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액주주 의결권 막는 5%룰 손보자는 국회
금융위는 제재 수위 높여 ‘쌍방향 조율’ 필요
상장사 주식을 5% 이상 보유할 경우 발생하는 ‘5%룰’을 두고, 정부와 국회가 각기 다른 방향의 개정에 나서 주목된다.
한쪽에선 소액주주와 기관투자자의 정당한 의결권 행사를 보장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다른 한쪽에선 제재 실효성을 높이겠다며 과징금 상한선을 최대 10배까지 높이겠다고 나선 것이다.
금융위 “위반 시 과징금 10배… CB 공시도 강화”
금융위원회는 지난 5월 21일, 오는 7월 22일부터 시행될 자본시장법 시행령 개정안을 통해 5%룰 위반 시 과징금 부과 한도를 기존보다 10배 강화한다고 밝혔다.
기존에는 위반 기업의 시가총액의 10만분의 1 수준으로 과징금이 부과됐지만, 개정안에선 1만분의 1로 상향돼 경고 수위를 높인 셈이다.
또 기업이 사모 전환사채(CB) 등을 발행하는 과정에서 공시 시점을 앞당기는 조항도 신설된다. 그동안은 CB 발행 사실이 납입일 직전에야 공개되는 경우가 많아 일반 주주의 권리 보호가 어렵다는 지적이 제기돼왔다.
개정안은 CB 발행일 최소 1주일 전까지 공시하도록 명시했다. 신규 상장기업에 대한 분·반기 재무제표 제출 의무도 새로 도입된다.
금융위는 “시장 투명성과 투자자 보호 강화를 위한 최소한의 조치”라고 설명했다.
국회 “의결권 막는 5%룰, 기준 구체화해야”
반면 국회에선 ‘5%룰이 소액주주와 기관투자자의 정당한 주주 활동을 가로막고 있다’는 문제의식이 나오고 있다.
조국혁신당 차규근 의원(기획재정위)은 2일 자본시장법 개정안을 발의하며, 현행 규정이 ‘경영권에 영향을 주기 위한 목적’이라는 추상적 기준 때문에 소액주주의 의결권 행사까지 제한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차 의원의 개정안은 해당 기준을 ‘실질적으로 경영권에 중대한 영향을 주기 위한 경우’로 구체화해, 정당한 주주 제안이나 반대표 행사 등을 제재 대상에서 제외하는 내용을 담았다.
또 5%룰 위반 시 부과되는 ‘주식 처분 명령권’ 조항은 과거 폐지된 제도에서 넘어온 규제로, 현행 시장 현실에 맞지 않는다며 삭제를 주장했다.
이처럼 정부는 공시제도의 실효성 강화에 초점, 국회는 소액주주 권한 보장에 방점을 찍고 있어, 시장에선 제도 방향성에 대한 혼선도 우려된다.
금융당국은 제재 장치를 강화하며 시장의 신뢰를 높이려는 입장이지만, 자칫 소액주주의 집단행동이나 기관투자자의 스튜어드십 코드 이행마저 위축시킬 수 있다는 점도 간과할 수 없다.
시장 관계자는 “의결권 행사나 공개 제안처럼 일반 주주로서의 정당한 활동까지 ‘경영권 개입’으로 해석돼선 안 된다”며 “금융당국과 국회가 규제의 균형점을 조율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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