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공익·윤리 앞세운 재단 수장의 민낯
- 장혜선 이름 내건 사회공헌과 도로 점거·그린벨트 훼손 정황
롯데그룹 창업주 고(故) 신격호 명예회장의 장손녀이자 롯데장학재단 장혜선 이사장이 경기도 의왕시 학의동 자택 인근에서 시유지(도로 부지)를 12년 넘게 무단 점유하고, 개발제한구역(그린벨트) 임야를 훼손한 정황이 드러나며 거센 비판에 직면했다.
공익과 윤리, ‘진정성’을 앞세워 재단 활동을 이끌어온 장 이사장의 대외적 메시지와 달리, 정작 공공재와 환경 규범을 침해해 왔다는 의혹이 겹치며 말과 행동의 괴리가 도마 위에 올랐다.
문제가 된 부지는 경기도 의왕시가 보유한 도로 부지 1414㎡(428평)다.
이 가운데 약 320평(전체의 4분의 3)이 2013년부터 사실상 사유지처럼 사용된 것으로 파악됐다. 해당 도로는 공유재산임에도 의왕시의 점용 허가를 받지 않은 채 출입문이 설치돼 외부인의 통행이 통제됐고, 장기간 장혜선 이사장 자택의 전용 진입로로 활용됐다.
일반 시민이 동일한 행위를 했다면 즉각 철거와 과태료가 불가피한 사안이 수년간 방치됐다는 점에서, 지역사회에서는 “재벌가 특혜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되고 있다.
장혜선 이사장 측은 출입문 설치와 관련해 “장 이사장이 직접 설치한 것은 아니다”라고 해명했으나, 설치 지시가 토지 공유자 중 한 사람에 의해 이뤄졌다는 설명이 뒤따랐다.
해당 공유자는 신영자 롯데재단 의장의 세 자녀인 장혜선 이사장 본인과 장남 장재영 씨, 차녀 장선윤 롯데뉴욕팰리스 전무로 알려졌다.
결국 장혜선·장재영·장선윤으로 이어지는 가족 소유 구조 속에서 시유지가 장기간 사유화된 셈으로, “직접 설치 여부는 본질이 아니며 결과적으로 공공재를 점유한 책임은 공유된다”는 비판이 나온다.
논란은 도로 점거에서 그치지 않는다. 장혜선 이사장은 2012년 백운산 자락 개발제한구역 내 토지 5필지(총 15만 9038㎡·약 4만 8108평)를 임의경매로 매입한 뒤, 2013년 지상 2층 규모의 단독주택(연면적 293.18㎡·89평)을 신축해 거주해 왔다.
그러나 해당 주택 주변 임야 역시 모두 그린벨트에 해당함에도, 기존 수목을 무단으로 벌목하고 조경수와 잔디를 식재해 정원 형태로 조성한 사실이 확인됐다.
이는 도시계획법과 자연환경보전법 위반 소지가 크며, 고의적 형질 변경으로 판단될 경우 원상복구 명령과 과징금, 형사 책임까지 거론될 수 있는 사안이다.
의왕시는 최근 현장 조사를 통해 시유지 무단 점유 및 그린벨트 훼손 정황을 확인하고, 출입문 철거와 원상복구 등 시정조치 명령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시민들 사이에서는 “왜 이런 불법 사용이 12년 동안 방치됐는가”라는 질문이 이어지며, 행정의 형평성과 공정성 역시 도마 위에 오르고 있다.
이번 논란이 더욱 비판을 받는 이유는 장혜선 이사장의 직함과 역할 때문이다.
장 이사장은 롯데장학재단 이사장으로 취임한 이후 재단의 최고 의사결정권자이자 대외 대표로서, 장학금과 사회공헌 사업의 방향 설정, 예산·집행을 최종 승인하는 실질적 책임 직위를 맡아왔다.
그는 취임 이후 “보여주기식 지원이 아닌 진정성 있는 사회공헌”을 재단의 핵심 가치로 내세우며, 청년·취약계층 지원과 사회문제 해결형 사업 확대를 강조해 왔다. 언론 인터뷰와 공식 행사에서도 재단을 대표해 윤리·공공성·책임 있는 리더십을 반복적으로 강조해 왔다.
그러나 공공의 도로를 사유화하고, 환경 규제가 가장 엄격한 그린벨트에서 자연을 임의로 훼손한 행위는 이러한 메시지와 정면으로 충돌한다.
이번 사안은 공공재의 장기 사유화, 환경 규제 위반 가능성, 재벌가 특혜 의혹, 행정의 방기, 공익재단 수장의 도덕성 문제가 복합적으로 얽힌 사건으로 평가된다.
장혜선 이사장이 강조해 온 ‘진정성’이 말이 아닌 행동으로 증명될 수 있을지, 그리고 공공의 신뢰를 회복할 책임 있는 사과와 실질적 조치를 내놓을 수 있을지가 이번 논란의 핵심으로 남았다.
본지는 이와 관련해 여러차례 반론 요청을 했음에도 롯데장학재단 측은 답변을 하지 않았다.
BEST 뉴스
-
강남 똑똑플란트치과, 결국 터질게 터졌다 …노동부 특별감독 착수
서울 강남구 대형 임플란트 전문 치과인 똑똑플란트치과에서 수년간 비정상적인 근로 관행과 직장 내 괴롭힘이 벌어졌다는 의혹이 확산되며 고용노동부가 특별근로감독에 착수했다. 이번 사안은 입사 이틀 만에 퇴사한 직원에게 180만원을 배상하라는 내용증명이 발송되면서 시작됐다. 해당 사실이 온라... -
'반성문 강요·3시간 대기·사후관리 실종'…논란 확산하는 똑똑플란트치과
강남의 한 치과를 둘러싼 논란이 점차 확산 일로를 걷고 있다. 직원들에게 수백 줄짜리 반성문 작성, 면벽 서기, 고성·욕설이 반복됐다는 내부 제보가 불거져 고용노동부가 특별근로감독에 착수한 데 이어, 이번에는 환자들의 시술 불편·사후관리 부재·비용 논란이 잇따라 제기되며 파문이 다시 커지고 있다. ... -
“시대인재” 저작권 무단 사용…문저협 가처분·형사 고소 강행
국내 최대 문학·예술 저작권 관리 단체인 한국문학예술저작권협회(문저협)가 대치동 대형 입시학원 ‘시대인재’를 상대로 저작권 침해금지 가처분을 신청하고 형사 고소 절차에 들어갔다. '교육 목적을 명분으로 참고서·문학 지문을 무단 발췌하고 출처를 누락하는 사교육 시장 관행을 더는 ... -
장경태 ‘성추행 공작’ 논란…모자이크 해제 영상 공개되며 공방 격화
더불어민주당 장경태 의원을 둘러싼 이른바 ‘성추행 의혹 영상’ 파문이 새로운 국면을 맞고 있다. 최근 온라인을 통해 모자이크 처리되지 않은 원본 영상이 추가로 공개되면서, 사건의 실체를 둘러싼 공방이 한층 뜨거워지고 있다. 문제가 된 영상은 약 1년 전 촬영된 술자리 장면으로, 일부 언론과 온라인 커뮤니티... -
‘매우 혼잡’ 대한항공 라운지…아시아나 승객까지 쓴다고?
#. 16일 대한항공 비즈니스석을 타고 인천에서 시드니로 떠난 대한항공 고객은 이날 대한항공 앱에서 2터미널 라운지 혼잡 정도를 검색했다가 깜짝 놀랐다. 2터미널에 있는 3개의 대한항공 라운지가 전부 빨간색으로 표기되며 ‘매우 혼잡’이라고 경고하고 있었기 때문이다. 지난 8월 새롭게 연 ... -
[단독] “이런 양아치는 본적도 없다” 62~68만원에 팔고 102~153만원 내라는 여행사
하나투어 CI [하나투어 제공] 국내 최대 여행사 하나투어가 과도한 추가 비용을 요구하면서 구설수에 휘말렸다. 기존에 결제한 요금의 2~3배 가량을 요구하자 누리꾼들은 “해도 너무한다”며 하나투어를 비판하고 있다. 기업 매각을 추진하는 과정에서 무리하...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