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국제공항공사(이하 인천공항공사)가 이학재 사장 취임 이후 인천 지역으로의 기부금 규모를 대폭 늘린 것으로 확인되면서, 내년 인천시장 선거를 겨냥한 ‘정치성 기부’ 아니냐는 논란이 커지고 있다.
국회 더불어민주당 천준호 의원실이 인천공항공사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이 사장 취임 이후 26개월 동안 공사의 전체 기부금 지출액은 440억8,372만 원으로 전임 사장 재임 기간(220억3,970만 원) 대비 두 배 증가했다. 같은 기간 인천 지역으로만 집행된 금액은 295억3,017만 원으로 전체의 67%를 차지하며, 전임 대비 81.2%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공사 내부 회의록에서도 우려가 제기됐다. 지난 6월 26일 열린 제7차 이사회 회의록에는 “기부금 등 업무와 무관한 비용 지출이 단기간에 급격히 증가하고 있다”며 “재정에 부담이 될 수 있으므로 각별히 관리가 필요하다”는 발언이 기록돼 있다.
특히 지난해 공사의 기부금은 238억5,800만 원으로 전년 대비 66.9% 증가해, 시장형 공기업 14곳 중 액수와 증가율 모두 1위였다는 지적이 나왔다. 코로나19 시기 감소했던 공사 기부금이 2022년 853억 원 수준에서 다시 반등한 흐름이다.
이학재 사장은 과거 3선 국회의원을 지냈고, 2022년 인천시장 경선에도 참여했다. 이후 2023년 6월 인천공항공사 사장으로 취임하면서 지역사회 행보를 확대해 왔다. 이에 일각에서는 “기부금의 인천 편중이 내년 지방선거를 염두에 둔 포석 아니냐”는 분석을 내놓고 있다. 공직선거법 제115조가 금지하는 ‘제3자의 기부행위’ 논란이 불거질 가능성도 제기된다.
이 사장은 “제3어린이집 신축비 134억 원, 용유 외곽도로 보상비 등 대규모 사업비가 기부금으로 집계되며 수치가 부풀려진 것”이라며 “이를 제외하면 전임들과 큰 차이가 없다”고 해명했다. 또 “인천공항에서 열린 행사에 여야 구분 없이 인사한 것일 뿐, 특정 정당을 위한 활동은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인천공항공사 역시 “지역 상생과 사회공헌 확대를 위한 계획적 기부일 뿐, 선거와는 무관하다”고 밝혔다. 그러나 공사 재무 상태가 부채 8조 원, 부채비율 99.7%에 달하는 상황에서 기부금이 급증한 점은 내부에서도 ‘과도한 집행’이라는 우려가 나온다.
공사는 지난해 12월 인천사회복지공동모금회에 18억 원을 기탁하는 등 인천 중심의 봉사 활동을 지속하고 있다. 다만 재정 부담 속에서 인천 지역 기부가 집중되는 상황은 ‘사회공헌’과 ‘정치 행보’의 경계 논란을 불러일으키며, 공기업의 투명성과 중립성 확보가 향후 중요한 과제로 떠올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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