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오스 비엔티안에서는 5일부터 6일까지 이틀간 일정으로 ASEM(아시아·유럽 정상회의)이 열리고 있다. 이번 회의는 아시아와 유럽 52개국 정상과 각료, 국제단체 수장 등이 대부분 참석하는 매우 중요한 국제행사다.
이에 따라 지난 4일에는 일본 노다(Yoshihiko Noda) 총리와 중국의 원자바오(Wen Jiabao) 총리가 비엔티안을 찾았고, 올랑드 프랑스 대통령과 네덜란드, 이탈리아, 포르투갈 등 유럽 정상들도 속속 입국했다. 또 유럽연합(EU) 정상회의 의장과 EU집행위원장 등 국제단체 관계자들도 대거 참석했다.
아셈은 2년마다 열리는 세계 3대 정상회의 중 하나로, 지난 2000년 서울에서 개최해 국제사회로 한걸음 더 나아가는 계기가 되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그러나 인도차이나반도 최빈국 라오스에서 열리는 역사상 가장 큰 행사인 아셈에 우리나라 대통령은 참석하지 않았다. 이는 오는 7일부터 열리는 인도네시아 ‘발리 민주주의 포럼’에 참석하기 위해서다.
이와 관련해 청와대 대변인실 관계자는 기자와의 통화에서 “아셈회의에 대통령이 참석하지 못한 것은 특별한 이유가 있는 것이 아니라 일정상 참석이 어려운 것 같다”면서 “국제행사 같은 경우 임의적으로 일정을 변경하기가 어렵고, 대통령 업무 특성상 행사가 임박해야 알 수 있을 정도로 유동적”이라고만 설명했다.
아셈을 포기하고 이 대통령이 참석하는 ‘발리 포럼’은 아시아·태평양지역 국가간 고위급 지역협력 토의로, 민주주의 모범 관행과 경험을 공유하기 위해 지난 2008년 인도네시아 정부가 창설했다.
이번 포럼에서 이 대통령은 인도네시아 유도요노 대통령과 정상회담을 갖고 양국간 전략적 동반자 관계의 발전 방안과 포괄적경제동반자협정, CEPA 체결과 관련해서도 의견을 교환할 예정이다.
그러나 발리포럼을 주관하는 단체도 인도네시아 우다야나 대학의 ‘평화 민주주의 연구소’이고, 지난해에는 외교통상부 차관이 참석할 정도로 국제적 관심과 국가적 중요도에서 아셈과는 비교 대상이 되지 않는다.
청와대는 또 이 대통령이 발리포럼을 끝내고 오는 9일부터 태국을 방문한다고 밝혔다. 이는 우리나라 정상으로는 31년 만에 태국을 공식 방문하는 것이어서 매우 중요한 자리임에 틀림없다.
특히 이 대통령은 잉락 총리와 정상회담을 갖고 교역, 투자 등 실질협력 증진 방안을 협의하고 전략적 동반자 관계 발전에 관한 양해각서를 체결한다. 이어 수자원 관리시스템을 시찰하는 등 태국의 효율적인 물관리에 대한 협력 방안을 모색할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태국 방콕은 아셈을 개최한 라오스 수도 비엔티안에서 비행기로 1시간 10분이면 도착할 수 있는 아주 가까운 거리에 있다. 특히 태국을 방문한 이 대통령이 한국을 가려면 라오스남부 영공을 어쩔수 없이 통과해야 한다.
비록 대통령의 일정상 비엔티안 아셈회의에는 참석할 수 없었다 하더라도, 그동안 자원외교를 일관되게 주창했던 정부 정책에 부합하기 위해서라면 귀국길에 라오스를 방문하는 방안을 심각하게 고려해야 한다.
우리나라가 4번째 라오스 투자국이고 매년 수천만 달러를 유·무상으로 지원하고 있지만, 인접국 중국과 태국, 베트남에 비하면 아직도 낮은 수준이다. 하지만 역내 국가와는 달리 역외 국가인 대한민국 대통령이 직접 라오스를 방문하는 것은 상징성도 있지만 돈보다 훨씬 큰 효과를 거둘 수 있다는 점을 꼼꼼히 살펴야 한다.
지난 5월 이 대통령은 미얀마를 방문했다. 이번에는 태국도 방문할 계획이다. 이보다 앞서 2009년에는 베트남과 캄보디아를 찾아 정상 외교를 실천했다. 그러나 라오스는 이 대통령의 아셈 불참으로 인해 인도차이나반도에서 유일하게 방문하지 않은 나라로 기록되게 됐다.
아세안에 대한 국제적 관심이 높아지는 현 시점에서 이 대통령의 아셈 불참은 국제무대에서 국민을 위해 봉사할 수 있는 마지막 기회를 놓친 것 같아 아쉬움으로 남는다. 라오스는 인구와 경제규모는 작지만 부존자원이 풍부한 국토를 보유하고 있어 활용가치가 매우 높은 나라다.
출처: 아세안투데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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