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종편집 2024-04-24(수)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으로 인한 전쟁이 장기화되면서 유가 상승과 물가 상승이 이어지고 있는 가운데 폭염 등 이상기후 등이 나타나면서 전세계가 몸살을 앓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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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미지=픽사베이

특히 올해 여름 전력난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 석유와 천연가스 등 국제 유가가 급등한 가운데 여름철이 다가오자 냉방을 위한 전기 사용이 급증하는 추세다. 이상기후로 인한 폭염도 예상된다. 동태평양의 적도 지역에서 저수온 현상이 5개월 이상 발생하면서 생기는 라니냐 현상으로 이상 폭염과 전력 수급 불안 현상이 겹칠 경우 대규모 정전 사태인 '블랙아웃'도 일어날 수 있어 안심하기 이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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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5월 30일. 남부 마리우폴을 점령한 러시아군은 5월 중순 이후부터 동부 돈바스 지역의 추가 점령을 위해 총공세를 펼쳤다. 검은 연기가 치솟는 세베로도네츠크의 모습. 사진=AP 연합뉴스

 

일반적으로 지구 북반구는 남반구보다 여름철 냉방 수요가 많기 때문에 전력 소비가 급증한다. 더군다나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으로 안한 전쟁이 장기화되면서 화석연료 수급이 원활하지 않자 국제유가가 폭등하고 있다. 여기에 지구촌 곳곳에서 폭염과 가뭄 등 이상기후현상까지 나타나고 있다.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당분간 무더위로 인해 냉방 수요가 증가하겠지만 에너지 공급이 원활하지 않아 빈곤층을 중심으로 생명에 위협이 되는 위태로운 일이 발생할 수도 있다고 경고했다.  


올해 라니냐 현상은 극심해 여러 곳에서 이상기후 현상이 나타나고 있으며 이미 미국, 남부 유럽, 인도 등에서는 지난달 섭씨 40도가 넘는 폭염이 기승을 부리고 있다. 스페인어로 여자아이라는 뜻을 가진 '라니냐'는 적도 무역풍이 강해지면서 적도 부근의 서태평양 해수 온도는 평년보다 상승하게 되고 동태평양 해수 온도는 저온이 되는 해류의 이변 현상을 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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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뭄. 사진=픽사베이

 

지난달 20일 스페인 안달루시아 지역의 기온이 평년보다 16도나 높은 섭씨 40.3도를 기록하며 폭염이 이어졌다. 스페인 내 다른 17개 지역에서도 고온주의보를 발령됐다.


미국 텍사스주 샌안토니오의 기온은 지난달 21일 38.33도를 기록했다. 지난 1939년 5월에 기록한 36.67도를 뛰어넘는 최고온도다. 미시시피주 빅스버그 지역에서도 36.67도를 찍으며 1962년 당시 최고 기온이었던 34.44도을 넘어섰다. 


미 국립해양대기청(NOAA) 기후예측센터는 올해 여름 미국 평균 기온은 예년 기온보다 높을 것이라고 예보했다. 미국 중서부 지역에서는 가뭄까지 덮쳤다. 가뭄으로 인해 수위가 내려가면서 수력발전소 가동에도 문제가 생길 것으로 내다봤다. 미국 중서부 지역 전력망 업체 MISO는 관할 지역 15개 주 중에서 11곳이 정전 위험에 처했다고 우려했다. 


올해 3월 인도에서는 122년 만에 가장 뜨거운 3월을 기록했다. 기록적인 무더위는 5월까지 폭염으로 이어졌다. 특히 뉴델리 지역은 49도를 넘었다.  


폭염과 가뭄 등 이상기후가 전력 발전에도 악영향을 미치고 있다. 냉방을 위한 전기 수요가 급증하다보니 여름철에 무더위가 기승을 부리는 시간대에 블랙아웃까지 걱정해야 하는 판국이다.  


노르웨이 리서치회사인 리스타드 에너지에 따르면 우크라이나 전쟁이 장기화되면서 러시아산 가스 의존도가 컸던 그리스나 헝가리, 라트비아 등 동유럽 국가들은 올여름 블랙아웃 가능성을 높게 보고 있다. 월스트리트저널(WSJ) 보도에 따르면 지난달 27일 '미국의 3분의 2 지역에서 올여름 블랙아웃을 경험할 수 있다'는 북미전력계통신뢰도협회(NERC)의 경고를 전했다.


미국조차 블랙아웃을 걱정할 수 밖에 없는 전력난에 빠졌다. 전력난의 원인으로 조 바이든 대통령의 친환경 에너지 전환 정책을 꼽았다. 미국이 우크라이나 전쟁과 국제 에너지 가격 폭등에도 민주당의 반(反) 화석연료 캠페인을 멈추지 못했다고 지적했다.


미국의 전력난보다 더 심각한 곳이 있다. 남아시아에서 이미 전기 공급이 중단됐다.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스리랑카와 파키스탄, 미얀마 등 아시아 일부 국가에서 정전 사태로 인해 고통의 시간을 보내고 있다. 인도의 경우 28개주 중 16개 주에서 하루 최장 10시간 동안 전기 공급이 끊긴 것으로 알려졌다. 인도 전력부에 따르면 지난달 18일 인도의 전력 수요는 181GW(기가와트)로 2012∼2021년 중 최고치(169GW)를 경신했다. 


지난 3월 일본 후쿠시마(福島) 인근에서 발생한 지진으로 인해 일부 화력발전소가 가동을 멈췄다. 대규모 정전 사태를 이미 경험했던 일본은 올여름 블랙아웃이 나타날 수 있다는 우려에 긴장을 늦추지 않고 있다. 일본이 우크라아나 침공에 대한 러시아 제재 차원에서 석유와 천연가스, 석탄 등 에너지원을 전면 수입하지 않기로 결정한다면 에너지 수급이 불안해지면서 블랙아웃 우려에서 벗어날 수 없게 된다. 


특히 물가와 전기료가 비싼 일본에서는 블랙아웃도 문제지만 소비자들이 급등한 전기료를 얼마나 더 부담할 수 있을 지도 미지수다. 고바야시 슌스케(小林俊介) 미즈호증권 수석 애널리스트는 "원유 가격이 배럴당 40달러 상승하면 1년간 일본 가계가 져야 하는 부담은 4조엔이 늘어난다"며 "국민 1인당 연간 3만엔의 부담이 증가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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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픽사베이

전세계 여러 나라에서 고유가 부담 속에 전기요금을 대폭 올리고 있다. 프랑스는 지난 2월 24.3%를 인상했고, 영국은 4월에 54%를 올렸다. 일본도 지난해부터 누적 34.6%를 인상했다.


국내 전력시장 사정도 마찬가지다. 한국전력공사는 지난 1분기에 5조7천억원대의 영업손실을 기록했다. 올해만 17조원 이상의 적자가 예상되는 한전은 지금까지 미뤄왔던 전기료 추가 인상 카드를 만지작거릴 수 밖에 없다. 


이미 4월부터 전기료가 kWh당 6.9원 올랐다. 국제유가가 오르다보니 기준연료비와 기후환경요금도 상향 조정됐다. 4인 가구 기준 한 달 사이에 평균 약 2120원 늘어났다. 문제는 아직 다 오른게 아니라 더 늘어날 수 있다는 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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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세계 '전기요금 폭등'에 '블랙아웃' 경고...전쟁·이상기후 영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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