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저비용항공사(LCC) 업계 1위인 제주항공이 5위인 이스타항공을 품에 안으면서 항공업계의 과열 경쟁이 더욱 심화될 것으로 보인다. 한편에선 올해 역대 최악의 실적을 기록할 LCC 업체 간 구조조정이 본격화할 것이라는 전망도 제기된다.
19일 항공업계에 따르면 전날 제주항공은 이스타항공 최대 주주인 이스타홀딩스와 주식매매계약에 대한 양해각서를 체결하고 이스타항공의 경영권 인수를 위한 절차에 돌입했다.
인수 주식수는 이스타항공 보통주 497만1000주이며, 지분 비율은 51.17%다. 매각 예정 금액은 695억원으로, 제주항공은 이행보증금으로 115억원을 지급할 예정이다. 이석주 제주항공 사장은 “이스타항공 인수를 통해 여객점유율을 확대하고 LCC 사업 모델의 운영 효율을 극대화해 LCC 선두 지위를 공고히 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항공업계에서는 LCC 출혈 경쟁 상황에서 제주항공의 이스타항공 인수와 같은 LCC 간 구조조정이 조만간 다시 발생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현재 국내 LCC는 내년 신규 취항을 앞둔 에어로케이, 에어프레미아 2곳을 포함해 총 9곳이다. 미국의 LCC가 9곳, 일본과 중국이 각각 8곳과 6곳 등인 점을 고려하면 국내 LCC 업체 수가 과도하게 많다는 지적도 제기된다.
출혈 경쟁으로 수익성 악화를 보인 LCC로는 이스타항공이 가장 대표적이다. 지난 2007년 설립된 이스타항공은 과열 경쟁으로 최근 수년 동안 자본잠식 상태에 빠졌다. 이후 지난 2015년 기업공개(IPO)를 통해 자금난을 해소하려고 시도했으나 상장에 실패하면서 위기를 맞았다. 이후엔 자금 조달을 위해 유상증자에 연이어 나섰지만 상황은 쉽게 회복되지 않았다. 이런 와중에 일본 불매운동 여파로 실적이 나빠지면서 영업적자가 심화돼 매각으로까지 이어졌다.
다른 LCC 업체들도 비슷한 상황이다. 3분기 제주항공은 영업손실 174억원을 기록했다. 진에어와 에어부산 역시 각각 131억원과 195억원의 영업손실을 나타내 적자로 돌아섰다. 티웨이항공도 102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해 적자로 전환했다. 비상장사로 실적이 공개되지 않은 이스타항공, 에어서울도 적자를 기록한 것으로 알려졌다.
방민진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9개사가 난립할 예정이었던 국내 저비용항공 시장에 통폐합 조짐이 있는 점은 긍정적”이라면서도 “다만 제주항공의 인수에도 불구하고 차별적인 원가 경쟁력을 확보하기 어려워 저비용항공 시장의 재편 관점에서는 효과가 제한적일 수 있다”고 말했다.
김유혁 한화투자증권 연구원은 “제주항공이 이스타항공 인수 후 합병을 하지 않고 추가적인 신주 인수가 예정된 점은 단기적으로 부담 요인”이라며 “이스타항공 매각을 시작으로 추가적인 LCC 간 구조재편이 발생할 가능성이 있는 점 등은 긍정적”이라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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