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론 머스크의 스페이스X가 운영하는 저궤도(LEO) 위성 인터넷 서비스 ‘스타링크(Starlink)’가 4일 한국에서 공식 상용 서비스를 시작한다.
전 세계 100여 개국에서 먼저 서비스된 스타링크가 마침내 한국 시장에 들어오면서, 국내 통신시장과 정부의 전파·재난통신 정책 전반에 큰 변화가 예상된다.
스타링크코리아는 3일 밤 홈페이지를 통해 한국형 요금제를 공개했고, 4일 오전 9시부터 본격적인 개통에 들어간다고 예고했다. 가정용 요금은 월 8만7천 원, 장비 가격은 55만 원이며, 30일 내 불만족 시 전액 환불이 가능하다. 속도는 평균 다운로드 135Mbps, 업로드 약 40Mbps다. 세계 최고 수준의 광대역·5G 인프라를 갖춘 한국에서 외국 위성통신망이 정식 상용 서비스로 들어온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스타링크는 한국에서 단독으로 시장을 여는 것이 아니라 이미 국내 여러 파트너사들과 협력 구조를 구축해 ‘삼각 유통 구조’로 진입한다. 기업·공공·해상용 B2B 시장은 SK텔링크와 KT SAT이 담당한다.
두 회사는 스타링크의 공인 리셀러로 지정됐으며, 선박·항공·조선·산업현장 등 고도 요구 환경에서 필요한 위성통신 패키지를 공급한다. KT SAT은 자사 정지궤도(GEO) 위성과 스타링크 LEO를 결합한 해상용 통합 패키지를 이미 선보였으며, SK텔링크는 항만·에너지 기업 중심으로 적용 범위를 넓히고 있다.
특히 기존 위성통신 속도가 3G 수준에 머물렀던 해상·항공 영역에서 스타링크의 도입은 환경·안전·업무 효율에 실질적으로 큰 변화를 가져올 것으로 보인다. 최근 HD현대가 조선소와 선박 통신망에 스타링크 기반 서비스를 도입하기로 하고 KT SAT과 협력 중이라는 사실도 확인되면서, 산업 현장 적용 속도는 예상보다 훨씬 빠르게 전개되고 있다.
스타링크의 한국 상륙은 정부 정책 변화 없이는 불가능했다. 불과 2~3년 전만 해도 정부는 “해외 위성사업자는 한국에서 경쟁력이 제한적”이라며 신중한 태도를 유지했다.
그러나 우크라이나 전쟁에서 위성통신의 안보적 중요성이 드러나고, 일본·호주 등 주변국이 LEO 시장을 개방했으며, 6G 국제 표준에서 ‘위성-지상 연동’이 핵심 기술 요소로 부상하면서 정부 기조는 급격히 바뀌었다. 2025년 상반기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스타링크와 원웹 두 업체 모두에 국내 서비스 허가를 내주며, 한국을 동북아에서 가장 빠르게 LEO 위성 경쟁 체제를 도입한 국가로 만들었다.
해외 언론들은 한국 시장의 개방을 크게 주목했다. 미국 테슬라 전문매체 Teslarati는 “한국은 이미 세계 최고 수준의 통신망을 갖춘 국가이므로 스타링크가 도시 광대역 시장을 흔드는 일은 제한적이지만, 도서·산간·해상·군사·산업현장 등 지상망이 닿지 않는 영역에서는 폭발적으로 성장할 것”이라고 봤다.
국내 통신시장 지형 변화는 불가피하다. LTE·5G 속도는 여전히 세계 정상급이지만, 서비스가 닿지 않는 지역에서는 스타링크가 즉각적인 대안이 될 수 있다.
도서 지역, 산악 지대, 해상·항공, 군사기지, 광산 및 해양플랜트, 캠핑·RV 시장 등 기존 통신 3사가 구축 비용 부담으로 적극 진입하기 어려웠던 영역을 스타링크가 빠르게 대체하거나 보완할 가능성이 크다. 다만 이에 수반해 보편서비스 의무, 스팸 규제, 번호이동 등 각종 의무를 국내 통신사처럼 적용할 수 있을지, 또한 재난·전시 상황에서 위성망의 통제권을 정부가 어떻게 확보할지 등 정책·규제 논쟁도 불가피하다. 우크라이나 전쟁 당시 스타링크의 제한·우회 운영 사례는 한국에서도 그대로 검토 대상이 될 전망이다.
결국 이번 스타링크의 공식 상륙은 단순한 인터넷 서비스 출시 이상의 의미를 갖는다. 한국의 통신 체계가 지상망 중심에서 ‘지상+위성 복합 구조’로 전환되는 첫날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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