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달 2만원으로 할 수 있는 일이 얼마나 될까? 월 2만원의 가치 그리고 무게감은 그리 작지 않다. 2만원으로 할 수 있는 일들이 꽤 많기 때문이다. 월 2만원으로 할 수 있는 대표적인 것이 보험이다.
연령에 따라 차이가 있기는 하지만 월 2만원 이면 흔히 말하는 ‘암 진단 시 2천만 원 일시금 지급’ 해주는 상황에 따라선 엄청나게 도움이 되는 좋은 보험을 가입할 수가 있는 것이다.
그 외 주식은 물론 아이들을 위한 예금도 가능하다. 당장 점심시간만 해도 2만원이면 꽤 고급스러운 음식을 먹을 수 있지 않나?
최근 케이블 TV의 광고들 중 각종 NGO 단체들의 광고가 홍수를 이룬다. 초기엔 국내 결손어린이들이나 아프리카 어린이들의 비참한 모습을 보여주면서 ‘월 1만원으로 죽어가는 생명을 살려주세요’ 라고 하던 것이 어느새 북극의 곰을 포함해서 유기견들까지 가세해 월 2만원으로 인상(?)을 해 버렸다.
왜 금액이 두 배로 뛰었을까? 그것은 인가되지 않은 단체들의 난립과 모금 운동에 따른 마케팅 비용의 증가 때문이다.
모금 운동의 경쟁이 심화 되면서 더 많은 케이블 TV에 광고를 하려면 돈이 필요하다. 그러다 보니 월 1만원 후원금을 받아서 광고비 내고, 직원들 월급 주고, 운영비 쓰는 것이 부족 해 지는 것이다.
얼마 전 한 단체의 마케팅 팀장과 얘기를 했었다.
“아유…. 우리는 그래도 양심적으로 운영하고 있어요. 000있죠?”
“걔네들 CF찍을 때 일부러 찢어진 옷을 가지고 간데요. 요즘 아프리카 애들 찢어진 옷 입는 아이들 없어요. 워낙 지구 곳곳에서 옷을 보내주기 때문이죠. 연기 시키는 거예요.”
얼마 전 유엔의 기구인 줄만 알았던 한 단체가 알고 보니 그 이름을 도용했던 사설 단체임이 밝혀졌고, 그 민낯이 드러났었다.
자원봉사 단체인 줄만 알았던 NGO들이 사람들의 ‘측은지심’을 이용하여 빈곤포르노를 만들고 있었던 것이다.
이런 불편한 구조적 문제에 대해서 최근 ‘노르웨이 학생 및 학자 지원 기금(SAIH)이라는 단체가 아프리카에 대한 인식개선을 위해 ‘빈곤 포르노(poverty porn·빈곤 등 고통스러운 이미지로 동정심을 유발하는 모금 캠페인)’에 대해 비판을 하여서 이슈가 되기도 했다.
이 캠페인은 빈곤에 대한 인식의 개선, 기금 모금 캠페인 방식의 전환, 후원방식에 관한 고정 관념의 해체를 말했다. 이를 위해 빈곤과 고통을 지나치게 단순화해 전달하는 방식에서 벗어나야 한다고.
2012년 경제협력개발기구(OECD)는 지속 가능한 사회 변화를 촉진한 모범사례로 라디 에이드 캠페인을 선정했다.
사회관계망 서비스(SNS) 에서는 ‘미디어가 보여주지 않는 아프리카’를 해시태그로 하여 사진들을 올려주는 활동도 벌어지고 있다.
최근 한 트위터리안은 “국제 미디어의 아프리카 표현은 너무나 자주 재난과 재앙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면서 아프리카의 세련된 사진들을 공유해서 4만2천개 이상의 트윗과 리트윗을 받았다.
유니세프에서는 실제로 지원을 받아야 할 지역과 재난지역의 선포에 대한 홍보를 좀 더 적극적으로 해야 한다.
또한 봉사를 위해 존재하는 순수하고 오래된 단체들에 피해 가지 않도록 알곡과 쭉정이를 가려야 할 때이다.
자극적인 빈곤 포르노 보다는 약자들의 인권을 존중하면서 지속적인 후원을 이끌어내는 캠페인을 펼쳐야 한다. 특히, 빈곤층 아이들에게 동정심이 아닌 꿈과 희망을 주는 캠페인이 나와 줘야 한다.
글=이호준 칼럼리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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