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권영진 국민의힘 의원이 대표 발의한 16층 이상의 중·대형 건축물 공사의 경우 허가권자가 지정 감리를 의무화하는 것을 골자로 하는 '건축법 일부개정법률안'을 놓고 실효성보다는 부작용이 더 클 것이라는 우려의 목소리가 나왔다.
이 개정안은 연면적 5000㎡ 이상 문화·집회·판매시설이나 16층 이상의 중·대형 건축물 공사 현장에서 공사감리자를 건축주가 아닌 지자체 등 허가권자가 지정토록 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하지만 업계에선 법안의 취지는 이해하지만 실효성에서는 면밀한 검토가 필요하다고 지적한다.

2023년 인천 검단 지하주차장 붕괴사고와 광고 화정 아파트 붕괴사고 등의 대형사고에 따른 여파로 민간 대규모 건축물 감리를 강화해야 한다는 요구는 계속되어 왔지만 허가권자의 지정감리제 도입이 대안이 될 수는 없을 것이라는 게 현장의 해석이다.
관이 개입하면 전문성이 부족한 감리업체만 우후죽순 늘어나고, 건설사업관리(CM/PM)와 감리 비용도 증가해 결국 공사비만 더 오르는 등 부작용이 초래될 것이라는 지적이다.
실효성도 문제다. 건축주가 직접 감리자를 지정할 경우 감리자가 건축주에 예속돼 부실공사 발생 가능성이 있다는 지적이 나왔지만, 검단·화정 붕괴사고는 모두 발주자가 아닌 인허가권자가 감리자를 선정했다.
민간사업에서 관의 지나친 개입은 건설사업관리 및 감리 용역비 부담으로 전가되고 그 몫은 건축주의 비용으로 가중될 뿐이라는 비판이다.
감리업체 선정이 지자체 지정제로 변경되면 정부가 추진하는 PM 활성화 정책과도 부딪친다. PM과 감리 업무를 묶어 진행할 경우 가격 협상이 유연하지만, 지정제가 되면 협상이 불가하다. 건축주 입장에서는 보면 감리 비용 증가하고 이로 인해 전체 공사비 상승을 감당하게 될 가능성이 높다.
정부의 '건설 카르텔 혁파 방안' 발표 당시 건설사업관리 업체(CM · PM)들은 "인허가권자에 의한 주택 감리 선정 방식은 전문적이고 뛰어난 시공 감리자를 선정하는 방법이라기보다는 절차적 정당성을 우선시하는 경직적 발주 프로세스"라며 "최소 자격기준에만 부합하는 다수 감리업체 중 사실상 뽑기 식 선정으로 절차가 진행될 우려가 있다"고 한목소리를 냈다.
업계 관계자는 "법안이 통과돼 현장에 적용될 경우 CM ·감리 용역비가 늘어 공사비는 증가하는 반면 실제로는 순번제 낙찰로 전락하고 전문적인 감리가 이뤄질 가능성도 낮아진다"면서 "개정안에 업계 목소리가 충분히 반영되어 실효성 있는 대안을 마련하는 것이 급선무"라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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