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 10명 중 9명이 한국방송공사(KBS) TV수신료 납부 방식에 대해 전기요금과 분리해야 한다고 응답했다.
지난달 9일부터 한 달간 대통령실 국민제안 홈페이지를 통해 'KBS 수신료 분리징수 안건'을 놓고 공개토론을 진행했다. 그 결과 96.5%가 KBS 수신료를 전기요금과 분리해야 하는데 찬성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5만6226명이 찬성하고 반대 2025명에 불과했다.
29년 동안 '강제 징수'돼 오던 KBS 수신료 납부 방식이 바뀔 수 있을까? 대통령실은 이를 바탕으로 전문가와 관계 부처의 의견을 듣고 개선 방안을 찾을 방침이다.
TV수신료는 월 2500원으로 전기세에 포함돼 징구된다. 현행 방송법에 따라 '텔레비전 수상기를 소지한 사람'에게 일률적으로 부과·징수된다. 과거에는 KBS 징수원이 집마다 돌며 수신료를 걷었지만, 1994년부터 전기요금에 수신료가 통합되면서 한국전력공사가 일괄 징수하고 있다.
가정에 TV가 있는 경우 이용 빈도나 실사용 여부를 따지지 않고 매달 수신료를 내야 했다. 의무적으로 징구하다보니 KBS를 시청하지 않는 경우 불만이 나올 수 밖에 없었다. 이에 일부 시민단체들이 2006년과 2015년 헌법재판소와 행정법원에 소송을 제기했지만 KBS가 이겼다.
하지만 윤석열 대통령이 집권하면서 해묵은 KBS 수신료 논란이 다시 불거졌다. 대통령실은 TV수신료를 일괄·강제 징수하는 것은 소비자의 선택권을 침해하고, TV를 시청하는 채널이 유튜브, 인터넷TV(IPTV),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등으로 다변화하는 추세와도 맞지 않다고 보고 있다.
대통령실은 'TV수신료 강제징수'에 반대하는 국민 여론이 96.5%에 달한 만큼, 전문가로 구성된 국민제안심사위원회에 보고하고 권고안을 방송통신위원회와 산업통상자원부 등 관계 부처에 전달한다는 방침이다.
대통령실 국민제안 'TV 수신료 분리 징수' 관련 토론에서 압도적으로 분리 징수가 우세하자 KBS는 공영방송의 역할을 위축시킬 우려가 있다며 반대 목소리를 높였다.
KBS는 지난13일 서울 여의도 KBS 아트홀에서 '수신료 이슈 관련 기자설명회'를 열고 "수신료를 분리 징수하면 사실상 징수 기반이 취약해지고, 수입이 크게 감소할 수밖에 없다"고 밝혔다. 오성일 수신료 국장은 "분리 징수할 경우 징수 체계나 납부 장식 등 여러 가지가 바뀌어 정확한 추산은 어렵지만 (수신료) 수입은 절반 이하로 떨어지고, (수신료를 징수하는) 비용은 2배 이상 커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또한 "그동안 KBS가 감당했던 공공서비스 자체가 위축될 것"이라며 "국가 안보나 공공 외교에서 중요한 대외 방송, 국제 방송, 장애인 방송, 클래식 음악 방송인 1FM처럼 특정 장르의 방송 등 우리 사회에 필요한 부분들의 공익사업 자체가 축소될 것"이라고 우려했다.
KBS는 수신료가 공영방송 재원을 마련하는 '특별부담금'이라는 점을 강조했다. 최선욱 전략기획실장은 "우리나라에는 수신료 말고도 이런 부담금 성격을 가진 게 90가지에 달한다. 수도세 고지서에 있는 '물 이용 부담금'은 4대강 관리와 관련된 것으로 징수 주체는 환경부지만 수도 사업자가 부과한다"며 "수신료 분리 징수는 '이런 것들을 모두 다 분리해 냅시다'라고 하는 것과 같다"고 설명했다.
KBS는 "앞서 여러 차례 다툼이 있었지만, 법원은 일관되게 현재 위탁 징수 방식이 효율성 측면에서 매우 적정하고 적법하다고 판단했다"며 현행 방식의 당위성을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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