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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업이익 초과’ 배당한 효성투자개발…조현준 회장, 비상장사서 164억 챙겨

  • 류근원 기자
  • 입력 2025.07.24 15: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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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상장사 규제는 피하고, 배당은 더 많이…“주주환원 논리 무색” 지적

총수일가가 지배하는 비상장 기업을 통해 수백억 원의 배당금을 챙긴 사실이 알려지며, 기업 지배구조의 투명성에 또다시 경고등이 켜졌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효성그룹의 비상장 계열사인 효성투자개발은 지난해 약 270억원의 순이익을 거뒀음에도 이보다 130억원 이상 많은 400억원 규모의 배당을 실시한 것으로 확인됐다. 이 중 약 164억원이 최대주주인 조현준 효성그룹 회장에게 돌아간 것으로 전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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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현준 효성그룹 회장 사진=효성 제공

 

문제는 그 배당의 실질적 출처가 국내 영업이 아닌, 해외 계열사에서 벌어들인 수익이라는 점이다. 이를 두고 재계 안팎에서는 "자산관리회사(PAMC)보다 더 영리한 저당(低當) 배당 모델"이라는 비판도 나온다.


효성투자개발은 한때 섬유·화학 분야의 중간 지주 성격을 띤 회사였지만, 현재는 부동산 투자 및 임대업을 핵심 사업으로 전환한 상태다. 오피스 빌딩 등 유휴 자산의 안정적 임대 수익을 통해 연간 수백억 원의 매출을 올리고 있으며, 상대적으로 사업 리스크가 적은 구조로 재편됐다.


하지만 실적만 보면 사정은 다르다. 효성투자개발은 국내 사업에서 오히려 손실을 내고 있는 반면, 베트남 등 해외 계열사들은 탄탄한 실적을 기반으로 대규모 배당을 실시하고 있다.


실제 지난해 효성베트남은 1조 7,241억 원의 매출과 982억 원의 순이익을 거뒀고, 이 중 300억 원 이상을 효성투자개발에 배당했다. 조현준 회장은 효성투자개발 지분 41%를 통해 164억 원을 배당금으로 챙겼다. 이처럼 자회사 이익을 배당받아 모회사를 거친 뒤, 결국 오너 개인에게 귀속시키는 구조는 지주회사와 유사하지만, 지주사보다 규제가 덜한 점에서 논란이 되고 있다.


더욱이 이 배당 구조는 몇 가지 중대한 리스크를 안고 있다. 우선, 계열사 간 이해 충돌 소지가 크다. 효성베트남처럼 실적이 양호한 해외 자회사가 그룹 내 타 계열사 지배구조나 자금 흐름에 영향을 받게 되면, 외국계 투자자나 현지 당국의 견제를 받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또한, 향후 효성그룹이 공정거래법상 지주회사 요건 충족을 위한 계열사 분리 또는 지분구조 변경에 나설 경우, 효성투자개발이 보유한 해외 법인의 지분율이 낮아질 수밖에 없다. 이렇게 되면 배당 수익은 급감하게 되고, 조 회장의 연간 배당금도 현재의 4분의 1 수준으로 축소될 가능성이 제기된다.


실제로 조 회장은 2022년, 개인회사 경영난을 해결하기 위해 효성투자개발을 통해 불법 자금을 조달한 혐의로 벌금형을 선고받은 바 있다. 그룹 내 다수 계열사의 대표직을 겸임 중인 조 회장이 자신의 이해관계를 우선시해 기업 지배구조에 혼선을 야기한다는 우려도 커지고 있다.


재무 건전성 역시 도마 위에 올랐다. 현재의 배당 구조는 단기적으로는 상속세와 개인 세금 부담을 줄이는 데 유리하지만, 글로벌 경기 침체, 환율 변동, 베트남 내 정책 리스크 등 외부 변수에 취약하다. 배당금이 흔들릴 경우, 조 회장의 ‘저당 수익 구조’ 역시 근본적인 흔들림을 피하기 어렵다.


전문가들은 “배당금 중심의 수익 구조는 투자자에게 안정감을 줄 수 있지만, 모회사의 실적이 아닌 자회사 실적에 전적으로 의존할 경우, 이는 재무구조의 취약성을 의미한다”며 “장기적으로는 기업 가치의 지속성에 대한 회의로 이어질 수 있다”고 경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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