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시리아 내전이 시작된 지 5년째로 접어든 현재, 분쟁 속에 갇혀 구호의 손길이 절실하게 필요한 수백 만의 시리아인들에게 도움이 닿지 못하고 있으며 의료 지원을 대규모로 늘려야 한다고 국경없는의사회가 11일 발표했다.
국경없는의사회 국제회장 조앤 리우는 “시리아 분쟁이 시작된 지 만 4년이 지났다. 이 전쟁에서 자행되어 온 무자비한 폭력은 민간인과 전투원을 가리지 않을 뿐 아니라 의료 인력과 시설을 존중하지 않았다. 시리아 사람들이 겪는 고통과 사망자 수가 견딜 수 없는 지경에 이르렀는데도 이처럼 인도주의 구호가 시행되지 못하는 현실은 용납할 수 없다”고 말했다.
만 4년간 지속된 분쟁으로 인해 시리아 내 의료 시스템은 완전히 파괴되었다. 의료 물품과 검증된 의료 인력의 부족, 의료 시설 공격으로 인해 기본적인 의료 처치조차 이제는 거의 불가능한 일이 되었다.
시리아 제2의 도시 알레포에는 분쟁 이전에 의사가 약 2500명이 있었던 것으로 추정되지만, 현재 이 도시에 문을 열고 있는 몇 군데 병원에 남아 있는 의사는 채 100명이 되지 않는다. 나머지 의사들은 피난을 떠나 국내 실향민이 되었거나, 납치를 당했거나, 목숨을 잃었다.
조앤 리우 국경없는의사회 국제회장은 “우리 단체의 44년 역사상 최대 규모 의료 구호 프로그램을 지금 시리아에서 운영하고 있어야 한다. 하지만 그러지 못하고 있다. 여기서 질문은 ‘왜 못하고 있는가’다”라고 강조했다.
치안이 갈수록 악화되어 온 데다가 지난해 1월 IS가 국경없는의사회의 구호활동가 5명을 납치한 사건으로 인해 국경없는의사회는 시리아 내 활동을 축소할 수밖에 없었다.
이에 대해 조앤 리우 회장은 “이 심각한 사건으로 인해 IS 점령 지역에서 국경없는의사회가 운영하던 의료 시설을 닫는 결과를 초래했을 뿐 아니라 국경없는의사회 국제 의료 인력 대부분이 더 이상 시리아에서 활동하지 못하게 되었다. 우리의 의료팀이 해를 당하지 않으리라고 더 이상 믿을 수 없기 때문이다”라고 덧붙였다.
활동가 5명이 5개월 간 납치되었다가 풀려난 이후에 국경없는의사회는 시리아 내 IS 점령 지역에서 철수했을 뿐만 아니라, 정부 통제 지역에서도 의료 구호 프로그램을 시작하지 못하고 있다.
현재 국경없는의사회는 시리아 내 의료 시설 6곳을 운영 중이다. 이와 별도로 이 단체는 시리아의 정부군 점령 지역과 반군 점령 지역을 통틀어 의료 시설 100곳 이상을 지원하는 네트워크를 구축했다. 이 네트워크는 때로 극도로 위험한 상황에서도 헌신적으로 일하는 시리아인 의료 인력이 분쟁에 갇힌 민간인들에게 최소한의 의료 지원을 해줄 수 있도록 지원한다. 매우 중요한 지원이지만 겨우 일부 지역에서만 이뤄지고 있으며, 현재 시리아 내 의료 인력들에게 어마어마한 지원이 필요한 것에 비해 현저하게 부족하다.
조앤 리우 국경없는의사회 국제회장은 “현재 시리아 내에는 국제 인도주의 구호가 대규모로, 절실하게 필요하다. 시리아에서 안전하고 효과적인 구호 활동을 진행해 민간인들을 돕기 위해, 국경없는의사회는 이제껏 수많은 분쟁 상황에서 해왔듯이 시리아의 모든 분쟁 당사자들과 대화를 나눌 준비가 되어 있다. 그렇게 되기 전까지 시리아인들의 유일한 생명줄은 시리아 내 의사들과 민간인 활동가들의 네트워크뿐이다. 우리는 시리아 사람들을 위해 더 많은 일을 할 수 있으며, 그렇게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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