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종편집 2024-04-26(금)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에 감염됐다가 완치된 후 3주가 되기 전에 다시 감염된 사례가 발생했다. 영국 BBC는 지난 21일 스페인의 31세 여성 의료종사자가 20일도 안 돼 코로나19에 두 번 걸렸던 것으로 확인됐다고 보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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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 바이러스. 사진=픽사베이

스페인 카탈루냐 데 살루 연구소 젬마 레시오 박사팀은 유럽 임상미생물·전염병학회(ESCMID)에서 이 여성이 작년 12과 지난 1월 각각 감염된 것을 확인했으며 재감염 사례 중 가장 시차가 짧다고 말했다.


이 여성은 지난해 12월 유전자증폭(PCR) 검사에서 처음 양성이 나왔을 때는 아무런 증상도 보이지 않았다. 이후 3주도 안 돼 기침과 열이 나 PCR 검사를 다시 한 결과 또 다시 양성으로 판정됐다. 이 여성의 검체를 추가로 분석한 결과 12월에 감염된 바이러스는 델타 변이, 1월에 감염된 것은 오미크론 변이로 밝혀졌다.


레시오 박사는 "이 사례는 오미크론 변이가 이전에 다른 변이에 감염되거나 백신 접종을 통해 획득한 면역을 회피할 수 있음을 보여준다"며 "코로나19에 걸린 적이 있는 사람이 백신 접종까지 마쳤더라도 재감염될 수 있다는 의미"라고 설명했다.


이어 "하지만 이전에 다른 변이에 감염된 적이 있거나 백신 접종을 마친 경우, 오미크론 감염으로 인한 중증이나 입원 위험은 어느 정도 예방되는 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또한 "백신 접종을 완료한 사람들 사이에서 일어나는 재감염 사례를 감시하는 것은 중요하다"며 "이는 기존 백신을 회피할 수 있는 변이를 발견하는 데 도움이 된다"고 말했다.


BBC는 영국에서 재감염은 90일 이상 간격을 두고 코로나바이러스 검사에서 양성이 나온 경우를 말한다며 이 기준을 적용하면 영국에서는 4월 초까지 재감염 사례가 90만 건가량 발생한 것으로 추정된다고 전했다.


재감염 사례를 정확히 파악하는 것은 사실상 어렵다. 재감염을 확정하려면 유전체 염기서열을 분석해 각각 다른 바이러스에 감염됐다는 것을 확인해야 하는데 감염자의 극히 일부 검체만 염기서열을 분석하기 때문이다.


영국에서 재감염 사례는 오미크론 변이가 유행한 지난해 12월 급격히 증가했으며, 스텔스 오미크론(BA.2)이 등장한 지난 3월 초에도 다시 증가세를 보였다.


오미크론 등장 전에는 재감염 사례가 전체 감염의 1%에 불과했으나 현재는 11%까지 높아졌으며, 대부분이 알파나 델타 변이에 감염됐던 사람들이 오미크론 변이에 다시 감염된 것으로 나타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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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행 시기별 재감염 비율. 자료=중앙방역대책본부 제공

국내 확진자는 오미크론 변이가 우세종이 된 지난 1월 이후부터 폭증했기 때문에 완치 후 3개월이 지난 4월 중순이후부터 재감염되는 사례도 늘어갈 것으로 예상된다. 재감염은 증상 유무에 관계없이 최초 확진일 90일 이후 바이러스가 재검출됐거나, 최초 확진일 이후 45∼89일 사이에 바이러스가 재검출되고 확진자와의 접촉력이 있는 경우를 의미한다.


중앙방역대책본부(방대본)에 따르면 2020년 1월부터 올해 3월 19일까지 누적 확진자를 대상으로 전수 재조사를 시행한 결과, 전체 확진자(924만3천907명) 중 2만6천239명이 재감염 추정 사례로 파악됐다. 이 중 2만6천202명은 2회 감염자, 37명은 3회 감염자다.


2회 감염자 가운데 오미크론 유행 전인 지난해 12월까지의 재감염 추정사례 발생률은 0.098%(57만9천724명 중 570명)이지만, 오미크론 유행이 시작된 올해 1월 이후에는 이 비율이 0.296%(866만4천146명 중 2만5천632명)로 약 3배 증가했다.


재감염 사례 중 위중증 환자는 14명이며, 사망자는 15명이다. 재감염 시 누적 중증화율은 0.10%, 치명률은 0.06%로 지난달 20일 기준 전체 확진자의 중증화율(0.27%) 및 치명률(0.12%)보다 현저하게 낮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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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 진단검사. 사진=연합뉴스

방역당국은 지난 12일 코로나19 재감염자 규모가 크게 증가할 것으로 예상했다. 오미크론 변이 유행으로 감염자가 크게 증가했기 때문이다. 재감염자는 앞으로 한달 이후에 늘어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박영준 질병관리청 중앙방역대책본부(방대본) 역학조사팀장은 지난 12일 정례브리핑에서 "지난 2월 오미크론 대유행 이후 1차 감염자 규모가 상당히 증가했다"며 "향후 이 영향은 최소 45일 이후에 나타날 것이며, 재감염 규모도 크게 증가할 수 있다"고 전망했다.


이어 "대비가 필요하며 평가 역시 필요한 것으로 보고 있다"며 "코로나19 최초 감염 이후 회복했더라도 재감염 가능성이 있는 만큼 방역수칙을 잘 지켜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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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일만에 코로나19 재감염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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