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업무추진비 집행 불일치 의혹도… 문체부 “경위 확인 중”
한국공예디자인문화진흥원(이하 공진원) 기관장이 과거 성희롱으로 경고를 받은 데 이어, 최근 내부 게시판에 비판 글을 올린 직원에게 ‘고소를 예고’하는 내용의 담화문을 게시해 논란이 일고 있다. 기관장 업무추진비 관리 부실 의혹까지 불거지며 문화체육관광부의 감사 필요성이 제기된다.
◆ “사과 안 하면 고소”… 익명 비판 글에 ‘담화문’으로 대응
지난 7월 7일, 공진원 사내 게시판에는 ‘원장 특별 담화문’이라는 제목의 공지가 올라왔다. 담화문에는 “허위사실로 명예를 훼손하면 7년 이하 징역, 5천만원 이하 벌금형에 처할 수 있다”며 “게시글은 삭제됐지만 289명이 열람한 캡처본을 확보했다. 서버 로그인 기록과 IP 추적이 가능하다. 4일 안에 공개 사과하지 않으면 고소 후 선처하지 않겠다”는 내용이 담겼다.
앞서 올해 5월, 문화체육관광부는 공진원 원장에 대해 “소속 직원에 대한 부적절한 언행으로 성희롱이 인정된다”며 ‘엄중 경고’ 조치를 내린 바 있다. 이런 상황에서 나온 담화문이 비판자 색출 의도로 비춰지면서, 내부에서는 “명백한 갑질”이라는 반발이 나온다.
실제 해당 익명 게시글이 공진원 직원이 작성한 것이라는 근거도 제시되지 않았다. 담화문에는 본인에 대한 사과나 반성 대신 비판자를 형사 고발하겠다는 취지가 담겼다는 지적이다.
◆ 업무추진비 집행 내역도 ‘엉망’

업무추진비 관리에서도 허술함이 드러났다. 국회 문화체육관광위원회 소속 손솔 의원실이 공진원에서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기관이 공개한 내부 업무추진비 내역과 공공기관 경영정보 공개시스템(알리오·ALIO)에 공시된 내역 간에 건수·금액 불일치가 확인됐다.
공진원은 “단순 실수”라며 수정 자료를 다시 제출했으나, 첫 번째 자료에 있던 내역이 빠지거나 여러 건이 한 건으로 통합된 사례가 있었다.
공진원 측은 “알리오 공시 기준에 맞춰 정리했다”고 해명했지만, 구체적 경위에 대한 설명은 내놓지 않았다.
신임 원장이 취임한 2023년 이후 기관장 업무추진비 사용 빈도와 금액이 두 배 가까이 늘어난 점도 도마 위에 올랐다. 한 국회 관계자는 “집행 내역 관리도 제대로 되지 않은 상황에서 사용 규모가 급격히 늘어난 것은 추가 감사가 필요한 사안”이라고 지적했다.
◆ “성비위·갑질·회계 부실”… 해임 필요성 제기
전문가들은 공공기관장의 성비위와 갑질, 회계 관리 부실이 반복되는 것은 제도적 허점 때문이라고 지적한다.
2023년 여성가족부가 성희롱 징계 가이드라인을 개정하면서, 상급기관이 즉시 해임하던 종전 방식이 ‘기관 자체 징계위원회’ 결정으로 바뀌었기 때문이다.
이 때문에 공진원 원장 역시 성희롱이 인정됐음에도 현재까지 직위를 유지하고 있다. 한 문화계 관계자는 “공공기관장은 공무원보다 더 높은 윤리성과 책임감을 요구받는 자리”라며 “문화예술을 다루는 기관에서 성비위와 갑질이 용인된다면 정부의 도덕성에도 상처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문체부 관계자는 “해당 사안에 대한 사실관계를 확인 중”이라며 “필요할 경우 관련 절차에 따라 조치하겠다”고 밝혔다.
BEST 뉴스
-
신길5동 지주택, 500억 횡령 의혹…조합원들 “10년 기다렸는데 빚더미”
서울 영등포구 신길5동 지역주택조합(조합장 장세웅)에 또다시 충격적인 의혹이 제기됐다. 신길5동 지역주택조합 시위 현장 사진출처=지역주택조합 SNS 25일 JTBC 보도에 따르면 서울시가 파견한 공공 변호사와 회계사 실태조사에서 최소 500억 원 규모의 자금 유용 정황... -
올림픽대로 끝자락 ‘스테이지28’ 민간 표지판이 9개나?
서울 강동구 고덕동, 올림픽대로의 끝자락을 달리다 보면 눈에 띄는 표지판이 있다. KB뉴스영상 화면 갈무리 출처=KBS ‘3차로로 진입하세요’라는 안내 바로 옆에 ‘스테이지28 방향’이라는 글씨가 붙어 있다. 분기점에도, 진입로에도, 측도에도 같은 표지판이 반복된다. 세어보니 ... -
[단독] 삼성 갤럭시폰, 이미지 파일로 원격 해킹 가능?
반고흐 미술관의 오디오 가이드 기기로 사용되는 갤럭시 S25+를 사용하는 모습 사진=삼성전자 제공 삼성전자의 갤럭시폰에서 제로데이 보안 취약점(CVE-2025-21043)이 확인됐다. 제로데이 공격은 보안 취약점이 발견되었을 때 그 문제의 존재 자체가 널리 공표되기도 전에 ... -
[단독] 환율 미쳤다…미국 공항서 달러당 2100원에 거래 중
미국에서 1달러를 매입하려면 한화를 2000원 이상 지불해야 하는 것으로 드러났다. 그만큼 원화 가치가 약세를 면치 못하고 있다는 의미다. 일러스트=픽사베이 13일 미국 캘리포니아 현지 관계자에 따르면, 12일(현지시간) LA LAX공항 내부 환전소에서 교민들이 달러를 구입할 ... -
신원근 진학사 대표, 국감 증인 출석… ‘스타트업 기술탈취’ 의혹 도마에
신원근 진학사 대표가 22대 국회 국정감사 증인으로 출석해 중소기업 기술탈취 관련 질의를 받게 됐다. 29일 국회에 따르면 신 대표는 오는 10월 14일에 열리는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산자위)의 국정감사에 출석요구될 증인 명단에 포함됐다. 신원근 진학사 대표 사진출차=SNS ... -
국가AI전략위, ‘AI정부’ 전환 TF 출범…아토리서치 정재웅 대표 주목
대전 국가정보자원관리원 화재로 정부 시스템이 마비된 사태 이후, 정부가 근본적 해결책 마련에 나섰다. 대통령 직속 국가인공지능전략위원회(위원장 이재명 대통령, 이하 위원회)는 29일 ‘AI 인프라 거버넌스·혁신 TF’ 구성을 공식화했다. 이 TF의 공동 리더로 하정우 AI미래기획수석 겸 CAI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