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경기 광명시 신안산선 복선전철 공사 현장에서 발생한 붕괴 사고를 비롯해, 포스코이앤씨(구 포스코건설)의 건설 현장에서 중대 안전사고가 잇따르며 정희민 사장이 중대재해처벌법 적용 대상이 될 수 있다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
지난 11일 오후, 포스코이앤씨가 시공을 맡은 신안산선 5-2 공구 공사현장에서 지하 터널 내부 기둥에 균열이 발생, 구조 작업이 진행 중인 가운데 일부 인력이 한때 고립되거나 실종되는 등 큰 혼란이 있었다. 이는 해당 현장에서 이틀 연속 균열 및 붕괴 징후가 발견된 이후 발생한 사고로, 공사 현장의 전반적인 안전관리 부실이 도마에 올랐다.
더욱이 이번 사고는 최근 1년간 포스코이앤씨가 연루된 여러 중대재해 가운데 하나에 불과하다.
지난 1월, 경남 김해시 아파트 신축 현장에서 50대 하청 근로자가 추락해 사망한 사건에 대해 고용노동부는 현재 중대재해처벌법 위반 여부를 조사 중이며, 지난해 11월에는 서울 가락동 재건축 현장에서 보행로가 무너져 시민 3명이 다쳤고, 8월 강동구 천호동 공사현장에서는 감전 사고로 하청 노동자가 사망하는 일이 발생했다.
잇따른 중대재해에도 불구하고 포스코이앤씨는 '1%의 실수는 100%의 실패'라는 안전 슬로건을 내세우며 안전보건경영을 강조해왔지만, 실효성에 대한 의문이 커지고 있다. 반복되는 사고는 시스템적인 안전관리 미비와 책임 회피 구조가 여전히 건설업계에 고착되어 있다는 것을 방증한다는 목소리도 높다.

이러한 상황에서 지난 1월 취임한 정희민 사장은 법적·도덕적 책임에서 자유롭지 않다는 지적이 나온다. 중대재해처벌법은 기업의 최고 책임자가 안전·보건 조치를 소홀히 해 중대재해가 발생할 경우 형사처벌을 가능케 하고 있으며, 연이은 사고로 인해 정 사장 역시 수사 대상에 포함될 수 있다는 법조계의 분석도 이어지고 있다.
한편, 정 사장은 이번 사고와는 별개로 11일 제36대 대한체조협회 회장으로 당선됐다. 체조협회는 정 사장이 단독 후보로 등록해 당선인으로 확정됐다고 밝혔다. 이 같은 행보에 대해 "회장직 수락보다 먼저 책임있는 사과와 안전관리 강화가 선행되어야 했다"는 여론의 비판도 적지 않다.
포스코이앤씨는 시공능력평가 순위 7위의 국내 굴지의 건설사지만, 반복되는 중대재해 앞에선 더 이상 면책을 기대하기 어렵다는 지적이다. 관계 당국의 철저한 사고 조사와 함께 책임자 처벌 여부에도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