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 각지에서 빈대가 출몰하면서 정부가 대책본부까지 꾸리는 지경에 이르렀다.

정부는 최근 빈대 출현의 심각성을 인지하고 '빈대 정부합동대책본부'까지 출범시켰다. 8일 정부 합동대책본부 등에 따르면 지난 6일까지 전국 17개 시도 등에 접수된 빈대 의심 신고 건수는 30여건이다.
지난 6일 한 인터넷 커뮤니티에는 '빈대 확인해주세요' 라는 글을 올라왔다. 글을 쓴 작성자는 "트렌치 코트에서 빈대를 발견했다"면서 "휴지로 잡아 꾹 눌렀더니 피가 나왔다"고 설명했다. 이어 "수원에서 무궁화호를 타고 대전역 KTX를 환승해 동대구역 지하철을 탔다"면서 "학원에 말해야 하나. 이동경로가 문제인지 학원에 있던 벌레인지 알 수가 없다"고 덧붙였다.

지난달 13일 인천 서구 모 찜질방 매트 아래쪽에서 살아있는 빈대 성충과 유충이 발견돼 이 찜질방 운영이 잠정 중단됐다. 서구는 이 업체에 경고 처분을 내린 뒤 추후 점검에서도 청결 유지에 문제가 있을 경우 영업 정지 등으로 처분하겠다는 입장이다.
또 지난달 19일 대구의 한 사립대학교 기숙사에서도 학생이 빈대에 물렸다는 신고가 접수돼 대학 측이 긴급 소독에 나섰다. 이 밖에도 서울 중구 남대문 쪽방촌 일대의 한 고시원, 경기도 부천 소재 고시원 등 숙박시설과 공공시설을 중심으로 빈대 출현 신고가 잇따르고 있다.
빈대는 주로 야간에 따뜻한 곳을 찾아다니면서 사람의 피를 빨아먹는 해충이다. 전염병을 옮기지는 않지만, 물릴 경우 심한 가려움증, 피부 감염증 등을 유발할 수 있다.
국내에선 1960년대 새마을 운동과 1970년대 DDT 살충제 도입 등으로 빈대 개체 수가 급격히 감소했다. 2014년부터 약 10년간 질병관리청에 접수된 빈대 관련 신고는 9건에 불과했다.
하지만 최근 해외 유입으로 추정되는 빈대 신고 건수가 늘면서 논란이 확산되고 있다. 정확한 원인도 모른 채 수십건의 빈대 신고가 접수되고 있다.

전국 지자체는 빈대 출현 가능성이 높은 업소에 대해 합동점검을 하거나 소독작업을 진행하는 등 해충 퇴치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대구시는 이 지역 대학 기숙사에서 빈대가 출현함에 따라 지역 9개 구·군 보건소 등과 대책 회의를 갖고 합동대책반을 구성해 운영키로 했다.
인천시도 종합대책본부를 구성했으며 빈대 출현 가능성이 높은 숙박시설과 목욕탕 등 757개 업소에 대해 다음 달 8일까지 합동점검을 마칠 계획이다.
또 위생 취약 시설인 쪽방촌 210여가구와 고시원 800여곳에 대해서도 빈대가 나타날 경우 신속히 출동해 긴급 방제작업을 추진하기로 했다. 빈대가 발생하지 않은 지자체들도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군산시는 오는 10일까지 숙박업소와 목욕시설 등 112곳을 특별 점검키로 했다. 점검 대상은 매월 1회 이상 소독 여부, 청소 및 청결 상태, 침대보·수건·가운(의상)의 사전 세탁 여부 등이다.
강원도는 특별조정교부금 1억원을 긴급 편성해 취약계층 시설과 숙박업소, 식품접객업소 등을 대상으로 방역 소독을 지원하기로 했다.
울산시는 관내 소독의무시설에 빈대 정보집을 배포하고 빈대 예방·관리 방법을 안내하는 등 홍보활동을 하고 있다. 충남도도 다중이용시설 위생 점검을 하는 한편 빈대 관련 콜센터도 운영할 계획이다.
이달 3일 행안부와 보건복지부, 질병관리청, 환경부, 국방부, 교육부 등 10개 관계부처가 참여하는 빈대 합동 대책본부를 꾸린 정부는 지자체에서 접수된 빈대 의심 신고 건수, 대처 상황 등을 취합해 현장 대응에 활용할 계획이다.
'빈대 공포'가 확산하면서 빈대 퇴치제 관련 용품 수요도 늘고 있다. G마켓에 따르면 지난달 31일부터 이달 6일까지 빈대 퇴치제(살충제) 판매량이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813% 급증했다. 침구 청소기 판매량도 610% 늘었다. 빈대 차단용 침대·매트리스 방수커버(111%), 고열 스팀기(25%) 등을 찾는 수요도 증가했다.
BEST 뉴스
-
[단독] 소비자는 불안에 떠는데…오르테·소베맘, 젖병세척기 하자 무책임 대응 빈축
유아용품 브랜드 오르테와 소베맘이 판매하는 유아용 젖병세척기에서 내부 플라스틱 부품이 갈라지거나 깨지는 사례가 잇따라 나와 논란이다. 미세 플라스틱 이슈에 소비자 불안이 커지고 있으나 두 회사는 문제의 원인을 명확히 고지하지 않고, 일부 제품에 대한 환불만 진행하는 등 안이하게 대응해 비판의 목소리가 ... -
반포 래미안 원베일리 '여자 사우나에서 X싼 사람 나와'
서울 서초구 반포동의 주상복합단지 래미안 원베일리 내부 여성 사우나에서 인분이 나왔다. 아파트 측은 조사에 착수했으며, 법적 조치도 검토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원베일리 커뮤니티 사우나에 거치된 공지문 사진=SNS 7일 래미안 원베일리 커뮤니티 측이 사우나에 공... -
[단독] 급성장한 미소 서비스, ‘좋은 플랫폼’ 평가 속 반복되는 불만 목소리
국내 대표 홈서비스 플랫폼 미소(Miso)가 생활편의를 크게 높인 혁신 서비스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2015년 설립 이후 누적 고객 500만 명, 거래 파트너 8만 명을 확보하며 누적 거래액 1조 원을 돌파했고, 최근 2년 연속 흑자를 기록했다. 그러나 빠른 성장 뒤에는 끊이지 않는 고객 불만과 서비스 품질 문제가 드러나고... -
급전 찾는 5060…저축은행·카드론·캐피탈 고령층 연체율 ‘비상’
서울의 한 저축은행 사진=연합뉴스 저축은행과 카드론, 캐피탈 등 제2금융권에서 60세 이상 고령층의 신용대출 연체율이 빠르게 치솟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10일 더불어민주당 허영 의원이 20개 저축은행, 8개 카드사, 10개 캐피탈사로부터 제출받은 ‘2021~2025년 연령대별 ... -
직장인 3명 중 1명 “채용 사기 경험”
일러스트=픽사베이 직장갑질119가 여론조사기관 글로벌리서치에 의뢰해 지난 6월 1일부터 7일까지 전국 만 19세 이상 직장인 1000명을 대상으로 ‘수습 갑질 해결을 위한 채용절차법 확대 적용 동의 여부’를 조사한 결과, 직장인 3명 중 1명가량(35.3%)이 입사 당시 확... -
“공항라운지 무료가 진리”… 트래블카드 ‘최애’는 신한카드
국내 최대 신용카드 플랫폼 카드고릴라가 진행한 ‘가장 유용했던 트래블카드 혜택·기능’ 설문에서 ‘공항라운지 무료’가 1위를 차지했다. 해당 혜택을 갖춘 ‘신한카드 SOL트래블 체크’는 블라인드 조사에서 압도적 지지를 받으며 ‘최애 트래블카드’로 꼽혔다. 인포그래픽=카드고릴라 제공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