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공연 끝나면 돈도 끝”… 권리침해 60%는 ‘수익배분 거부’
- 손솔 의원 “체불 사업주, 정부 지원사업서 배제해야”
국내 예술공연업계의 임금 체불 문제가 갈수록 심화되고 있다.
2024년 한 해 동안만 체불된 임금 규모가 130억 원에 달하며, 이는 2021년(45억 원대)에 비해 약 3배(2.9배) 늘어난 수치다. 같은 기간 체불 인원 역시 두 배 이상(2.3배) 증가했다.
손솔 진보당 의원이 문화체육관광부와 예술인복지재단으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공연단체·공연기획·영화제작 등 예술공연업 전반의 임금 체불이 최근 4년간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
2024년 기준 예술공연업 임금 체불 규모는 총 130억 원, 체불 인원은 약 1,700명에 달한다. 1인당 체불 금액은 2021년 600만 원에서 2024년 730만 원으로 증가했다.
가장 체불이 심한 업종은 영화·비디오물 및 방송 프로그램 제작업으로, 2024년 체불액만 98억 원대에 달했다. 특히 공연 기획업과 예술 관련 서비스업에서도 수년간 체불액이 꾸준히 늘며 구조적 문제로 번지고 있다.
예술인복지재단에 접수된 ‘예술인 권리침해 행위’ 신고 건 중 60% 이상이 임금 체불과 관련된 수익배분 거부·지연·제한 사안인 것으로 나타났다. 2023년부터 올해 8월 말까지 접수된 647건 중, 393건이 이 유형에 해당한다.
예술계에서는 공연 이후 수익 정산이 이뤄지지 않거나, 약정된 출연료를 제때 받지 못하는 사례가 빈번하다.
한 공연 기획자는 “공연이 끝나면 ‘지원금이 늦게 들어온다’는 이유로 임금을 미루는 일이 많다”며 “노동자가 아닌 예술인이라는 이유로 법적 보호도 미비하다”고 토로했다.
■ ‘체불 사업주 DB’ 구축 시급… 정부 지원사업서 배제해야
현행 제도상 문화체육관광부는 고용노동부가 공개하는 ‘체불사업주 명단’에 등재된 사업주를 정부 공모사업에서 제외할 수 있다.
그러나 이 명단에는 임금 체불 유죄가 2회 이상 확정되고 체불액이 3천만 원 이상인 자만 포함돼, 실제 현장에서 잦은 체불을 반복하는 소규모 사업주 상당수가 감시망 밖에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손솔 의원은 “체불액이 적더라도 반복적으로 임금을 지급하지 않거나 고의로 체불한 사업주까지 관리해야 한다”며 “임금 체불 사업주 전용 데이터베이스를 구축해, 문화체육부 지원사업 참여를 제한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정부는 지난 7월 예술인 산재보험 의무화 계획을 발표했다. 이에 따라 예술인도 간이대지급금 제도의 보호 대상에 포함돼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간이대지급금은 사용자가 임금을 지급하지 않을 경우 국가가 최대 1천만 원 한도 내에서 대신 지급하는 제도다.
손 의원은 “예술공연업 체불의 다수가 수익배분 거부 형태로 이뤄지고 있다”며 “예술인도 산재보험 가입 의무화에 맞춰 간이대지급금 제도를 활용할 수 있도록 제도 설계가 필요하다”고 밝혔다.
전문가들은 “예술인이 근로자가 아니라는 이유로 법적 보호에서 소외돼 왔다”며 “예술 활동의 불안정성이 ‘체불’이라는 형태로 표면화되고 있다”고 지적한다.
또한 “임금 체불은 단순한 개인 피해가 아니라 예술산업의 신뢰와 지속가능성을 해치는 문제”라며 “정부의 강력한 관리와 제도 개선이 시급하다”고 입을 모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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