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자동차 회사에 대한 소비자 만족도는 매년 감소, 불만은 증가하고 있다. 수년 내 불만율이 만족률 보다 높아질 가능성 마저 있다. 지난 10년간 국산차 회사에 대한 만족률은 수입차 보다 낮았는데, 그 차이는 점점 더 커지고 있다. 수입차 판매가 급속히 증가하는 것도 이와 관련된 것으로 보인다. 국산 자동차 회사에 대한 소비자 불만의 핵심은 노사관계에 있다. 소비자의 노사관계에 대한 부정적인 인식은 더 이상 내려갈 수 없는 바닥 수준이며, 이것이 다른 측면의 평가도 끌어 내리고 있다. 끝없는 국산 자동차회사 이미지의 추락 뒤에는 노사관계에 대한 실망이 있다.
자동차전문 리서치회사인 마케팅인사이트는 지난 2005년부터 10년 간 수행해 온 연례 자동차기획조사에서 새 차를 구입한지 1년 이내인 소비자(2014년의 경우 7,443명)에게 “그 회사의 영업·서비스·품질 등을 종합적으로 볼 때 ‘그 회사전반에 대해 어느 정도 만족하는지’를 10점 만점으로 평가”하게 했다. 이 문항에서 8점 이상의 평가를 ‘만족’, 5점 이하의 평가를 ‘불만’으로 분류하여 국산차 회사와 수입차 회사에 대한 지난 10년간의 종합만족률 추이를 정리한 것이 [그림1]이다.
1년내 차를 구입한 소비자가 그 차를 만든 자동차회사의 영업·서비스·품질 전반에 대한 평가에서 나온 종합적 만족률(8점 이상을 준 비율)을 보면 몇 가지 특징적인 현상이 있다. 2014년 조사에서 새 차를 구입한지 1년이 채 되지 않은 국산차 소비자의 37%만이 그 자동차 회사에 대해 만족한다고 했다. 이는 만족률이 80% 이상인 외국과 비교하면 너무 낮다. 국산차 회사에 대한 만족률은 글로벌 금융위기가 있었던 2009년도를 제외하고는 매년 일관되게 하락세를 보였다. 만족률을 지속적으로 끌어내리는 체계적인 요인이 있는 것 같다. 국산차 회사와 수입차 회사간의 만족률에 큰 차이가 있다. 10년 전 그 차이는 10%p에 미치지 못했으나(9%p) 점점 커져 18%p 차이가 되었다. 이에 반해 수입차의 만족률은 상대적으로 안정적이다. 2010년 이전에는 60% 중반, ‘11년 이후는 50%대 중반 대에서 크지 않은 폭으로 등락하고 있다. 즉, 수입차도 내려가고 있지만, 국산차의 하락폭이 훨씬 크다.
만족률과 반대로 국산차 회사에 대한 불만율은 상승세다. 수입차 회사에 대한 불만율은 지난 10년간 큰 변동 없이 10% 내외에서 안정적이다. 반면 국산차 회사는 2005년 9%로 시작해 ‘14년에는 두 배 이상인 21%로 올라갔다. ‘12년도의 예외적인 하락을 제외하면 불만율이 꾸준히 올라가고 있음을 알 수 있다. 일관되게 만족률을 낮추고, 불만율은 높이는 체계적 요인이 있음이 틀림없다.
국산차 회사의 만족률 하락과 불만율 증가는 두 수치 간의 차이를 급속히 좁히고 있다. ‘05년도 만족 61%, 불만 9%로 52%p였던 차이는 ‘14년 그 1/3도 못 미치는 16%p 차이로 줄었다. 이런 추세가 계속된다면 머지않아 ‘지난 1년내 새 차를 산 사람’들의 불만율이 만족률 보다 높은 해괴한 상황이 올 수도 있다.
자동차회사에 대한 만족의 감소와 불만의 증가가 회사의 어떤 측면과 관련이 있는지 알아 보기 위해 2012년부터 자동차회사의 ‘발전 가능성’, ‘평판’ 등 6개 부문에 대해 어느 정도 긍정적으로 보는지 10점 만점으로 물었다. 8점 이상 준 비율을 만족률로 보고 지난 3년간의 추이를 정리한 것이 [그림2]다.
국산차 회사에 대한 2014년 조사결과는 ‘발전 가능성’에 대한 만족률이 35%로 가장 높았고, 그 다음은 ‘평판’ 34%, ‘소비자 대응 태도/방식’ 30%, ‘사회공헌 활동’ 26%, ‘경영투명성’ 24%, ‘노사화합’ 20%의 순이었다. 6개 측면 중 가장 낮은 것은 ‘노사화합’으로, 소비자 관계나 미래 전망에 대한 것이 아니고 온전히 회사 내적 문제였다. 두번째로 낮은 ‘경영투명성’ 역시 회사 내적 문제로 소비자의 가장 큰 불만이 회사 경영방식에 있음을 알 수 있다.
6개 측면에 대한 만족률이 지난 2년 사이에 변화한 크기[2-a]를 보면, 모두 낮아졌지만 만족률이 높은 것이 더 많이 낮아졌음을 알 수 있다. 전체적으로 변화 추이가 매우 일관된 경향을 보이는데, 평가가 가장 낮은 쪽으로 수렴하는 깔대기 모양을 하고 있다. 노사화합은 20% 수준에서 이미 소비자 평가에서 바닥을 찍어 더 내려갈 여지가 없고, 이것이 다른 모든 것에 대한 평가를 끌어 내리고 있다는 인상을 준다.
수입차 회사에 대한 측면별 만족률[2-b]은 최고 58%(발전 가능성)에서 최저 35%(노사화합 등 3개) 사이다. 수입차 회사에 대한 평가는 국산차회사 보다 최소 9%p에서 23%p 더 높은 현격한 차이[2-c]를 보였다. 최근 소비자 선택이 수입차로 급속히 쏠리는 현상의 이면에는 국산차 회사에 대한 낮은 평가가 있음을 짐작케 한다.
현재 국산 자동차 회사에 대한 소비자의 시선은 냉랭하다. 구입한지 1년 이내인 소비자 중 37%만이 회사에 대해 만족해 한다는 것은 심각하다(미국의 ACSI, 영국의 NCSI 자료는 만족률이 80% 이상이다). 국산차의 만족률은 지난 10년 간 꾸준히 감소해 왔고, 수입차와의 격차도 점점 커지고 있다. 국산차를 타다가 수입차로 옮겨 간 소비자의 만족률이 크게 높다는 조사결과(참고: 국산차 타다 수입차로 간 소비자, 대만족!)는 소비자들이 국내 자동차 제작사에 주는 경고메시지라 할 수 있다.
이런 차이가 수입차의 거침없는 질주로 이어지고 있다. 2016년에는 수입차 판매점유율이 20%에 이를 가능성이 있다고 예측되기도 하고, 2020년에는 27%까지 갈 것이라는 전망도 있다(참고: 수입차, 늦어도 2020년에는 27% 간다). 이러한 전망을 가장 확실히 뒷받침해 주는 것은 최근 국산차 구입자들이 구입한 회사에 대해 갖는 불만과 실망이다. 불만과 실망 밑에는 자동차 회사의 노사관계에 대한 부정적 태도가 있으며, 이것이 모든 평가를 끌어내리는 블랙홀과 같은 역할을 하고 있다. 이미 바닥을 친 노사관계에 대한 부정적 태도에 변화가 생기지 않으면 국산차회사의 미래는 불투명할 수 밖에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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