 할 수 있는 방법이 없을지 조언을 구한다"고 하소연했다.


해당 사연을 접한 누리꾼들은 "저런 사람들때문에 한국사람이 욕을 먹는다","이래서 예약금을 받아야 한다"는 등 노쇼를 비판하는 댓글을 남겼다. 

 

다만 일부 누리꾼들이 식당의 방역수칙 위반 가능성을 거론했다. 식당이 위치하고 있는 경남 함안군은 이달 1일부터 사적 모임의 경우 접종자·미접종자 구별 없이 총 12명까지 가능하며 식당·카페에서의 미접종자 이용 인원은 최대 4명로 제한돼 있는데 한꺼번에 18명 단체예약을 받는 건 방역수칙 위반이 될 수 있다는 지적이다.  


이후 인터넷 커뮤니티를 중심으로 방역수칙 위반에 대한 비판이 일자 노쇼를 제보했던 작성자 A씨는 추가 글을 올리면서 함안군 방역수칙상 예외로 가족 중 만 12세 미만의 아이들은 적용되지 않는 줄 알았는데 해당 글이 확산된 후 살펴보니 안일하게 예약을 받았던 것 같다며 사과했다. 

 

한편 이같은 노쇼에 대해 한 음식점의 셰프는 "폐해 중 가장 큰 것이 직원들의 사기저하다. 열심히 준비하고 기다렸는데 허탕 치는 것은 굉장히 스트레스를 가중시킨다"고 말했다.


업계에선 음식점과 병원, 미용실 등 5대 서비스 업종의 예약부도로 인한 연 매출 손실아 4조 5천억 원으로 조사된 바 있다.


노쇼는 당사자간의 기회는 물론이고 제3자의 기회도 빼앗는다. 따라서 '선결제', '위약금' 도입 등이 노쇼의 해결책으로 제시되고 있지만 결국은 약속에 대한 시민들의 의식 변화가 동반되어야 한다. 

 

김성동 카페 띠아모 대표는 "수년전 부터 스마트폰 앱으로 음료를 미리 주문하는 예약 서비스를 커피 프랜차이즈 업계가 시작했는데, 주문과 동시에 결제가 되기 때문에 노쇼가 거의 없다"면서 "노쇼가 많은 음식점도 이와 유사한 대안을 찾아야 한다"고 제안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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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명 단체예약 후 노쇼...예약자 사과없이 '못간다. 신고해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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