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종로구 감사원 청사에서 열린 최재해 감사원장의 퇴임식이 돌발 사태로 얼룩졌다. 감사위원 유병호 씨가 행사 도중 유행가 ‘세상은 요지경’을 틀고 “영혼 없는 것들”이라며 고성을 지른 사실이 알려지면서, 감사원 내부의 갈등이 극명하게 드러났다는 평가가 나온다.
11일 오전 비공개로 진행된 퇴임식은 당초 차분한 분위기에서 마무리될 예정이었다. 그러나 기념촬영을 위해 후정으로 이동하던 중 유병호 위원이 스마트폰으로 노래를 재생하고, 동료 감사위원들과 직원들을 향해 비난성 발언을 한 것으로 전해졌다. 일부 참석자들은 당혹스러워하며 현장을 급히 빠져나간 것으로 알려졌다.
유병호 위원은 윤석열 정부 시절 핵심 감사라인으로 활동하며 정치적 감사 논란의 중심에 있었던 인물이다. 최근 새 정부가 추진 중인 ‘감사원 운영쇄신 TF’에 대해 “구성 근거와 절차, 활동 내용이 모두 위법하다”고 공개 비판하며 내부 반발을 주도해왔다. 이번 돌발 행동 역시 이러한 불만이 폭발한 결과로 해석된다.
최재해 감사원장은 퇴임사에서 “감사원의 독립성과 원칙을 지키기 위해 외풍을 막으며 최선을 다했다”고 밝히며 자리를 떠났다. 그러나 감사원 내부에서는 “조직 쇄신을 추진하는 시점에서 고위 감사위원이 공식 행사에서 고성을 지른 것은 조직의 신뢰를 훼손하는 일”이라는 비판이 제기됐다.
정치권의 반응도 엇갈렸다. 현 여권에서는 “공직자가 공식 행사에서 도를 넘은 언행을 한 것은 명백히 부적절하다”며 징계 필요성을 주장했다. 반면 *야권은 “새 정부의 감사원 개편이 정치 보복 성격을 띤 만큼, 유 위원의 행동은 항의성 표현으로 볼 여지도 있다”고 옹호했다.
감사원 관계자는 “퇴임식 이후 별도의 조사나 보고 절차는 진행되지 않았다”며 “유 위원의 돌발행동은 개인적 감정의 표출로 본다”고 전했다.
이번 사건은 단순한 해프닝을 넘어 감사원의 독립성과 정치적 중립성, 그리고 정권 교체 후 내부 균열을 상징적으로 드러낸 사례로 꼽힌다. 차기 감사원장 인선과 조직 개편 과정에서 이번 사태가 어떤 영향을 미칠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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