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한국과 일본을 포함한 주요 교역국에 대해 상호관세 부과를 공식화하며 통상 압박 수위를 높이고 있다. 백악관은 7일(현지시간) 기존 관세 유예 기한을 8월 1일까지로 연장하고, 트럼프 대통령이 이날 중 관련 행정명령에 서명할 것이라고 밝혔다.
캐롤라인 레빗 백악관 대변인은 워싱턴 브리핑에서 “트럼프 대통령이 8월 1일부터 상호관세를 적용하는 행정명령에 곧 서명할 예정”이라며 “한국과 일본을 포함한 총 14개국 정상에게 관세율이 명시된 서한을 발송했다”고 밝혔다.
특히 이날 트럼프 대통령은 사회관계망서비스(SNS) ‘트루스소셜’을 통해 이재명 대통령과 이시바 시게루 일본 총리에게 보낸 서한을 공개했다. 해당 서한에는 양국 모두에 대해 25%의 상호관세가 8월 1일부터 적용된다고 명시돼 있다. 이는 당초 트럼프 대통령이 일본에 책정한 24%에서 1%포인트 상향 조정된 수치로, 한국과의 균형을 맞춘 것으로 풀이된다.
트럼프 대통령은 일본 측에 “자동차, 철강 등 품목별 기존 관세 외에 상호관세를 부과하며, 일본에서 환적해 들어오는 제품에는 더 높은 세율을 적용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이어 “일본이 대미(對美) 관세를 인상할 경우, 미국도 그에 맞춰 관세율을 추가로 올릴 것”이라고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은 같은 날 말레이시아·남아프리카공화국·미얀마·라오스·카자흐스탄 등 5개국에도 유사한 내용의 서한을 공개했다. 서한 내용은 국가명과 정상 이름, 일부 관세율 수치만 제외하면 한국에 보낸 서한과 거의 동일했다.
이번 조치로 미국과 무역 협상을 벌이고 있는 57개 경제주체(56개국 + 유럽연합)는 8월 1일까지 3주간 추가 협상 기간을 확보하게 됐다. 트럼프 행정부는 지난 4월 2일 상호관세 제도를 발표하고, 같은 달 9일부터 시행했으나 바로 90일 유예에 들어간 바 있다.
관세율은 일부 조정됐다. 말레이시아는 24%에서 25%로, 카자흐스탄은 27%에서 25%로 변경됐고, 미얀마(44→40%), 라오스(48→40%)는 하향 조정됐다. 남아공은 기존 30%를 유지했다.
레빗 대변인은 한국과 일본만 서한을 공개한 이유에 대해 “그것은 대통령의 전권이며, 대통령이 선택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SNS를 통해 “이번 조치는 우리와의 관계에 따라 관세율을 조정할 수 있는 여지를 남긴 것”이라며 “상대국이 무역시장을 개방하고 비관세 장벽을 철폐하면 관세는 조정될 수 있다”고 말했다.
트럼프 행정부의 이번 조치는 외국과의 비공개 관세 협상이 충분한 성과를 내지 못했다는 신호로도 해석된다. 앞서 미국과 일본은 지난달 27일 워싱턴에서 열린 7차 협상에서도 합의점을 찾지 못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1일 기자들과의 비행 중 브리핑에서 일본을 향해 “그들은 매우 터프하며, 잘못 길들여졌다(spoiled)”고 언급하며 협상 실패의 책임을 일본 측에 돌렸다.
미국 상무부 통계에 따르면, 미국은 지난해 일본과의 무역에서 694억 달러 적자를 기록했다. 말레이시아(249억 달러), 남아공(89억 달러), 카자흐스탄(13억 달러), 라오스(7억 6천만 달러), 미얀마(5억 7천만 달러) 등과도 적자를 보였다.
웬디 커틀러 전 USTR 부대표는 “게임이 끝난 것은 아니다”라며 “8월 1일까지 협상에서 돌파구가 생길 가능성은 열려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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