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종편집 2024-05-03(금)
 

지난 10월 서울 아파트 실거래가지수는 올해 들어 처음 하락 전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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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종로구 일대 전경. 사진=위메이크뉴스

 

주택시장이 꽁꽁 얼어붙었다. 추석 이후 아파트 거래량은 연초 수준으로 크게 감소했다. 일각에서는 아파트값이 작년에 이어 '2차 조정기'에 접어들었다는 분석이 나온다.


서울 노원구 상계동 상계주공16차 전용면적 59.39㎡는 지난달 중순 5층이 4억원에 팔린 것으로 신고됐다. 특례보금자리론 대출이 가능한 아파트로, 지난 9월에는 6층이 6억2,500만원에 팔린 것과 비교해 두달 새 1억7,500만원이 하락한 것이다.


송파구 잠실동 리센츠 아파트 전용 84.99㎡는 지난 10월 25억∼25억9천만원에 팔렸으나, 지난달에는 이보다 1억3천만원 이상 낮은 23억7천만∼24억1천만원에 계약이 됐다.


송파구 잠실동 아시아선수촌 전용 99.39㎡도 지난 9월에는 거래가가 30억9천만원까지 올랐으나, 지난달에는 9천만원 싼 30억원에 팔렸다.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지난 10월 서울 아파트 실거래가지수는 전월 대비 0.08% 떨어지며 올해 들어 처음으로 하락 전환했다. 실거래가지수는 호가 중심의 가격 동향 조사와 달리 실제 거래가격을 이전 거래가와 비교해 변동 폭을 지수화한 것이다.


거래량이 적거나 비정상적인 거래가 포함되면 변동 폭이 불안정한 한계가 있지만, 대체로 최근의 시장 상황을 가장 빠르게 반영한다.


서울 아파트 실거래가지수는 집값이 약세를 보인 지난해 누적 22.07% 하락했으나, 올해 1월부터 상승세로 돌아서 9월까지 13.42%가 올랐다.


그러나 일부 인기단지의 아파트값이 전고점 대비 80∼90%대까지 오르는 등 고점 인식이 확산하고, 고금리 장기화 속에 정부가 9월 말 6억∼9억원 이하 특례보금자리론 일반형 대출을 전격적으로 중단하면서 10월부터 시장의 매수심리가 급격히 위축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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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시내의 한 부동산중개업소. 사진=연합뉴스

 

권역별로 강남4구가 있는 동남권이 가장 큰 폭(-0.65%)으로 떨어져 지수 하락을 주도했다. 전고점 임박 단지가 많은 강남권에서 실거래가 하락 폭이 크다는 분석이다.


이런 분위기는 전국에서 동시다발적에서 목격된다. 올해 2월부터 상승세를 보이던 수도권과 지방 아파트 실거래가지수는 지난 10월에 각각 0.26%, 0.12% 떨어지며 9개월 만에 하락 전환했다.


이에 따라 전국 아파트 실거래가지수도 0.20% 떨어지며 1월(-0.74%) 이후 처음으로 지수 하락을 보였다.


경기도와 인천의 실거래가지수는 전월 대비 각각 0.35%, 0.29% 내려 서울보다 낙폭이 컸다. 실거래가 하락은 11월에도 이어질 전망이다.


한국부동산원이 집계한 전국 및 서울 아파트 11월 실거래가지수 잠정변동률은 전월 대비 각각 0.64%, 1.51% 내려 두 달 연속 하락세가 이어질 것으로 예상됐다.


거래량 감소는 부동산시장이 얼어붙어 있다는 반증이다. 매수자들이 일제히 관망하면서 급매물이 본격적으로 팔리기 시작하기 전인 연초 수준으로 회귀했다. 


서울부동산정보광장 집계를 보면 10월 서울 아파트 거래량(신고 기준)은 2,313건으로 올해 1월(1,412건) 이후 9개월 만에 최저를 기록했고, 11월 거래량도 16일 현재 1,672건에 그치며 10월보다 감소할 전망이다.


11월 아파트 계약분은 신고 기한이 이달 말까지로, 지금과 같은 추세면 거래량이 2천건에도 못미칠 가능성이 있다.


매수세 위축으로 현재 시장에는 집주인들이 호가 대비 5천만∼2억원 이상 가격을 낮춘 급매물을 내놨지만 거래로 이어지지는 않고 있다. 


부동산 전문가들은 당분간 주택시장에 거래 절벽으로 인한 집값 하락이 이어질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부동산시장 2차 조정기에 돌입했다는 일부 전문가의 분석도 나온다. 현재 건설사와 금융시장을 압박하고 있는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부실 폭탄도 변수다.


최근 금융시장에는 특정 1군 건설사의 부도 임박설이 떠돌면서 내년 총선을 전후해 정부가 본격적으로 부실 PF 정리에 나설 경우 주택시장에 더 큰 충격이 올 수 있다는 전망이다. 


다만 집값이 조정기를 거치더라도 지난해만큼 큰 폭의 하락은 없을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적이다. 최근 2년간 주택 인허가 물량이 감소했고 내년도 서울 아파트 입주 물량도 1만가구 이하로 급감하는 등 공급 부족에 대한 불안심리가 크다.


특례보금자리론은 내년 1월에 우대형까지 전면 중단되지만, 역시 내년 1월부터 신생아 출산가구 대출 등 또 다른 정책 대출이 공급돼 급락이 이뤄지지는 않을 것이라는 예상이다.


KB국민은행 박원갑 수석부동산전문위원은 "금리 인하를 기다리는 매수자들이 관망하며 내년 1분기까지 아파트값이 하락하고, 2분기에 약보합세를 보이다가 7월 이후 다시 반등할 가능성이 있다"며 "내년 '상저하고' 전망 속에 당분간은 소박스권 장세가 나타날 것"이라고 말했다.


박 전문위원은 "총선은 일회성 이벤트에 그치겠지만 천정부지로 치솟고 있는 공사비와 분양가는 기존 주택에 대한 수요를 뒷받침할 변수"라며 "작년과 같은 집값 급락은 없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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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실거래가지수 올해 첫 하락...거래절벽 다시 오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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