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앙선거관리위원회 전수조사에서 추가로 자녀 채용이 드러난 퇴직 간부 4명의 자녀가 '아빠 소속 근무지'에 채용된 것으로 확인됐다. 면접 등 채용 과정에서 '아빠 찬스'가 작용할 수 있어 특혜 가능성이 있다.
2일 국민의힘 전봉민 의원실에 따르면 선관위 전수조사 결과 인천시선관위 2명, 충북도선관위 1명, 충남도선관위 1명 총 4명의 퇴직 공무원 자녀가 각각 부친이 근무하는 광역 시도선관위에 경력으로 채용됐다.
이들은 앞서 의혹이 제기된 전·현직 간부 6명 외에 추가로 전수조사에서 자녀 채용이 드러난 4급 공무원들로 시도선관위 4급 공무원은 통상 과장직을 맡고 있다. 이들은 근무지 변경을 하지 않기 때문에 근무할 당시 자녀가 채용됐을 것으로 보인다.
인천시선관위에서는 간부 2명의 자녀가 각각 2011년 7급, 2021년 8급으로 경력 채용됐다. 충북도선관위 간부 자녀는 2020년, 충남도선관위 간부 자녀는 2016년 각각 아빠가 근무하던 소속 선관위에 채용됐다.
전봉민 의원 측은 박찬진 전 사무총장이나 송봉섭 전 사무차장의 자녀의 경우 부친이 근무하는 곳이 아닌 지역 선관위에 채용됐지만, 이번에 드러난 간부 4명의 자녀는 부친 소속 시도 선관위에 직접 채용됐다는 점에서 특혜 정황이 더 크다고 보고 있다.
앞서 경남도선관위 총무과장의 자녀는 부친 근무지에 채용됐다. 채용 당시 '아빠 동료'들이 면접을 봤고, 총무과장 자녀에게 동일한 점수를 줬다.
선관위는 퇴직자를 상대로 추가 자체 감사를 진행한 뒤 수사 의뢰 여부를 결정할 방침이다.
하지만, 선관위는 고위 간부 자녀 특혜채용 의혹에 대한 감사원 감사는 거부하기로 했다. 다만 국민권익위원회의 집중 조사에는 협조한다는 방침이다. 강제 조사 권한이 없는 권익위가 단독 조사를 하겠다고 밝힌 데 대해 공동조사를 주장했던 선관위 내부에서는 전 직원 인사 자료 제출은 어려울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면서 권익위 단독 조사 실효성에 대한 의문도 제기된다.
감사원 감사는 기관이 국가 예산을 제대로 썼는지 들여다보는 회계검사와 기관 사무·직무에 대한 직무감찰로 나뉜다. 감사원은 "선관위를 대상으로 채용, 승진 등 인력관리 전반에 걸쳐 적법성과 특혜 여부 등을 정밀 점검할 것"이라고 밝혔다.
반면, 선관위는 감사원으로부터 회계검사는 정기적으로 받고 있으나, 독립성 침해 우려가 있어 직무감찰은 받을 수 없다는 입장이다.
선관위는 국가공무원법 17조에 규정된 '선관위 소속 공무원 인사 사무에 대한 감사는 선관위 사무총장이 실시한다'는 내용을 감사원 감사를 받을 수 없다는 근거로 들고 있다.
선관위는 지난해 대선 사전투표에서 불거진 '소쿠리 투표' 논란 때도 감사원 직무감찰을 거부한 바 있다.
감사원은 지난해 9월부터 선관위를 상대로 정기감사를 벌였다. 감사원은 정기감사 착수 당시 "3년마다 선관위에 대해 회계나 단순 행정에 대해 감사했고, 이번에는 대선 선거관리 업무에 대한 직무 감찰도 대상이 될 것"이라고 밝혔고 선관위에 '소쿠리 투표' 관련 자료도 요청했다.
이에 선관위는 '선관위는 헌법상 독립기구이기 때문에 감사원 직무감찰 대상이 되기 어렵다'는 문서를 감사원에 보내 반발했고, 결국 '소쿠리 투표' 관련 감사는 불발됐다.
선관위가 입장을 바꾸지 않는 한, 이번 간부 자녀 특혜채용 의혹을 두고 감사원과 선관위는 충돌할 것으로 보인다. 반면 선관위는 권익위의 조사에는 협조하겠다는 입장이다.
선관위는 권익위의 조사와 별개로 자체적인 전수조사는 예정대로 진행한다는 방침이다. 이 경우 동일한 사안을 두고 두 기관의 조사가 각각 진행되면서 비효율적인 중복조사라는 비판도 나올 것으로 보인다.
선관위는 이미 특혜 채용 의혹이 특정된 간부 관련 정보는 제공할 수 있어도, 전 직원의 인사기록을 권익위에 모두 제출할 수 없다는 입장으로 전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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