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삼다수와 경쟁 본격화…‘공수화 원칙’과 형평성 논란 재점화
지난 2019년 출시된 ‘제주용암수’가 민선 8기 제주도정에서 국내 판매량 제한을 전면 해제하며 생수 시장의 판도 변화가 예상된다. 오리온은 여세를 몰아 자사 인기 캐릭터 ‘라두’를 앞세운 ‘닥터유 제주용암수 라두 에디션’을 선보이며 마케팅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그러나 이 과정에서 제주도의 지하수 공공 관리 원칙인 ‘공수화 원칙’이 훼손되고, 공기업 삼다수와의 형평성 논란이 다시금 불거지고 있다.
■ 판매 제한 해제…‘삼다수 vs 용암수’ 무제한 경쟁 시대
제주도는 그간 제주용암수의 국내 유통을 하루 200톤으로 제한해 왔다. 이는 제주도 지하수의 공공 자원화 원칙을 지키기 위한 장치였다. 하지만 최근, 제주도는 제주용암수가 염지하수 총량 안에서라면 물량 제한 없이 국내 시장에 유통될 수 있도록 허용했다. 이는 사실상 규제 완화 이상의 조치로 받아들여지며, 시장 질서의 근간을 흔드는 결정이라는 비판도 제기된다.
오리온은 이번 규제 해제를 계기로 브랜드 확장을 본격화하고 있다. ‘고래밥’ 캐릭터 라두를 전면에 내세운 ‘라두 에디션’을 출시, 어린이와 가족 소비층을 겨냥한 전략이다. 제주도 상징 요소와 귀여운 일러스트로 구성된 330ml 소형 제품은 소풍이나 학교에서 간편하게 마실 수 있도록 설계됐다.
오리온은 여기에 전국 유통망을 활용하며, 차별화된 민간 유통 경쟁력을 앞세우고 있다. 민간기업의 기민한 마케팅과 탄탄한 판매망은 하반기 공기업 제주도개발공사 삼다수의 육지 판권 입찰과 맞물려 정면 충돌할 가능성도 있다.
제주용암수 판매제한 조치는 단순한 기업 규제 완화 조치를 넘어 공공 자원 관리의 원칙을 훼손하는 시그널로 읽힌다. ‘공수화’는 제주 지하수 자원의 공공성과 지속가능성을 지키기 위해 도입된 핵심 원칙이다.
이와 관련 제주환경운동연합 이영웅 사무처장은 한 방송사와 인터뷰를 통해 “기업과의 타협을 위해 공수화 원칙이 훼손되고 있다”며 “지하수는 제주도민 모두의 자산이며, 단기적 경제 논리보다 장기적 자원 보전과 형평이 우선돼야 한다”고 지적했다. 일부 기업에만 유리한 규제 완화는 결국 타 민간업체들의 추가 요구를 촉발하고, 제주 지하수 자원 자체를 상업화하는 위험한 선례가 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제주도는 이번 조치가 용암해수 산업 활성화를 위한 결정이라고 설명한다. 하지만 이를 두고, 지역 경제 활성화라는 명분 아래 지하수 공공성 원칙이 희생되고 있다는 비판은 마땅하다.
제주용암수의 본격적인 시장 진입, 오리온의 공격적 마케팅 전략, 그리고 공수화 원칙을 둘러싼 논란이 격화되면서, 제주 지하수의 관리 체계와 수자원 철학에 대한 근본적 질문이 다시 수면 위로 떠오르고 있다.
BEST 뉴스
-
[단독] 환율 미쳤다…미국 공항서 달러당 2100원에 거래 중
미국에서 1달러를 매입하려면 한화를 2000원 이상 지불해야 하는 것으로 드러났다. 그만큼 원화 가치가 약세를 면치 못하고 있다는 의미다. 일러스트=픽사베이 13일 미국 캘리포니아 현지 관계자에 따르면, 12일(현지시간) LA LAX공항 내부 환전소에서 교민들이 달러를 구입할 ... -
올림픽대로 끝자락 ‘스테이지28’ 민간 표지판이 9개나?
서울 강동구 고덕동, 올림픽대로의 끝자락을 달리다 보면 눈에 띄는 표지판이 있다. KB뉴스영상 화면 갈무리 출처=KBS ‘3차로로 진입하세요’라는 안내 바로 옆에 ‘스테이지28 방향’이라는 글씨가 붙어 있다. 분기점에도, 진입로에도, 측도에도 같은 표지판이 반복된다. 세어보니 ... -
[단독] 삼성 갤럭시폰, 이미지 파일로 원격 해킹 가능?
반고흐 미술관의 오디오 가이드 기기로 사용되는 갤럭시 S25+를 사용하는 모습 사진=삼성전자 제공 삼성전자의 갤럭시폰에서 제로데이 보안 취약점(CVE-2025-21043)이 확인됐다. 제로데이 공격은 보안 취약점이 발견되었을 때 그 문제의 존재 자체가 널리 공표되기도 전에 ... -
가평 크리스탈밸리CC서 카트 추락…70대 근로자 사망
18일 오후 1시경 경기도 가평군 상면 대보리 소재 크리스탈밸리 컨트리클럽(CC) 내 도로에서 작업용 카트가 5미터 아래로 추락해 70대 근로자 2명이 숨지는 사고가 발생했다. 경찰과 소방당국은 즉시 구조에 나섰으나, 두 사람 모두 심정지 상태로 발견돼 병원으로 이송된 뒤 사망 판정을 받았다. 사... -
[단독] FDA에 이름 오른 '에이피알'… 'K-뷰티 신화'에 드리운 먹구름
에이피알(APR) 김병훈 대표 사진=연합뉴스 ‘메디큐브(Medicube)’로 대표되는 에이피알(APR)은 국내를 넘어 세계 시장에서 K-뷰티의 새로운 신화를 써 내려가고 있다. 에이피알을 이끄는 김병훈 대표는 ‘디지털 감각’과 ‘공격적 마케팅’으로 SNS 중심의 브랜드 확산 전략을 ... -
국가AI전략위, ‘AI정부’ 전환 TF 출범…아토리서치 정재웅 대표 주목
대전 국가정보자원관리원 화재로 정부 시스템이 마비된 사태 이후, 정부가 근본적 해결책 마련에 나섰다. 대통령 직속 국가인공지능전략위원회(위원장 이재명 대통령, 이하 위원회)는 29일 ‘AI 인프라 거버넌스·혁신 TF’ 구성을 공식화했다. 이 TF의 공동 리더로 하정우 AI미래기획수석 겸 CAIO...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